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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록 다정한 그림책

: 나에게 친절하고 싶은 당신에게

[ 초판 한정 저자 친필 사인 양장본(사인 랜덤)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11건 | 판매지수 3,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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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09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854g | 169*239*20mm
ISBN13 9791198289414
ISBN10 1198289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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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5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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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은 글과 그림을 줄일 때까지 줄여 생긴 여백이 있습니다. 이 해석의 공간에서 나의 이야기가 피어납니다. 게다가 그림책은 분량이 많지 않아 꼭 필요한 이야기만 합니다. 함축적이지요. 낙오될까 두려운 불안감, 끝이 없는 증오심을 구구절절 풀어낼 지면이 없습니다. 위험을 겪어도 종내 집으로 돌아오고 미워도 바로 화해하죠. 죽음 앞에서 우리가 오로지 사랑을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 p.8

경쟁의 서사에 익숙해지면 잃어버리는 것이 생깁니다. 때로 무얼 잃어버렸는지조차 모르지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면 나를 챙길 여력도 없습니다. 이때 그림책은 우리가 잃어버린 것을 소환합니다. 그림책의 기적입니다.
--- p.8

우리는 무엇보다 그림책 세계가 담고 있는 세상의 다양한 아름다움을 듣고 읽고 보면서 온몸이 발신하는 감탄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 또한 ‘그림책의 다정’에서 배운 바이니까요.
--- p.9

이 책을 쓰면서 오히려 다정함의 온도를 재기란 불가능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네 명의 필자들이 선택한 그림책은 모두 제각각 흘러 넘치게 다정하거든요. 이보다 더 큰 이유는 다정함이 갖는 아주 독특한 성질 때문입니다. 다정함은 경쟁하지 않거든요. 세상 모든 것을 제치고 맹렬히 뜨겁게 타오르거나 남을 앞서려고 시끄럽게 달리기보다 서둘지 않고 자신을 내세우지 않고 조용하지만 단단히 우리를 감동시킵니다.
--- p.10

아기 곰은 나무를 오르고 또 오르지만 도무지 끝이 보이지 않아요. 열매인가 싶지만 빨간 애벌레나 붉은 다람쥐처럼 찾으려던 게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일도 똑같아요. 좀처럼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고 매번 같은 자리에서 도돌이표처럼 맴돈다 싶지요. 매일 똑같아 보이는 원을 반복해 그린다 싶지만 미세하게 동심원의 크기는 달라지고 있어요. 뉴싱이지요. 아무도 몰라도 자신만은 그 작은 차이를 알지요.
--- p.134

이 그림책을 읽으면서 생각합니다. 무엇이 길고 추운 겨울을 이겨내게 하는지, 무엇이 멀고 험한 길을 걸어 친구를 찾아가게 하는지를 말입니다. 곧바로 입증할 수 있는 사랑은 없고, 순간에 확인할 수 있는 진심은 드뭅니다. 은은한 소리 같은 시간이 쌓여 견고한 관계를 만듭니다. 오로라라는 낱말을 볼 때마다 오토와 리사 그리고 닐스가 생각날 것 같습니다.
--- p.196

아주 널리 알려진 몇몇 말고는 도무지 이름을 기억하지 못 한다는 사실에 절망해 얼른 고개를 돌리곤 합니다. 고프스타인의 그림책을 진작 만났더라면 그처럼 옹졸하게 굴지 않았을 텐데 말이지요. 이름을 몰라 부를 수 없으니 고개를 돌리기도 하지만, 이름을 몰라 알고 싶다며 다가가는 이를 위한 그림책입니다.
--- p.269

사방에서 험한 파도가 휘몰아치는 세상 같아도 우리는 태생적으로 다정함의 DNA를 물려받은 다정한 사람들입니다. 우리에겐 마주 보고 아껴주고 지지하고 응원하는 다정함이 있다는 거죠. 이렇게 생각하면 나도, 어제 다퉜던 사람도 좀 다르게 보게 됩니다. 수십만 년에 걸쳐 전해진 이 다정함의 힘을 아이들은 훨씬 더 감각적으로 알아차리는 듯합니다. 놀이터에서 누가 말해주지 않아도 같이 놀아야 더 재미있다는 사실을 쉽게 알아차립니다. 놀이터에서 주고받는 가장 중요한 말은 바로 “같이 놀자”입니다. 많은 놀이기구 중에서도 이런 비밀을 제대로 품고 있는 것이 바로 시소입니다.
--- p.2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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