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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알 것 같은 마음

왠지 알 것 같은 마음

연시리즈 에세이-14이동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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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224쪽 | 298g | 124*188*20mm
ISBN13 9791191384314
ISBN10 1191384314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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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이 슬픈 것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기억 때문인지 모른다. 당신이 선물해준 스웨터, 당신에게 편지를 쓸 때 사용하던 볼펜, 당신과 드나들던 곳들이 없어질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허물어지던 것은,
--- p.25

꽃에 말을 건네는 사람에게, 꽃은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하는 것이 죽은 말인 것처럼.
--- p.33

끌랭의 파랑처럼, 작가라면 트레이드마크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래야만 사람들에게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그러나 믿음은 집착이 되었고 그림과 되려 멀어지게 만들었다.
--- p.47

엄마는 살림이 어려워질 때마다 가게를 열었다. 수입은 기복이 없었지만, 경조사와 교육비를 메우려면 부족할 때가 많았다. 수입품을 팔기도 했고, 몇 년간은 아동복 매장을 하기도 했다. 분식점을 했던 적도 있다
--- p.50

그래서 베갯머리를 떠나지 않던 고민도 장곡리에서는 자취를 감추는지 모른다. 잠든 시간이 기억할 수 없는 토막이 되기를 바라본다. 꿈꾸지 말고 뒤척이지도 말고, 죽은 것처럼 누워있다가 햇살에 피어나는 꽃처럼 깨어나기를.
--- p.55

어떤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바래지 않는다. 떠올리면 지금이 되는 그 밤. 색과 선으로만 이루어진 기억 저편의 사람들과 밤새 춤을 추고.
--- p.61

생각해보면 당신을 만날 때마다 발꿈치에 상처가 났었다. 어울리지도 않는 원피스를 입었고, 귀에 전화기 대는 것을 싫어하면서도 몇 시간씩 통화했다. 나를 이루던 경계를 무너뜨리는 일이 불편하지 않았다.
--- p.67

푸념은 잃어버린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다. 감정이 상할 때 손톱을 무는 버릇처럼 인정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아쉬움을 노래하는 것이다. 들어주는 이가 없어도 괜찮다. 한 뼘 정도는 편해질 수 있으니,
--- p.75

삶에 어둠이 드리워질 때는 실처럼 가는 빛줄기에도 너무 무거운 기대를 걸었다. 소멸하는 밤이 이어지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을 때 비로소 내가 보였다.
--- p.83

관계는 능선처럼, 곧이 가는 법이 없다. 솟아오르기도 곤두박질치기도 한다. 느닷없이 나타나는 벼랑과 길이 사라진 숲, 대비할 수 없는 상황에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이어가는 것이다.
--- p.141

쓰자마자 달아나는 너의 이름을, 깊이 더 깊이 모래에 새겨 넣는다. 언덕에 오르면서 점점 멀어지는 바다 위에 너를 그린다.
--- p.161

나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될 수는 없다. 병든 나를 안타깝게 여길 수는 있어도 대신 아파줄 수 없는 것처럼.
--- p.181

‘곁에 있는 거야’ 모서리가, 모서리가 아닌 것처럼. 깎여나가는 모서리를 바라볼 때. 그제야 부재를 깨닫게 되는 것이다.
--- p.1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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