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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칸 푸드 : 난 슬플 때 타코를 먹어

멕시칸 푸드 : 난 슬플 때 타코를 먹어

띵 시리즈-019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8건 | 판매지수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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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7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88쪽 | 184g | 115*180*20mm
ISBN13 9791192107639
ISBN10 1192107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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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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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수 님께. 처음 뵙겠습니다. 안녕하신지요? 저는 안녕하지 못합니다. 가끔 타코에서 느끼곤 했던 아빠의 유통기한 지난 스킨 맛의 원인이 당신이었다는 걸 방금 알게 된 참이거든요. 초면에 풀을 경멸해보는 건 저도 처음인데요. 만나서 더러웠고 다시는 만나지 맙시다. 수희의 후각으로부터.
---「이딴 걸 누가 먹어? 먹더라고… 내가」중에서

아니나 다를까 나의 ‘절대 브리또’를 먹은 외국인은 식사를 마치고 심각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 프랜차이즈를 매우 좋아하며 전 세계 어딜 가든 이 메뉴를 꼭 먹어본다고 했다. 기가 막힌 타이밍이었다. 브리또도 먹어본 놈이 안다고, 브리또를 먹을 줄 아는 브리또 마스터가 나의 마스터피스를 먹은 것이다! 그는 이걸 누가 만들었냐고 진지하게 물었고 계산대 직원은 얼떨떨한 표정으로 나를 가리켰다. 그는 주방에서 위생장갑을 끼고 서 있는 내 두 눈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한 단어 한 단어 힘주어 말했다. “디스 브리또 이즈 더 베스트 인 마이 라이프.” 나 역시 그의 경건한 눈빛을 마주하며 답했다. “예아. 댓츠 마이 브리또.” 이 순간은 내 인생의 빛나는 명장면으로 남아 있다.
---「잘 말아줘」중에서

타코란 본디 그대로 손으로 들고 고개를 야무지게 꺾어 입을 크게 벌려 베어 먹는 음식이다. 조금이라도 멋있고 예뻐 보이려고 하다가는 재료를 허벅지 위로 폭포처럼 쏟는 원맨쇼를 보여줄 수 있다. 민망해하며 황급히 냅킨을 찾는 그들을 보며 속으로 기도할 뿐이다. 좀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서로를 알아간 뒤, 편한 사이가 된 다음에 우리 가게를 다시 방문해주기를…. “자기, 예전에 여기 와서 무릎에 야채랑 살사 다 쏟았잖아. 진짜 지저분하고 민망했는데, 기억나? 와하하~” 하며 웃을 수 있는 추억이라도 만들기를….
---「나의 추앙 푸드」중에서

타코 냄새를 풍기던 이십대 초반의 여자아이들에게는 각자의 고민이 있었다. 각자의 꿈, 각자의 마음, 각자의 사랑. 그럼에도 함께 있을 때만큼은 우리의 고민, 우리의 꿈, 우리의 마음, 우리의 사랑이 되었다. 서로의 농담이 제일 재밌고, 서로의 감정이 가장 크고, 대체로 서투르고 어리석었지만, 매번 그렇지는 않았던 우리. 비 내린 땅의 풀처럼 자라고 있었던 우리. 가끔 타코집에 가만히 앉아 그 익숙하고 반가운 냄새를 맡고 있으면, 그때의 타코 냄새 나던 여자아이들의 안부가 궁금해진다. 이제는 향수도 뿌리고, 제법 좋은 옷도 사 입고, 삼십대 성인다운 태가 나려나 가만히 상상하다가, 또 웃는다. 기억 저편 구리구리한 타코 냄새를 풍기던 우리가 사랑스러워 웃는다.
---「우리 타코 냄새 나」중에서

‘나는 그 시절이 부끄럽지 않아. 나는 내가 부끄럽지 않아. 타코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좋아.’ 어쩌면 타코신은 더 오래전부터 나를 지켜보고 계셨는지도 모르겠다. 타코와 함께했던 그 시절을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눈이 벌게진 채로 타코를 먹던 아이의 마음이 미래의 글 속에서 아프지 않도록.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음식 에세이를 쓰고 멕시코 여행까지 떠나게 하다니! 정말이지 타코신은 못 말린다니까. 짓궂은 타코신이시여, 아무튼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타코인의 기쁨과 슬픔을 보듬어주시길. 타-멘.
---「타코인의 기쁨과 슬픔」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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