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논문은 연구를 통해 관찰한 사실에 대한 저자의 생각을 다른 과학자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작성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과학기술논문에 작성된 내용이 다른 과학자들에게 잘 이해되고 전달되지 않는다면 연구로 얻은 결과는 그 의미를 잃게 된다. 즉, 어떤 과학기술연구가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연구에서 얻은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하여 다른 연구자에게 잘 전달되어야 하며, 그렇게 되었을 때 비로서 연구자의 연구가 완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과학기술 연구자들은 실험실에서 실험이나 이론적 계산을 통해 새로운 지식과 정보를 얻게 된다. 이렇게 습득된 과학적인 지식과 정보는 주로 눈으로 관찰되며, 시신경을 통해 뇌로 전달되어 머리 속에서 나름대로 이미지화되어 저장된다. 그러나 이런 이미지는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지 않고 머리 속을 무질서하게 떠다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 정보에 대한 기억은 점점 희미해지면서 처음 상태로 생생하게 저장되지 못하고 종국에는 머리에서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머리 속에서 이미지화되어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종이 위에 문자로 시각적으로 기록해 논문의 형식을 갖추어 남겨두어야 한다. 다시 말해서, 실험실에서 얻은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해 두지 않으면 체계화되지 않은 공상으로 과학자의 머리속에 머물지만, 논문으로 작성하면 명확하게 체계적으로 잘 정리된 새로운 과학원리가 발견되기도 한다. 그래서 논문은 머리 속에 있는 생각을 글로 옮겨서 남겨둘 수 있어서, 처음에 인지한 이미지 상태를 그대로 저장할 수 있고, 또한 생각을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주어 현재 혹은 후세의 다른 연구자들의 이해를 도와주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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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을 쓰는 학생들을 보면 많은 학생들이 처음부터 논문 완성본을 작성하려는 듯이 쓰기 시작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서론’을 제일 먼저 쓰는데, 논문작성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서론’과 ‘고찰’이다. 서론은 논문을 총괄적으로 소개하는 부분으로 독자들이 논문을 읽고 싶어하도록 관심을 끌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므로 논문전체를 이해하고 난 후에 작성하여야 하는 부분이다. 그래서 작성하다 중단하고 결국은 실험실 전임자의 논문을 가져다가 서론작성에 참고하다 보니, 나중에 학생들이 작성해서 가져온 논문을 읽어보면 내용이 전임자의 논문과 거의 비슷하게 작성되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논문을 쉽게 쓸 수 있을까?
논문작성은 마치 그림을 그리는 것과 같다. 대부분의 화가들은 그림을 처음부터 완성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사실 정교한 머리카락이나 눈을 처음부터 그리는 것은 쉽지 않으며, 그림을 완성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고, 설령 그렸다고 해도 전체적인 얼굴의 구도가 틀어지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에 반해, 먼저 기본 틀을 그려 놓고, 거기에 눈, 코, 입, 귀 등 각 부분의 윤곽선을 대충 그리고 나서 머리카락을 비롯하여 각 부분을 자세하게 그려주면 구성미가 있는 그림을 훨씬 빠르면서도 쉽게 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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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은 논문의 제일 처음 나오는 문장이며, 제목만 보고서도 ‘이 논문이 무엇에 관한 연구인가?’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간결 명료하면서도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내용이 포함되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면접에서 첫 인상이 모든 것을 결정하는 것처럼 논문에서도 제목이 그렇다. 연구자들은 어떤 논문을 찾았을 때 논문을 끝까지 읽을 것인지? 아닌지? 제목을 보고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논문심사에서도 논문의 ‘제목’과 ‘초록’ 만을 읽어 보고서 그 논문의 심사를 계속할 것인지? 아니지? 결정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제목은 논문의 중요성을 높이는 핵심 구성 요소라고 할 수 있다.
--- p. 54
초록은 서론에서 결론에 이르기까지 논문에 작성된 모든 내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작성하여야 한다. 다시 말해서 초록만 읽고도 논문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논문의 정보를 요약하여 작성하여야 한다. 그래서 초록의 구성은 연구의 배경, 필요성, 목적, 범위가 포함된 연구의 개요를 먼저 간략히 기술하고 나서, 연구로부터 얻은 중요한 차별화된 결과를 작성하며, 마지막으로 고찰과 결론을 축약한 가장 강조되어야 할 독창적인 과학적 성과가 포함되면 된다.
--- p. 62
실험에서 얻어진 데이터는 수치나 사진 혹은 스펙트럼과 같은 그림으로 주어지는데, 많은 경우 이들 실험 데이터 그 자체로 결과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을 때가 많다. 왜냐면 대부분의 경우 이들 실험 데이터를 보고 바로 연구로부터 찾고자 하는 답을 얻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 수치데이터를 적절한 형태의 그림이나 표 등으로 나타내면 데이터의 변화되는 경향을 정성 혹은 정량적으로 볼 수 있어서 실험에서 얻은 데이터가 의미를 갖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데이터에 의미를 부여해 주는 그림이나 표 등을 ‘2차 데이터’라 하고 연구결과를 이끌어내는 주 자료로 사용된다. 이들 그림과 표에서 관찰된 내용을 설명해 주면 연구결과가 되고 이들 결과들의 배열 순서를 논리적으로 정해 그 순서에 따라 배열해주면 결과가 완성된다.
--- p. 102
논문은 접수하는 방법에 따라 작성하는 방법도 달라진다. 인터넷이 일반화되기 전에는 논문을 작성한 후 이의 사본을 만들어 원본과 함께 우편으로 편집인에게 제출하는 오프라인 (off-line) 투고 방식이 사용되었으나 지금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논문 접수방법의 중간 과정으로 한 때는 전자우편을 통해 편집인에게 논문을 보내기도 했으나, 현재는 거의 모든 학술지가 인터넷을 사용하여 편집부의 홈페이지에 접속하여 지정된 사이트에 온라인(on-line)으로 논문 파일을 제출하도록 요청하고 있다. 논문 심사에서 필요한 모든 보완자료 역시 원하는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별도로 웹에 올려놓는다. 온라인 투고가 가능한 학술지인 경우에는 투고방법 및 절차가 학술지의 홈페이지에 있는 ‘저자 지침서’에 상세히 나와 있으니 참조하면 된다.
또한, 대부분의 학술지에서는 투고한 논문을 심사할 수 있는 적절한 전문가 추천을 요청하는 학술지가 많다. 이 때는 꼭 추천하지 않아도 되지만, 자신의 연구결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줄 관련 분야 전문가를 적극 추천하여 연구의 의의나 독창성을 긍정적으로 평가 받는 것이 좋다.
이에 반하여 자신의 연구나 논문과 이해 상충되는 전문가나 연구그룹을 논문심사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편집장에게 알려주어 논문이 공정하게 평가 받도록 하는 것도 저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할 부분이다.
--- p.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