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MBA 과정을 졸업해서 논문이라는 것을 박사과정에 들어가서야 처음 마주하였다. 논문을 쓰지 못해서 석사과정을 수료로 마친 주변의 동료를 보면서 논문이라는 것이 매우 어려운 것이라고 막연하게 생각했었다.
박사과정 수업은 연구방법, 통계방법 등 논문을 쓸 수 있도록 도와주는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장을 다니며 공부하는 처지라 현실적으로 논문을 쓴다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다. 어느새 1년이 훌쩍 지나가 버렸고 이러다 학위 취득은 커녕 논문 한자락 써보지도 못하고 박사과정을 수료로 마무리해야 하나라는 부담감이 점차 커져갔다. 바쁜 회사생활로 스트레스는 더욱 쌓이고, 무엇인가 돌파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논문을 쓴다는 것은 나에게는 큰 도전이고 결단이었다. 무엇보다도 논문 쓸 시간이 부족했기에 기본적인 회사업무 시간을 제외하고, 논문을 1순위로 다음과 같이 안배했다.
“회사에 1시간 일찍 가서 논문 파일을 열자.”
“논문을 쓰기 전에 전체 회식 참석 이외는 회식은 없다.”
“퇴근해서 저녁을 먹고 무조건 논문 파일을 열자.”
“금요일 저녁부터 일요일까지는 철저하게 공부하는 학생이다.”
논문 주제에 대한 고민은 평소 관심이 있던 환율을 소재로 관련 논문들을 가지고 지도교수님의 의견을 들었다. 지도교수님께서는 환율과 기업수익 관계에 관해서 연구해보라고 조언을 주셨다.
연구방법은 박사 1년차 때 처음 관심을 가졌던 ‘시스템다이내믹스’가 있어서, 이에 조예가 깊으신 선배 박사님을 찾아갔다. 선배 박사님의 자신감을 주는 말씀과 방향에 기초해서 연구 소재는 환율, 연구방법은 시스템다이내믹스로 결정하였다.
논문 초고를 개발소발(?)로 써보았다. 이때, 선배 박사님의 조언들이 실제적인 방향이 되었다. 이를 기초로 논문을 정리해서 결국 2달 만에 등재지인 ‘한국시스템다이내믹스연구’라는 학회지에 6월에 투고하고 7월에 게재되었다. 첫 게재를 통해서 논문이 무엇인지 조금 감을 잡게 되었고, 그 여세로 논문을 써서 11월, 12월에 연속해서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12월 게재된 논문은 영어 논문이었다. 영어를 잘하지는 못해도 영문작업을 해주는 곳에 의뢰하면 된다고 조언을 들은 터라 영어 논문에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었다. 다행히 투고하자 바로 게재로 투고결과가 나왔다. 그렇게 공포였던 논문을 1년도 안 되는 시간에 3편의 학술지에 게재시켰다.
주변의 동료 박사과정에 계신 분들이 조언을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다들 직장생활하는 분들이었다. 실력은 부족하지만, 나의 경험을 동료분들에게 전달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5명씩 2반으로 나누어서 주말에 논문 지도를 하였다. 능력도 없는 직장인 박사과정 학생이 동료 박사과정 학생들을 가르치다니 지금도 생각해보면 대단한 호기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한 시간이 나 자신에게 엄청난 성장을 주었다. 논문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머릿속에 다시 정리하는 시간이 되었다. 논문에 대한 틀이 머릿속에서 서서히 잡혔다. 결국, 학교 최초 2년 반 만에 박사학위를 받았고, 학교에서 논문세미나 과정을 지도하게 되었다. 더 호기를 부려서 수업한 내용을 정리해서 ‘초보자를 위한 논문쓰기 가이드’라는 책을 쓰게 되었다. 그리고 타학교 석사과정, 박사과정에 계신 분들의 논문 지도를 요청받아서 논문 지도를 하게 되었다.
이후 수십 명의 석사과정 학생, 박사과정 학생, 특히 직장인 석·박사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가장 전략적으로 논문을 쓰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하게 되었다. 그리고 바쁜 가운데 전자책으로 직장인 석·박사 첫논문 도전하기(기초편), 직장인 석·박사 첫논문 도전하기(전략편), 직장인 석·박사 첫논문 도전하기(사례편) 등을 출간하였다.
이 책에서 설명되는 많은 부분은 앞서 썼던 책들과 겹치는 내용이 많다. 다만 이 책은 쓰기 관점의 워크북으로 쓰기 연습이 부족한 직장인 석·박사과정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제작되었고, 직장인 석·박사 과정자에게 맞춘 전략으로 최적화되어 있다. 풀타임 석·박사 과정자도 논문을 쉽게 접근해보고 싶다면, 이 책을 활용해도 좋다. 앞의 책들이 일부 대학원에서 보조 교재로 사용되는 것을 보면 이런 책들이 논문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데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책이 독자의 학위 취득에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