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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니 생각 중이야

지금 니 생각 중이야

스토리인 시리즈-1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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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2년 12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328g | 130*210mm
ISBN13 9788965293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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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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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을 함께 살고도 물들지 못했던 그와 나 사이가 보였다. 나는 그가 이해할만한 삶을 살지 못했다. 그가 이해될 때까지 고통스럽게 더 오래 견뎌야만 물드는 것인가. 어쩌면 나와 물들지 않아서 그에게도 물들지 못했을지 모른다. 한 번도 물들어본 적 없는 내 세계가 나를 슬프게 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어렵다는 세계다. 오십이 되어서야 나에게 안식년을 주었다. 경주에서 나에게 물드는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물들지 않는 부부」중에서

둘이 살 때는 진리라는 문자에 갇혀 있었다. 진리가 좋은 줄 알고 진리대로 살고 싶었다. 가끔은 진리처럼 산다는 착각도 했다. 그런데 혼자 살아보니 오류가 바로 나였고 내 삶이었다. 오류가 없었다면 나는 존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오류 덕분에 살아냈다. 진리는 오류를 먹고 자라난 사유다. 오류가 없었다면 진리는 태어나지 못했을 것이다. 자유는 한 시절 나에게 진리로 인정받았던 사유였다. 그런데 혼자 살면서 자유가 오류가 되고, 생계가 진리가 되었다. 지금은 내 입에 들어가는 밥 한 숟가락이 진리다.
---「밥 한 숟가락」중에서

반월성의 끝에서 그녀가 자신의 달도 만나기를 바랐다. 누구나 키우고 싶은 ‘나의 달’이 하나쯤 있게 마련이다. 아픈 자식에게 가려서 보이지 않았을 뿐이다. 자식을 품어주느라 그녀의 달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녀가 가끔 자신의 달도 따뜻하게 품어주면 좋겠다. 어쩌면 아픈 아들을 품느라 다 닳아버린 나의 달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나의 달을 품다」중에서

그가 마지막에 듣고 싶은 말을 생각하다 보니, 살아있을 때 그에게 못 해준 것만 기억나서 가슴이 아리다. 나는 그가 마지막에 듣고 싶어 하는 말을 끝내 못 해줄지도 모른다. 혹시나 그가 내 임종을 보게 된다면 “혼자 사는 시간을 선물을 줘서 많이 고마웠어요! 덕분에 나답게 살다가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내가 그에게 주고 싶은 마음이다.
---「마지막에 듣고 싶은 말」중에서

누군가는 꿈이 없어서 헛헛하다고 하던데, 나는 꿈이 간절해서 힘들었다. 그러나 그게 나인 것을 어쩌랴. 꿈 때문에 가슴이 뛰었다. 꿈은 나이와 능력을 잊고 모르는 일에 도전하게 했다. 겁이 많고 몸도 아프지만, 그것을 넘어섰다. 감당할 능력도 없으면서 자꾸만 저질렀다. 신영복 선생님은 70을 가진 사람이 100의 자리에 앉는 것은 ‘실위’라고 했다. 그런데 나는 10을 가졌는데 100의 자리에 도전한다. 그러니 일찍 죽을지도 모른다. 이것은 그냥 미친 짓이다. 무엇을 믿고 그리 미쳐서 사는 걸까. 개뿔, 아무리 찾아봐도 믿을 건 하나도 없다. 그저 꿈 때문이다. 오늘도 꿈이라는 놈에게 홀려서 미쳤다. 그래서 지금, 글을 저지른다.
---「저지른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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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씹으며 느끼는 중이야

“선생님, 진짜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 주세요.” 예전에는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알려달라는 사람이 많았는데 이제는 ‘진짜’라는 말에 힘을 주며 묻는 사람이 많아졌다. 그럴 때, 나는 내 방식대로 말한다. “읽다가 자꾸 걸려서 넘어지고, 책장을 덮게 만드는 책이 좋아요. 저는.” 한 번에 후딱 읽어치울 수 있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말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책을 읽다가 걸려 넘어질 때마다 나를 돌아보고, 나무라기도 하고, 위로받기도 하면서 턱턱 걸리는 책이 좋아졌다. 지금 님의 책을 읽으며 너무 많이 넘어져서 지금 나는 중상 상태로 깁스한 채 명상에 든다. “인생이란 무엇인가?” “답이 없다. 공짜도 없다. 비밀도 없다.” 그럼 인생이란, 무엇인가? 지금 님의 글에서 나의 답을 찾았다. 매 순간 내가 어떤지 질문하고, 답하고, 실천해 가는 과정이다. 그게 인생이다. 남과 같아야 할 이유는 눈곱만큼도 없다. 지혜로운 조상이 모범답안을 내려준다 해도 그것은 그의 답일 뿐이다.

50에 여자 홀로 선다는 건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잃었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우왕좌왕했던 여러 갈래 길에서 빛이 보이는 하나의 큰길을 혼자 걸어갈 수 있는 힘을 내보는 나이가 50세 그 이후이다. 그것을 용기라고 해두겠다. 20~40대까지는 용기라기보다 오기나 호기라고 하겠다. 오기와 호기가 성숙해져서 나타나는 힘이 용기이지 무모하게 휘두르는 힘을 용기라고 하지는 않는다. 정답은 없을지라도 자신만의 답은 있는 것이 인생이다. 남편의 그늘을 벗어나 혼자 살아가는 50대 여자에게 닥친 일은 시련이라기보다 공짜는 없다는 것을 배운 시간이다. 보이스피싱, 식당 설거지, 온몸을 짓누르는 통증, 통장에 남은 389원의 돈으로 살아내야 하는 것에 대하여 원망보다는 수용의 힘을 기르는 시간이었으니 참으로 비싼 수강료를 지불한 셈이다.

지금 님은 과묵한 사람이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러도 겉과 속이 구분이 안 되니 뒤집어도 바로 해도 재미없다. 신이 잘못 빚어낸 사람인가 싶을 때도 있었다. 느리고, 감정도 둔해 보였는데 책을 읽다 보니 그 무던함은 ‘지금 가슴으로 느끼고 있는 중’이었던 모양이다. 나는 성격이 급하고 행동이 빠른 만큼 말도 빨라 지금님이 속 터질 때도 있었지만, 그녀는 매 순간, ‘지금을 꼭꼭 씹어 느끼고’ 있었던 것이다. 남편과 헤어지고 애도 기간 3년을 넘기고 5년이 흘렀다. 이제 지금 님에게 비밀은 없다. 발가벗고 섰다. 북카페라는 작은 공간에서 문학이라는 거대한 들판을 겁도 없이 쑤욱 들여놓고 어쩌면 평생 비밀로 가져가고 싶었을 일들을 모든 사람에게 한 방에 털어놓다니. 그녀답지 않지만, 지금답다. 그래서 눈을 감고 느껴본다. 나는. “지금 니 생각 중이야.”
- 주인석 (스토리텔링 작가)

오십, ‘지금’의 해방일지

여자 오십이 되면 삶에 대한 자각이 생긴다. 이제껏 남을 돌보며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며 나를 위한 시간을 떠올리게 된다. 이제 누군가의 엄마, 아내, 딸이 아니라 오로지 나로서 살고 싶은 삶의 의지가 꿈틀거린다. 다른 사람이 내 인생을 위해 무언가를 해주기를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저자 ‘지금’은 “인간의 불행은 단 한 가지, 고요한 방에 들어가 휴식할 줄 모르는 것에서 비롯된다”는 파스칼의 말처럼 모든 불행은 자기를 돌보지 못해서 시작되었음을 각성하고 오십에 홀로 인생을 다시 시작하기로 한다. 혼자 살겠다는 이야기를 그녀에게 처음 들었을 때는 무모하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쓴 글에는 알 수 없는 허무와 파토스가 가득했다.

경주에서 ‘지금 니 생각 중이야’라는 작은 북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저자는 지금이 좋아야 나중도 좋다고 믿는 담백한 사람이다. 오죽하면 필명을 ‘지금’으로 쓰겠는가? 저자에게 지금은 단순히 오늘이 아니다. 그녀에게 지금은 절실하고 소중한 전부다. 과거는 이미 지나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았다. 오직 지금이 전부다. 우리가 삶에서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행복이 아니다. 그저 가는 걸음 자체로서의 경험이며, 좋고 나쁨에 상관없이 모든 경험을 기꺼이 제 것으로 받아 안는 자족과 감사이다. 아마도 그녀는 매일 글을 쓰며 밥을 먹고 지금 감사하며 살아갈 것이다.

이 책에는 중년에 자발적으로 혼자 살기를 선택한 한 여성이 매일 밥벌이와 고군분투하지만 홀로서기를 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가슴이 시키는대로 글을 썼기에 가슴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나를 따뜻하게 안아준다.
- 오병곤 (작가)

나도 지금, 제철이다!

가는 봄날이 아쉬워 찾은 경주여행이었다. 보문호수를 거닐다 ‘지금 니 생각 중이야’라는 보라색 간판을 보고 나도 모르게 이끌려 들어간 북카페였다. 간판 이름처럼 젊은 아가씨가 지금 니 생각 중이었다는 눈빛으로 손님을 맞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내 또래의 중년인 그녀가 냉이꽃처럼 앉아 환하게 웃고 있었다. 카페에 들어서서 ‘지금 자신을 안아주는 따뜻한 공간입니다’라는 글을 보다 울컥했다. 나를 안아주는 공간이 필요했나 보다. 처음 보는 그녀에게 무장 해제되어 속도 없는 여자처럼 내 속내를 풀어내다 그녀의 이야기를 들었다.

생계도 해결하기 어려운 처지였던 그녀가 오롯이 나로 살기 위해 겪은 이야기가 나는 상상이 가지 않았다. 그녀가 혼자 사는 5년 동안 매일 자신의 일상을 묵묵히 쓴 글을 읽었다. 오십은 뭔가를 새롭게 시작하기 어려운 나이다. 그런데 지금 님은 나로 살고 싶어서 오십에 혼자 살기를 시작했다. “게만 제철이냐, 나도 제철이다.”는 마음으로 ‘지금’을 살았다고 했다. 그녀는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평생 꿈꾸던 ‘안아주는 공간’과 첫 책의 문을 열었다. 봄날은 짧다. 우리네 생도 머뭇거리기엔 너무 짧다. 그녀의 책이 나에게 이야기했다. “지금 나를 안아주면 좋겠습니다.”
- 북카페 50대 여성 방문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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