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나의 뉴욕 수업

: 호퍼의 도시에서 나를 발견하다

[ 개정판 ]
리뷰 총점9.7 리뷰 61건 | 판매지수 1,782
베스트
에세이 top100 4주
정가
18,000
판매가
16,200 (10%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무료 ?
구매 시 참고사항
  • 이 책은 『결국 뉴요커는 되지 못했지만』의 개정판 도서입니다.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해외배송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494g | 140*200*30mm
ISBN13 9788961964333
ISBN10 896196433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미국행 비행기 안에서 영화 「정글북」을 봤다. 스스로를 인간이 아니라 늑대라 여기는 모글리에게 호랑이 시어칸이 말한다. “너 자신에게서 도망치지 마(Do not run away from who you are).” 나처럼 살지 않기 위해 뉴욕에 왔는데, 나는 이곳에서도 정말 나처럼 살고 있었다. 낯선 곳에 오니 오히려 내가 누구인지가 한국에서보다 훨씬 더 잘 보이는 것만 같았다.
--- pp.27~28

이 그림(「밤을 지새우는 사람들」)을 이야기하며 호퍼는 말했다. “아마도 무의식적으로, 나는 대도시의 고독을 그리고 있었던 것 같다.” 무의식으로부터 고독한 공간을 끄집어내 화면에 재현하고, 무의식 속 외로운 인물들을 그 공간에 배치했다. 심상을 읊어내는 시인처럼, 호퍼는 마음속 이미지를 화폭에 옮겼다. 그래서 그림 속 식당은 어디에든 있지만, 어디에도 없다. 환영(幻影) 같지만, 실재(實在)이기도 하다. 우리 모두의 무의식에는 고독한 공간의 이미지가 가라앉아 있고, 호퍼의 식당도 그중 하나이니까.
--- p.56

소년의 자취를 따라 꽤 많이 걸었다. 그가 10대 때 일했던 아버지의 잡화점은 재활용품 가게가 되어 있었다. 그가 다녔던 교회, 그가 그렸던 집들, 그가 쭈그리고 앉아 들고 나는 배들을 보며 그림 그리던 강가의 부두. 그리고 그가 묻힌 묘지. 수많은 무덤 속에서 나는 그의 무덤을 찾지 못했지만 그가 묻혔다는 언덕 꼭대기에서 바다처럼 넓은 허드슨강과, 그 위를 오가는 흰 돛단배들을 볼 수 있었다. 예술가에게 걸맞은 묘지라 생각하면서 언덕을 내려와 다시 버스를 타고 뉴욕으로 돌아왔다. 그 자그마하고 어여쁜 동네, 뉴욕주 나이액에서 나고 자란 화가의 이름은 에드워드 호퍼다.
--- p.59

호퍼를 마주친 것이 뉴욕의 거리에서라면 뒤러를 만난 것은 뉴욕의 학교에서였다. 나의 알브레히트. 나는 마음속으로 그를 그렇게 불렀다. 방문 연구원으로 있었던 NYU IFA에서 몇몇 미술사 과목을 청강했다. 그중 가장 인상 깊은 것은 봄 학기에 들었던 알브레히트 뒤러에 대한 수업이다. 독일 출신 화가 뒤러는 북유럽 르네상스의 대표 주자다.
--- p.81

연수기간 중 기억에 남는 일들이 숱하게 많지만 가장 행복하고 뿌듯한 충족의 순간은 메트에서, 모건라이브러리에서, 강의실에서 15~16세기 독일로 돌아가 뒤러를 논하던 금요일 오전의 그 수업시간이다. 오래도록 두고두고 기억날 소중한 시간이라 잊지 않기 위해 나는 ‘오늘의 뒤러’라는 제목의 일기로 그 수업을 매번 기록해두었다. 학점을 받아야 하는 것도 학위를 따야 하는 것도 아닌 상태로 듣고 싶은 수업을 듣고 있는 그 상황이 내가 뉴욕에서 누리는 궁극의 사치가 아닌가 생각했다.
--- p.98

내가 산 그림은 초상화 판화가 인쇄된 엽서였다. 부리부리하게 큰 눈에 우뚝한 코를 지닌 샬럿, 이글거리는 그녀의 눈빛에서 총명함과 동시에 예민함이 느껴진다. (……) 미로 같은 뉴욕 생활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해 나는 초상화를 스카치테이프로 벽에 붙여놓았다. 침대에 누워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벽에 붙은 샬럿의 얼굴이 보였다. 나와 비슷한 나이에 죽은 그 여자가 자유롭게 네 맘대로 살아보라고 격려해주는 것 같았다.
--- p.174

자식의 고통스러운 삶을 예견하는 거창한 일과는 거리가 멀지만, 내게도 독서란 일종의 제의(祭儀)적 성격을 띠고 있다. 책읽기란 오래전부터 내게 또다른 세계와의 만남, 일종의 접신(接神)과도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뉴욕에서의 1년간은 책을 거의 읽지 않았다. 그곳은 내게 이미 ‘다른 세계’여서 굳이 책읽기를 통해 또다른 세계를 꿈꿀 이유가 없었다. 대신 나는 뉴욕 구석구석을, 서점을, 낡은 책들로 가득한 헌책방을 탐험하며 내면의 성채를 쌓아올릴 때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책이라는 오래된 친구를 만나고 다녔다.
--- p.204

‘뉴욕의 기록자’라는 임무를 스스로에게 부과한 슬론은 워싱턴스퀘어파크의 사진을 많이 찍었다. 「젖은 밤, 워싱턴 스퀘어」 역시 사진을 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 조지 워싱턴의 대통령 취임을 기념하기 위해 파리의 개선문을 본떠 만든 워싱턴스퀘어아치와 그 앞의 분수, 그리고 아치 뒤에 늠름하게 서 있는 아르데코양식의 빌딩 원피프스애비뉴……. 비 오는 밤, 가로등 빛에 비친 젖은 거리의 모습은 우아하면서도 격조 있는 도회적 애상을 불러일으킨다. 그림 속 풍경은 지금으로부터 90여년 전 모습이지만 현재의 워싱턴스퀘어파크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짧은 뉴요커 시절 나는 워싱턴스퀘어파크에 갈 때마다 사진을 찍어 ‘오늘의 워싱턴스퀘어파크’라는 제목으로 인스타그램에 올리곤 했다. 그리고 그 공원의 아름다운 순간을 그림으로 기록하고자 했던 슬론에게 동류의식을 느꼈다.
--- p.239

뉴욕을 떠나던 날 그 방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진을 찍었다. 나 역시 혼자였지만 목선이 애잔한 호퍼의 여인과는 거리가 멀었다. 햇볕에 잔뜩 그을린 건장하고 퉁퉁한 여자가 사진 속에 있었다. 사진을 찍어준 사람은 그렇게 으르렁대고 다퉜던 예나였다. (……) 다음날 예나는 절뚝거리면서도 아래층까지 짐 옮기는 걸 도와주었고, 마지막에는 서로 뜨겁게 포옹하고 헤어졌다. 예나 때문에 여러 가지로 속을 썩었지만 뉴욕이라는 거친 환경에서 20대 초반 유학생이 홀로 버티기 위해 택한 나름의 생존 전략이었으리라 이해해볼까, 하는 마음이 마지막에는 들었다. 인천공항에 도착해 휴대전화를 켰더니 예나가 보낸 메시지가 사진 한 장과 함께 와 있었다. “언니, 밥해줘서 고마워요. 짐 다 빠진 언니 방.” 침대도 테이블도 사라지고 휑하게 빈, ‘뉴욕의 실내’였다.
--- pp.295~296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자주 생각했다. 별다른 계획 없이 나라와 도시만 정해 연수를 오면서, 가장 자주 생각한 인물이 괴테였다. 그는 37세에 바이마르를 떠나 이탈리아로 떠난다. 더 큰 세계를 보기 위해서였다. 그가 쓴 이탈리아 체류기 『이탈리아 기행』은 세계적인 명저로 꼽힌다. 나 역시 비슷한 나이에 해외로 왔기 때문에 ‘대체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들 때마다 괴테를 떠올리며 마음을 다잡았다. 예술가들에게 여행은 자극이다. 샬럿 브론테는 벨기에에 다녀왔다. 보스턴 파인아트뮤지엄에서 열린 전시를 통해 처음 알게 된 미국 화가 윌리엄 메릿 체이스는 뮌헨에 머물렀다. 다른 세계를 경험한다는 것은 자기 안의 세계에 또다른 문을 열어주는 일인 걸까.
--- p.308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44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17건) 한줄평 이동

총 평점 9.6점 9.6 / 10.0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무료배송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6,2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