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점보다 강점에 주목하는 교실이라면 모든 교실이 신경다양성 교실이다
나는 오른쪽 청력이 왼쪽에 비해 좋지 않다. 누군가 내 오른 쪽에 서면 그의 말을 잘 알아듣지 못한다. 나는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왼쪽 귀를 상대에게 향한 후 되묻고 말뜻을 알아차린다. 나에게 존재하는 아주 작은 사각지대 덕분에 나는 타인의 이야 기에 더 귀 기울이는 사람이 되었다. 내가 가진 불편함이 오히려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 계기가 된 것이다.
강점에 초점을 둔다는 건 아이를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우리는 대개 아이들이 수업에 참여하지 않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행동에 주목하기 쉽다. 아이의 부적응 행동이 아이가 가진 강점을 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가 가진 강점에 주목하려면 관심을 갖고 관찰해야 한다. 저자는 아이와 소통하며 아이가 잘하는 순간에 주목하고 이를 다른 친구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오랜 시간 물러서지 않고 자신이 지향하는 바를 끝까지 실천한 노력이 이 책의 문장 곳곳에 깊이 배어 있었다.
신경다양성이란 단어가 주는 희망과 달리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은 절망에 가깝다. 협소해진 특수교육의 의미와 낮은 사회 인식이 만들어 내는 오해와 갈등의 파열음이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았다. 저자는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교실에서 학생과 학부모에게 진심을 전하려고 애썼을까? 생각하게 될 때가 많았다. 저자 자신이 부딪친 현실에 물러서지 않고, 그 지난한 과정을 글로 쓰고 책으로 다듬으며 신경다양성의 의미를 교실에서 꽃피우기 위해 애쓴 노력이 눈앞에 그려졌다. 이것이 우리가 교실에 서 살아가는 의미이자 인간으로서 존재하는 까닭임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한 아이라도 더 자기답게 꽃 피울 수 있도록, 서로 다른 우리가 교실이란 공간에 모여서 함께하는 동안이, 바로 우리 각자가 가진 강점을 알아차리고 일깨우는 결정적 시기라고 나는 확신한다. 신경다양성이 빛나는 교실을 만들어 가는 것이 단 한 명의 아 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임을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되어, 더 많은 곳에서 실천하는 순간이 온다면 이 책이 보여준 작은 희망이 전국의 모든 교실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 될 것이라 나는 믿는다.
- 천경호 (교사, 〈실천교육교사모임〉 수석 부회장, 저자, 《리질리언스》 《마음과 마음을 잇는 교사의 말공부》 등)
서로 존중하고 함께 배려하는 신경다양성 교실 이야기
특수교육대상인 장애 학생과 특수교육대상은 아니 지만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 분노조절장애, 정서불안 등을 가진 학생들이 함께 있는 학급을 맡은 담임이 학생의 결함 및 강점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따뜻한 교실을 만들고,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학급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할까요?
그 가능성을 특수학급이 아닌 일반학급에서 보여준 통합학급 운영 사례가 책으로 나왔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차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서로 다르게 성장하도록 지원해주는 개별화 교 육! 아이들 각자의 강점을 파악하고 강점중심 학습전략을 구상 하여 그에 적합한 교육환경을 만들고, 아이들의 결함이 아닌 강점에 집중하고 그것을 북돋우며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기르게 해 주는 김명희 선생님의 신경다양성 교실이야기는 모든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구체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저자가 몇 년에 걸쳐 만난 경계성 지능, 지적 장 애, 선택적 함묵증, ADHD, 자폐성 장애가 있는 5명의 학생들과 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만남에서부터 강점 진단, 그 강점을 반영 한 보편적 학습설계 및 실제 수업활동, 다양한 학생들을 위한 통합교육의 방향 제시까지 신경다양성 교실 운영 사례가 풍성하게 담겼습니다.
- 김정주 (서울묘곡초등학교 교장)
부럽습니다. 신경다양성 교실에서 살림살이를 차릴 수 있는 모든 선생님들
신경다양성 교실은 그저 ‘통합학급’입니다. 또, 현실에서는 이미 모든 학급이 ‘신경다양성 교실’입니다. 따라서 요즘 교사들 은 뭐라도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견뎌내기가 어렵습니다. 이 책에 나오는 수호, 지선, 하연, 현우, 도현이를 만나지 않고 교직생활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대학원 수업 중에 한 선생님이 “저는 참 운 좋게도 초임 때부터 계속 통합학급을 맡았어요.” 이렇게 자기소개를 하였습니다. 비교적 마음 편 하게 시행착오를 해도 되는 신규 교사 시절에 학생들의 다양성 에 대처하는 역량이 커질 수밖에 없는 기회가 한 번도 아니고 연속으로 주어졌으니, 정말 행운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얘도 자폐성장애라고 하는데 왜 다를까? 옆 반 아이는 문제 행동이 없으니까 괜찮은 거겠지, 이 아이는 책에 나오는 ADHD 하고는 다른데? 등의 의문을 가지실 필요는 없습니다. 그냥 선생님께서 만나시는 그 아이가 좋아하는 것, 잘 하는 것부터 찾아내어 무조건 시작하시면 됩니다. 이 책을 넘기다보면 그 마음이 저 절로 생기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신경다양성 교실에서 모두를 살리는 살림이 멋지게 차려질 것입니다.
- 김수연 (경인교육대학교 특수(통합)교육과 교수, 저자, 《통합교육의 이해와 실제》 《통합교육, 나는 무엇을 해야 합니까?》 공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