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다음 단계’를 보여드릴게요
그때 왼쪽 눈에 실명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날짜도 기억합니다. 2018년 4월 30일. 월 10억을 찍는 순간이었습니다. 매수 버튼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는 잠을 자지 않아서 생긴 염증 증상이라고 했습니다. 주식을 시작한 이후 그날까지 가장 많이 잔 날이 3시간 정도였습니다. 저는 태생적 ‘쇼트 슬리퍼(short sleeper)’
인 줄 알았습니다. 이날부터 수면 시간을 늘렸습니다. 오후 8시에 자서 새벽 3시에 일어났습니다. 매일 밤 쓰러져 잠들 때까지 주식 공부를 했는데, 그걸 통째로 바꿨어요.
시력이 걸리니까 습관은 단번에 바뀌었어요. 하지만 버는 속도는 확연히 줄어드는 것 같았습니다. 초조함이 생겼습니다. 주식으로 돈 버는 실력을 갖췄지만,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능력은 없었던 거죠. 주식이 불로소득이라고요? 정신노동의 극치가 주식 투자입니다. --- p.5-6
2장 나만의 투자 메커니즘 - 지식, 투자의 핵심
어떤 키워드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과거에 큰 시세를 준 사실이 시간이 지나 오늘 다시 비슷한 사례로 발생한 것을 감지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즉, 지식을 바탕으로 없다가 생긴 것, 있다가 없어진 것, 불확실성과 리스크를 구별해내는 겁니다.
또한 남들보다 먼저 알고 있던 ‘지식’이 어느 순간 남들도 알고 있는 ‘정보’가 되어 있다면, 바로 그때가 매도할 순간입니다. 예를 들어 내가 알고 있던 지식이 뉴스화된다든가 공시가 난다든가 애널리스트의 보고서로 등장하는 등 별다른 수고 없이 정보를 알 수 있는 때가 되면 주저 없이 매도해야 합니다. 그 순간이 수익인지 손실인지는 아무 상관 없습니다. 애초에 고점에서 매도하려는 욕심을 갖지 마세요. 신도 최고점에서 팔 수 없습니다.
--- p.50
2장 나만의 투자 메커니즘 - 감지, 오픈 마인드를 유지해야 보인다
‘견해를 바꾸는 것에 감정을 섞지 않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이 올라간다는 지표를 보여준다면 애써 부정하지 마세요. 시장이 언제나 옳습니다.
아이러니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저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가져가는 동시에 제 감정을 매매에 분명히 참고합니다. 제가 어떤 종목을 매매할 때 나도 모르게 굉장히 낙관적이거나 큰 수익을 꿈꾸고 있다면 지금은 ‘과열’이라고 판단하고 무조건 비중을 50% 줄입니다. ‘익절’하는 거죠. 반면 제가 해당 종목에
대해 불안이나 두려움을 느끼면 오히려 호재일 수 있다고 생각해서 소액이라도 정찰병을 보냅니다.
제가 아무리 매매를 오래 했다지만 여전히 호구개미 본능이 깊숙이 남아 있다는 걸 스스로 알기 때문에 원초적 기분에는 반대로 행동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스스로 심리적 함정에 자주 걸린다는 걸 잘 알고 있는 거죠.
--- p.64
3장 시그널을 보는 눈 - 종목 히스토리 정복하기
다시 정리하자면, 종목 히스토리는 모든 것을 다 알아야 합니다. 회사의 홈페이지, 사업 내용, 전자공시, 매출,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지배 구조 등 모든 걸 다 알아야 합니다. 아주 기본이에요.
하지만 실전에서는 무엇보다 기업의 PR, 즉 언론에 어떻게 포장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언론 뉴스로 회사의 주가가 움직이는지를 확인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회사라고 해도 외 부에 알려지지 않으면 알 수가 없잖아요. 이는 단기 매매에서 중요도가 커집니다.
스윙과 장기 투자, 펀드 투자의 경우에는 당장 지금 어떤 일이 벌어지는 것보다 그 사실이 미래에 더 커질 것인지를 봐야 하죠. 즉, 유동성을 불러일으키고 실적을 향상시키는지, 그리고 큰 그림이 있는지가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 p.103-4
4장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 2022년 시장 전망
한국은 바이오 강국이니 게임 강국이니 IT 강국이니 하지만 사실 자기 위안하는 소리에 가깝습니다. 한국 지수는 오로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 시작하는 ‘반도체’에 달려 있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 한국 시장은 결국 반도체에 달린 거죠. (중략)
제가 보는 히든카드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인텔의 DDR5 지원 CPU 12세대가 나오기 시작했고, 2022년부터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나가면 2023년 정도에는 DDR5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즉, 지수 상승 ‘기대감’ 재료로 적합해 보입니다.
둘째, 메타버스는 2022년 최대 화두일 뿐 아니라, 인터넷 혁명 다음으로 오는 ‘빅 체인저’입니다.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기존보다 몇 배에서 몇십 배의 클라우드가 필요합니다. 삼전하닉의 D램이 필요한 순간이죠. --- pp.129, 133
10장 추세가 바뀔 때 산다 - 추세 전환 확인하는 지표, RSI
저는 종목 진입이나 매도할 때 꼭 보는 기준이 있어요. 바로 매도와 매수의 강도입니다. 어떤 종목을 봤을 때 여전히 매도 추세라면 매수를 하지 않는 편입니다. 또 너무 과하게 매수 추세일 때도 매수하지 않습니다. 저는 매도 추세가 매수 추세로 바뀔 때를 즐겨 매매합니다.
이때를 편하게 알아차리는 방법이 있어요. HTS에서 보조지표인 ‘RSI’를 설정해두고 지켜보면 됩니다. 이 지표를 쓰는 사람은 많아도 제대로 이해하고 쓰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고요.
저는 과매도에서 매수를 시작하고 있죠. 가장 즐기는 매매는 과매도 상태에서 더 이상 매도가 나오기 어려울 때입니다. 대개 RSI30을 하향 돌파할 때 분할 매수를 시작합니다. 어찌 보면 ‘(매도가) 있다가 없어질 때’라고 할 수 있겠죠?
--- p.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