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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이 좋으면 거북이를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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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시리즈 에세이-1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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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5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374g | 124*188*20mm
ISBN13 9791191384451
ISBN10 1191384454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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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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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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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순히 인정하며 깔깔대는 모습에 나도 그만 웃음이 터져버렸다. 그들 입에서 나오는 로꼬라는 단어가 이토록 사랑스러울 줄이야. 있는 그대로 감정을 표현하는 그들의 솔직함도 그렇고, 남이 어떻게 볼까 의식하기보다 오롯이 내가 행복한가에 중점을 두는 삶의 방식도.
--- p.37

마른 목을 축이며 생각에 잠긴다. 쉴 때를 알고 쉬어가는 일이, 오르는 것만큼 중요하다는 걸까. 그랜드캐니언보다 2배 깊은 협곡에 수영장을 만들어낼 정도로. 오아시스는 사막에만 있는 줄 알았다.
--- p.42

모든 문제에 꼭 맞서 싸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내게 해로운 사람과 불편한 상황은 붙잡고 끙끙댈 게 아니라, 저들처럼 차라리 피해버리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다고. 햇살이 강한 날이었다.
--- p.47

삶은 무언가를 믿는 것이다. 무신론자는 신이 없다고 ‘믿는’ 사람들이고, 마야인이 천문학에 밝았던 이유도 그것으로 신의 뜻을 해독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365일 태양, 달, 금성, 별들의 위치를 기록하면서 그들은 운명을 해석했다.
--- p.51

그대로 휩쓸리는 것도, 하늘로 오르는 것도 물방울의 일이다. 단지 결정해야 한다. 돌고 돌아 다시 이곳으로 돌아온 두 물방울이 겪었을 여정은 하늘과 땅의 차이일 것이므로. 삶에서 마주한 우리의 선택도 다를 바 없다.
--- p.69

내 길이 맞는지 두려워하는 건 당연하다. 그러나 내가 두려웠던 건 오히려 더는 불안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이었다. 불안이 사라질까 불안했다. 물고기의 서식 환경이 풍요로워지려면 바닷물을 뒤집어 흔드는 풍랑이 필요하듯 인생도 가끔은 불안이 필요하다.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건 원래 뜻하지 않은 경험들이니까.
--- p.93

빨랫줄에 운동화가 거꾸로 매달려 있던 골목, 내 신발을 내려다보고 큰맘 먹고 빤 적이 있다. 내 눈빛이 그들 빨래를 건들고 그 빨래가 내 하루를 건드리던 날. 그제야 제대로 여행한다는 기분이 들었다. 남몰래 서로를 건드리는 건 가까운 사이에서만 가능한 일이니까. 쿠바에서는 걸을 때마다 햇볕 냄새가 났다.
--- p.142

이 와중에 좋다고 사진까지 찍는 넷. 가만 보면 코코도 정상은 아니다. 잘 자라는 한마디에 눕자마자 눈이 무겁게 감긴다. 각자 침낭 속에 있지만 살을 맞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오늘 생긴 타투가 나미비아를 떠올리게 할 때, 별 다섯 개짜리 텐트에서 느끼던 뭉클한 감정들도 함께 떠올리게 할 것 같은 그런 기분도.
--- p.188

야마와 훈이 하루에도 수없이 외쳤을 단어다. 수술 전 대기실에서 산동액을 눈에 떨어뜨리고 동공이 확장되었는지 그들이 직접 확인해야 했으니까. 어쩌면 누구보다 환자 스스로가 자신에게 끊임없이 되뇌었을지도 몰랐다. 환자들은 그러지 않고는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없었을 테니.
--- p.219

항해할 때나 길을 잃을 때 북극성은 나침반이 된다. 지구 자전축에 있어 위치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너도 그랬다. 북극성을 따다 사람으로 빚는다면 네가 나타날 만큼. 먼 길을 떠나거나 넘어져도 늘 그 자리에 있어 주었으니까.
--- p.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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