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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에 읽는 노자

오십에 읽는 노자

: 오십부터는 인생관이 달라져야 한다

리뷰 총점8.8 리뷰 47건 | 판매지수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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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세술/삶의 자세 top10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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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3월 21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516g | 152*225*20mm
ISBN13 9791170433934
ISBN10 117043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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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그래서 노자는 ‘도(道)’가 자연을 법으로 삼는다고 했다. 순리대로 산다는 것의 의미를 자연을 통해 깨닫는다. 욕심을 내려놓고, 서두르지 않고, 분수와 자리에 맞게 하루하루를 여유롭고 너그럽게 살아가는 게 자연을 닮은 삶이다.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물이 흐르면 흐르는 대로 허허롭게 사는 게 순리대로 사는 삶이다.
---p.30~31

미하엘 엔데가 쓴 소설 『모모』에는 이발사 호지씨 이야기가 나온다. 호지씨는 마음씨 좋은 동네 이발사인데 단골손님들을 상대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서 느긋하게 가위질을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시간관리회사’ 영업사원들이 찾아와 호지씨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그 말을 듣고 호지씨는 가위질 속도를 높인다. 단골손님들과 대화할 시간도 없이 부지런히 손을 놀린다. 그런데 이상한 게 시간을 절약하고자 바쁘게 가위질을 하면 할수록 호지씨는 시간에 더 쫓긴다. 호지씨처럼 시간에 쫓기면서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정답은 삶의 속도를 늦추는 것이다. 미하엘 엔데는 소설 속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입을 빌려 말한다. “느리게 가는 게 더 빠르게 가는 것이다.”
---p.74~75

“태고의 도를 가지고 오늘의 일을 살피면 태고의 시초를 알 수 있으니 이를 일러 도의 실마리라고 한다.”_『도덕경』 14장

우리 집 거실에는 에어컨이 한 대 놓여 있다. 그런데 어지간해선 에어컨을 틀지 않다 보니 한여름에도 커버를 뒤집어쓴 채 우두커니 거실 모퉁이에 서 있기 일쑤다. 커버에는 프로스트가 쓴 시 「가지 않은 길」이 영문으로 적혀 있다. 시에는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회한과 아쉬움이 가득하다. 어제를 돌아봐 오늘을 살피고 내일을 도모하는 작업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노자가 말하는 ‘도’의 실마리를 캐는 일이라 할 수도 있겠다. 도는 곧 길이기 때문이다.
---p.88

노자는 우주 만물을 하나로 연결된 통합체로 인식한다. 노자에게서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은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치는 상호의존적 존재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아름다움은 추함으로 바뀔 수 있으며 그러한 변화는 역방향으로도 일어날 수 있다. 선과 악도 마찬가지다. 고정된 게 아니라 가변적이고 상호교환적이다. 오늘의 선이 내일의 악이 될 수 있고, 오늘의 악이 내일의 선이 될 수 있다.
---p.107

아내와 나는 비교적 잘 지내는 편이다. 생각이나 취향에서 접점이 많은 편이라 관계가 크게 뒤틀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 여느 부부들처럼 우리 부부도 가끔 다툰다. 그런데 다투는 원인과 다투고 난 후의 수습 과정, 그리고 결말은 언제나 같다. 다툼의 원인은 내 마음의 품이 넓지 못했기 때문이고, 그런 연유로 언제나 내 쪽에서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민다. 세월이 흘러도 이 공식은 깨지지 않는다.
---p.160

노자의 『도덕경』은 총 81개 장, 5천여 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도’로 시작해 ‘부쟁’으로 끝난다. 그래서 『도덕경』 텍스트를 기준으로 할 때 노자의 사상은 ‘도위부쟁(道爲不爭), 도란 다투지 않는 것’이라는 한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도란 곧 평화라는 게 노자 사상의 핵심이다. 다투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자연을 닮는 것이다. 자연은 무위하고 다투지 않는다. 식물원 산책길에서 보는 식물들 가운데 다른 식물들의 영역을 침범하고자 다투는 경우는 없다.
---p.189~190

“천하를 취하고자 하지만 내가 보건대 필경 성공하지 못한다. 천하는 신령한 그릇이니 함부로 취할 수가 없다. 하고자 하면 실패하고 잡고자 하면 잃는다.”_『도덕경』 29장

걷지 않는 사람은 죽은 사람이다. 관 속에 누워 있다는 건 더 이상 걸을 수 없음을 뜻한다. 그러므로 길을 걷는다는 건 생명의 확인이다. 걸음으로써 일상이 생겨나고 그것이 모여 삶을 완성시키므로 삶의 ‘도’는 걷기에서 비롯되는 셈이다. 길은 손에 쥘 수 없고 발 아래 놓아야 한다. 길을 내려놓지 않으면 길을 걸을 수 없다. 길을 걷는 사람은 마음의 짐도 내려놓아야 한다. 마음속의 짐이 무거우면 발걸음은 천근만근이 되고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집착을 내려놓아야 올바른 도를 걸을 수 있다.
---p.216

다치지 않고 안전하게 구슬을 조나라로 가지고 왔다는 이 고사에서 ‘완벽(完璧)’이라는 단어가 유래했다. 인상여가 소왕에게 구슬에 흠이 있다며 다시 보여달라고 했을 때의 흠을 뜻하는 ‘하자(瑕疵)’도 이 고사에서 유래했다. 화씨지벽 고사가 말해주듯 완벽한 보물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도한 욕심을 갖게 한다. 욕심은 분쟁을 불러오고 다툼이 있는 곳에선 평화가 사라진다. 옥구슬은 인생 전반기 내가 탐했던 화려한 불꽃놀이나 벚꽃놀이, 달콤한 꿀이 묻은 권력이나 명예 같은 것이다. 완벽한 것보다 조금 모자란 게 낫다.
---p.242

장 그르니에는 알베르 카뮈의 스승이다. 책 『섬』에 덧붙인 카뮈의 서문은 스승을 위한 제자의 헌사인데, 그 글을 읽으며 무한대의 위안을 얻는다. 『섬』에서 노년의 삶을 잘 견디는 법을 배우고 세찬 비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지혜를 얻는다.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에서 고독을 견디는 법을 배웠다면, 『섬』에서는 고독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섬』을 통해 내가 고독이고 고독이 곧 나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러니 이제 고독을 견디고 이기는 차원을 넘어 고독을 즐기련다.
---p.291

복잡하고 번잡한 일상에 익숙해지다 보니 군더더기를 모두 덜어내고 단순하게 살아가는 게 불가능한 일로 여겨진다. 하지만 해보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단순한 삶에는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한정된 시간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삶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더 집중하고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일의 능률도 더 높아진다.
---p.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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