살아 있다고 해서 모두 자기 인생을 사는 건 아니다. 나로 산다는 것은 자기를 표현하며 사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참 오랜만에 자기를 들여다본다. 그런데 표현하고 싶은 게 별로 없는 것 같다. 음악가도 아니고, 화가도 아니고 시인도 아닌데 뭘 표현할 게 있나 싶기도 하다. 그럴 수밖에. 우리는 표현하기보다 참는 훈련을 받았다. 나를 표현하는 것보다 사회에 적응하라는 요구를 더 많이 받았다.
--- p.22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이미 만들어진 기준이 불편했던 사람들이 만든 세상이다. ‘세상의 기준대로 사는 게 뭐 어때서?’ 준법정신 같은 걸 말하는 게 아니다. 사람이 간다, 편지를 쓴다, 비둘기를 날린다, 전보를 보낸다, 전화를 한다, 걸으면서 통화를 한다, 얼굴을 보면서 통화한다. 소식을 전하려면 사람이 가야 하는 게 기준인 세상은 그것이 불편했던 사람들로 인해 얼굴을 보면서 통화할 수 있는 세상으로 바뀌었다. 불편은 자기 세계 구축의 힌트다.
--- p.95
고립의 시간, 자기가 자기를 마주보는 시간, 자기 세계로 여행하는 시간을 통해 나만의 길을 발견하게 한다. 한두 번으로 안 된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이 시간을 만들어내야 한다. 무조건 이 시간을 만들어내야만 한다. 거기서 발견된 무언가에 지식과 상상력을 투입한다. 그런 시간이 축적되어야 새로운 일이 벌어진다. 처음에는 어색하다. 비효율적이기도 하다. 하지만 매일 조금씩조금씩 나만의 시공간에 에너지를 넣기 시작하면 그 안에서 엄청난 생산성이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보내는 시간은 남들이 만든 기준 속의 세상일 가능성이 높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진짜 나를 만나야 한다. 그렇게 자기 세계를 넓히고, 거기에 무언가를 채우고 그러면서도 자기 영토를 넓히는 일을 지속해야 한다.
--- p.111~112
보통 자기계발서는 효율성을 강조하고 열심히 살라고 한다. 성공의 모양을 정해놓고 어떻게 하면 거기에 갈 수 있는지 말한다. 나는 그런 건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어떻게 그런 모양으로만 행복할 수 있을까. 사람마다 결이 다르다. 잘라내고 섞어보고 연결하면서 내게 맞는, 내가 즐거운 모양을 발견해내는 과정, 그것이 삶이다. 삶은 성취가 아니라 탐험이고 발견이다. 사람은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할 수 있다.
--- p.132~133
행복해지려면 용기가 있어야 한다. 새싹처럼 고개를 드는 용기를 더 자라지 못하게 하는 것은 두려움,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다. ‘이게 될까, 안 될까. 안 되면 쪽팔리고 쪽박인데….’ 돈을 벌면 되는 거고, 못 벌면 안 되는 거라면,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면 예술가라고 할 수 없다. 되고 안 되고는 없다. 무조건 된다. 내가 결정한 세상에서 내 삶의 양식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하루하루가 즐겁고 흥미롭다. 내 인생에서 내가 작업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무조건 되는 것이다.
--- p.169
어차피 누구에게나 24시간이다. 그 안에서 어떤 사람은 먹고사는 데 하루의 절반을 쓰고, 나머지 절반을 먹고사는 데 쓸 에너지를 비축하는 데 쓴다. 어떤 사람은 그 안에서 순도 높은 탁월함을 만들어낸다. 누구에게나 24시간, 누구에게도 한 번의 인생이다. 순도가 진심 어린 선택, 농도가 본인만의 기준이라면 밀도는 일을 하는 방법이다. 순도, 농도, 밀도가 맞물려서 돌아가기 시작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큰 기쁨과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 p.177쪽
‘내 삶, 이대로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가장 많이 하는 세대가 아닐까.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의문이 생긴다면 이미 괜찮지 않은 거다. 밀레니얼세대는 기성세대보다 자기 세계를 감지하는 능력이 뛰어나다. 훨씬 더 민감하다.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주저함이 없다. 여기에 길이 있다. 언박싱에 대한 욕망 정도로는 안 된다. 강렬한 욕망이 필요하다. 욕망으로 구축한 세계의 목소리가 터져 나와야 한다. 뭔가를 찾아봐야 한다. 이미 50년 전에 달에 간 인류다. 시행착오의 용기만 있다면, 방법은 반드시 있다.
--- p.202~203
요즘 초등학생들은 컴퓨터 코딩을 배운다. 코딩이 필수 능력인 것처럼 되어 있다. 아예 모르는 것보다야 낫겠지만 지금은 자동으로 코딩을 해주는 프로그램들이 많이 있다. 우리가 지금부터 공부를 해서 그것보다 잘 만들 수 있을까? 말하자면 코딩은 기술교육이다. 좀 심하게 말하면 기능훈련을 받는 것이다. 지금은 뭔가 주어진 과제를 수행하기보다는 본인이 기획하는 일이 더욱 경쟁력 있다. 영상편집 기술보다 어떤 콘셉트와 어떤 느낌의 영상을 생각해낼 수 있을까가 훨씬 더 중요하다. 어떻게 멋진 것을 기획할 수 있을까? 그 분야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이 있어야 한다. 어떻게 멋진 스토리를 가질 수 있을까? 유니크한 경험을 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엮어내는 ‘혼이 담긴 구라’가 있어야 한다.
--- p.245~246
급속한 기술 변화로 정말 많은 것들이 변했다. 이제 단순히 어떤 지식을 암기하는 것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 그냥 검색 몇 번만으로 내가 모르는 것을 다 알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중요한 건 나만의 문제를 발견하는 일이다. 아무도 문제 삼지 않지만 나에게는 문제인 것이 있다. 문제를 제기한다는 것은 질문을 한다는 것이고 질문을 한다는 것은 그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단순히 문제를 발견하는 것을 넘어 그 문제가 꼭 해결되어야 하는 이유를 가진다는 것이다. 왜 그것이 문제인지? 왜 아직 아무도 해결하고 있지 않는지? 그것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들이 필요한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는지? 그것이 해결되었을 때 나와 이 사회는 무엇이 달라지는지? 한 가지 문제에 수많은 질문이 달라붙는다. 결국 질문력은 문제 인식 능력을 키운다는 것이고 나아가 문제 해결 의지력 또한 단련해야 하는 것이다.
--- p.271~272
자신감이 쌓이면 과거에는 높게만 보이던 벽이 낮아졌음을 알게 된다. 도전의 수준이 달라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팔굽혀펴기를 열 개 한다. 퇴근할 때 커피숍에 들러 30분 동안 책을 읽고 귀가한다. 유산소 운동을 10분 동안 한다. 한 정거장 먼저 내려 걸어서 귀가한다. ‘30분 책 읽는다고, 운동 10분 한다고, 한 정거장 걷는다고 뭐가 달라지겠어?’ 안 해보니까 모른다. 해보지도 않고 머릿속으로만 돌린다. 인생 달라지라고 하는 거 아니다. 하루 기분 달라지라고 하는 거다. 하루 기분이 달라지면 그날은 기분 좋은 하루가 되는 거니까. 하루 하는 거 별거 아니다. 이틀 하는 거 별거 아니다. 일주일이면? 한 달이면? 일 년이면? 매일매일 자기를 칭찬해줄 만한 작은 성취경험이 쌓일 때 자신감이 생긴다. 매일 트로피를 쥐는 하루가 된다. 그러면 콧노래를 부르며 샤워하고 기분 좋게 잠들 수 있다. 매일매일 행복을 채굴하는 것이다. 나는 미래의 어느 ‘오늘’에 죽는다. 어제 죽지도 않고 내일 죽지도 않는다.
--- p.282
‘성공이냐 실패냐’가 아니라 이 일로 배울 수 있느냐 없느냐를 기준으로 삼았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그때까지 시도해보지 않은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오해를 받아도,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괜찮았다. 행동을 했고, 그에 대한 반응을 겪었고, 그것으로 배울 수 있었다.
--- p.2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