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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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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부모를 이해하는가

: 관계의 원형, 상처의 근원인 부모 이해의 심리학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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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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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09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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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용량 EPUB(DRM) | 77.95MB ?
ISBN13 9791193281024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임상에서 부모와의 관계로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흔히 보게 된다. 스스로 자각하지 못하지만, 현재의 인간관계에서 겪는 어려움이 과거 부모와의 관계에서 기인한 사람. 부모가 세상을 떠났는데도, 그들과 함께한 기억에 지배돼 눈앞의 행복을 긍정하지 못하는 사람. ‘부모와 자녀 사이 문제’를 겪는 사람들은 치료도 더 오래 걸린다. 정신적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제야 수면 위로 드러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동시에 해결해야 한다. 부모와 사이가 나빠 당장 의지할 수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뿐만 아니라, 부모와의 관계가 형성될 때부터 문제가 있어 가치관이나 감정을 느끼는 방식에 생긴 ‘왜곡’을 해결해야 한다.
--- 「들어가며」 중에서

경쟁사회에서 사회 초년생에게 확실한 내 편이 되어주는 사람은 부모밖에 없다. 교사의 권위와 영향력이 줄어들면서, 예전처럼 좋은 선생님을 만나 인생이 바뀌었다는 얘기를 듣기 어려워졌다. 자녀의 직업 선택과 경력 개발에서 부모의 영향력이 점점 더 강화되고 있다. 부모가 오직 생존과 안전만 제공하는가, 이마저도 불가능한가, 사회적 성공과 자아실현까지 지원 가능한가. 부모의 지식과 열성, 경제력이 이를 좌우한다. 현대의 부모와 자녀 사이 문제는 ‘격차 문제’로까지 나아간다. 예전같이 교육해서는 부족하다. 현대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혹독한 시대다.
--- 「1장 양육의 장기화와 가중되는 부담」 중에서

‘부모는 자녀에게 조건 없는 애정을 쏟는다’는 상식이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님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관점은 특히 부모한테 사랑받지 못했다고 느끼는 사람이나 반대로 자녀에게 사랑을 느끼지 않아 괴로운 사람에게 중요하다. ‘부모는 당연히 아이를 사랑한다’는 상식에 ‘언제나 예외는 있다’는 인식이 더해지면 부모와 자식 관계를 볼 때 어느 정도 객관성이 생긴다.
--- 「1장 조건 없는 애정도 한계가 있다」 중에서

나쁜 부모 때문에 아이가 고통받는다는 ‘정해진 결론’은 ‘나도 그래서 힘들었다’는 잠깐의 공감과 치유에 그칠 뿐 앞으로 나아갈 길을 보여주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란, 어떤 부모에게서 자랐든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길을 말한다. 본래 이 길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른이 되면 그 어떤 선택도 자신의 자유로 이루어진다. 하지만 부모와의 관계에 얽매인 사람은 자신의 길을 찾아 훨훨 날아가기 어렵다. 이 속박에서 벗어나야 한다.
--- 「1장 부모를 향한 애증의 정체」 중에서

가족 간의 문제가 이후의 인간관계에서 되풀이되는 현상도 자주 일어난다. 상사, 동료, 연인, 배우자의 부모 그리고 자녀와의 관계에서 자신과 부모와의 관계의 패턴이 반복된다는 의미다. 아버지의 폭력에 노출된 사람이 또다시 연인의 폭력에 괴로워하거나, 지배적인 부모한테서 자란 사람이 지배적인 성격의 상사한테 또다시 엄격하게 통제받는다. 무의식중에 다른 가족의 역할을 연기하기도 한다. 폭력적인 아버지가 빙의한 것처럼 자식에게 공격적으로 대하거나, 어머니가 빙의한 것처럼 희생적으로 행동한다.
자신이 왜 일정한 패턴의 인간관계를 맺는지 자각하지 않는다면, 나쁜 상사, 나쁜 애인에게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맺을 때도 최초의 인간관계를 반복하게 되기 쉽다.
--- 「1장 ‘최초의 인간관계’는 되풀이된다」 중에서

부모와 자녀는 세 번 충돌한다.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유년기,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사춘기, 성인이 된 자녀가 마침내 자립하는 시기다. 이러한 충돌은 자연스럽고 필요한 갈등이다. 땀, 눈물, 콧물이 뒤섞인 충돌은 부모와 자녀 관계이기에 허락되는 교육 방법이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라는 생물이 사회생활을 하는 데 필요한 줄다리기였다고 생각한다. 부모 자식 사이에 갈등이 전혀 없다면 그것이 더 문제다. 충돌이 없으면 학습 기회를 잃어버린다. 대부분의 인간관계가 오래 지속되지 않고 단편적인 현대 사회에서는 가정이 아니면 고도의 인간관계 기술을 배울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 「2장 정형 발달의 경우」 중에서

정형 발달 아이는 부모의 훈육에 반항하더라도 끝내 굴복한다. 아직 부모를 이길 수 없다는 현실에 한발 물러난 뒤 ‘지금은 시키는 대로 해야지’ 하고 타협한다. 하지만 발달장애가 있으면 유연성이 부족해 타협과 포기가 어렵다. 부모한테 계속 반항하거나 우울증이나 섭식장애를 일으키기도 한다. 유전적 형질의 영향 또는 발달장애의 2차적 질환으로 경계성 성격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질환은 감정이 불안정해 부모가 애정을 쏟아도 충분치 않아 사랑받고 있지 않다고 호소하고 때로는 자해를 한다.
이런 일은 부모가 잘 키우지 않아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의존증 역시 부모의 잘못이 아니라 의존할 대상을 만나버린 불운에서 비롯된 것이다. 자책보다는 의사의 지도에 따라 회복에 전념하는 것이 적절하다. 한편, 발달장애아를 돌보느라 다른 자녀는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방치된 자녀는 복잡한 감정을 느끼고, 그때 형성된 관계는 성인이 돼서도 이어진다.
--- 「2장 아이에게 장애가 있을 때」 중에서

아이를 방임하는 어머니에게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수동형이 종종 관찰된다. 이 유형의 어머니를 둔 아이는 공감받지 못해 힘들어한다. 아이가 먼저 고민을 털어놓아도 그 고민이 얼마나 힘든지 이해받지 못한다. ‘학교에서 따돌림당하고 있다’고 말해도 ‘으음’ 하고 끝난다. ‘성폭행당했다’고 딸이 울어도 ‘그건 어제 일이잖아? 오늘은 괜찮을 거야’ ‘호루라기를 가지고 다니면 되잖아’라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다음날 학교에 보낸 실제 사례도 있다.
--- 「2장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는 부모」 중에서

아이는 다른 집이 어떤지 잘 모르므로, 자신에게 잘못이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 엄마는 왜 웃지 않을까, 왜 힘들어하는 나를 도와주지 않을까. 아빠는 왜 툭하면 화낼까. 나는 왜 사랑받지 못할까. 내가 나쁜 애라서……? 이런 의문과 불안에 끊임없이 시달리는 것은 가혹한 인생이다. 성인이 돼서도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다’는 생각에 고착돼 대인 관계가 불안정해지기 쉽다.
이런 경우 어떤 치료를 해야 할까? 정신과나 심리치료 상담실에서 과거의 경험을 말하는 과정에서 부모가 발달장애라서 그랬던 것이었음을 깨달을 때 불안과 의문에 종지부를 찍을 수 있다. 원인을 알면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과거의 짐에서 벗어날 수 있다.
--- 「2장 아이의 카산드라 증후군」 중에서

발달장애 부모가 학대에 해당하는 행위를 저지른 경우, 아이는 ‘복합 PTSD’ 진단을 받는다. 과거에는 ‘트라우마’의 정의가 협소해 전쟁, 재해 등 강렬한 체험만 대상이었지만, 점점 학대처럼 장기적·반복적인 체험도 트라우마에 포함되었다. 정신질환을 보는 관점이 개인의 유약함이 아닌 환경의 문제, 사회적 요인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괴로운 일을 겪은 사람한테 ‘혼자 알아서 이겨내’라며 개인한테 떠맡기는 시대에서 사회 전체의 문제로 받아들이는 시대로 차차 바뀌지 않을까? 정신적 충격을 받은 시민들을 돌보는 사회시스템도 잘 마련되지 않을까 희망을 담아 기대한다.
--- 「2장 카산드라 증후군에서 복합 PTSD로」 중에서

모녀가 지나치게 밀착한다면 둘 다 또는 어느 한쪽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불안장애일 가능성이 있다. 이 유형의 모녀는 겉으로는 매우 친해 보이지만, 사실 어머니가 지배적인 위치에 있을 수 있다. 딸의 사회화 지연 문제는 해마다 불거지고 있다. 딸이 지배적 위치에 있는 경우도 있다. 난동을 피우거나, 자기 방에서 나오지 않거나, 자살을 암시해 어머니를 조종하고 자신을 파괴한다.
어머니와 아들의 밀착도 있다. 마더 콤플렉스라고 부르기도 한다. 은둔형 외톨이의 뿌리에 모자의 밀착이 있는 경우는 드물지 않다.
--- 「2장 어머니와 자녀의 밀착」 중에서

정신질환 발병은 여러 유전자의 영향과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데, 스트레스 요인도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가지일 때 질환으로 이어진다. 나는 이것을 ‘불행의 연속’이라고 표현한다. 유전자, 환경, 가족관계, 트라우마, 직업 등 인생을 결정하는 중요한 국면에서 계속해서 불행이 겹칠 때가 드물게 있다. 낮은 확률로 안 좋은 패가 연달아 나오는 사람이 정신질환에 걸린다.
--- 「2장 ‘부모한테 일어난 일’을 알게 된다면?」 중에서

부모의 배경과 내원자가 말한 부모의 에피소드를 복합적으로 검토하면서 발달장애, 경계성 지능, 우울증 등의 가능성이 있는지 확인한다. 하지만 내원자한테 이런 가능성을 전달하기는 조심스럽다. 내원자의 부모를 직접 상담하거나 치료하는 상황이 아니라서 정보가 제한되고 윤리적인 문제도 있다.
대화가 진전되고, 내원자들도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게 되면, 대부분 먼저 “선생님, 저희 부모님이 혹시 ~일까요?”라고 묻는다.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만 대답한다. 이건 사물을 보는 내원자의 관점에 객관성이 갖춰졌다는 신호다. 이쯤이면 내원자도 의사가 답변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의 경계를 어느 정도 알기 때문에 확실한 답변을 요구하지 않는다.
--- 「3장 부모에 대한 기본 지식」 중에서

아이큐가 70~85이면 지적장애가 아닌 경계성 지능으로 분류한다. 7명 중 한 명이 이에 해당한다. 경계성 지능 부모가 있는 가정에는 방임과 관련된 학대 위험이 있다. 차에 방치된 아이가 열사병으로 사망했다는 뉴스가 이따금 세상을 경악시킨다. 이런 사건을 일으키는 부모는 지적인 문제로 차 내부 온도가 얼마나 올라갈지 몰랐을 수도 있다. 애초에 열사병이라는 개념을 몰랐을 수도 있다. 이 정도로 심각하지는 않더라도 가사와 육아에 금세 진이 빠져 아이한테 화를 내기도 한다.
--- 「3장 부모가 경계성 지능이라면?」 중에서

우울증에 걸린 부모가 망상에 빠져 소란을 피우거나, 죽고 싶다고 하거나, 내리 잠만 자는 것을 보는 아이의 내면은 극도로 혼란스러워진다. “엄마 아프니까 얌전히 있어”라는 대수롭지 않은 말 한마디에 죄책감에 불이 붙기도 한다. 부모가 “네가 자꾸 말썽을 부리니까 낫질 않잖아”라고 아이를 탓하기도 한다. 아이의 뇌가 아직 다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과 상관없는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이의 인지와 발달 특성을 고려해 실제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가 우울증이면 궁핍해지기도 쉽다.
--- 「3장 우울증에 걸린 부모」 중에서

양극성 정동장애는 10대에서 20대 사이에 많이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35% 이상이 진단받기까지 10년 이상 걸렸다고 한다. 같은 의사한테 최소 1~2년 이상 진찰받아야 알 수 있는 질환이다. 양극성 정동장애의 가장 무서운 점은 높은 자살률이다. 10% 이상이 자살 시도를 한다고 알려져 있다. 2년 이내에 50~60% 이상 재발한다는 데이터도 있으며, 약물치료를 하지 않으면 90%로 높아진다.
환자의 자녀는 부모가 우울 상태일 때는 힘든 집안일을 도맡아야 한다. 조증 상태일 때는 부모가 쉽게 화를 내고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다. 길 가다 처음 보는 이성을 성적으로 유혹하거나 거금을 탕진하기도 한다. 약을 꾸준히 복용하면 이런 일은 확연히 줄어든다.
--- 「3장 조울증이 있는 부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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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독이 되는 부모와 멀어져라!”라는 말이 일상이 된 요즘이다. 그렇지만 과연 부모와 멀어지는 것만이 정답일까? 그리고 부모에게서 온전히 멀어질 수 있을까? 일본의 정신과 의사 마스다 유스케는 부모를 원망하며 멀어지는 것이 그다지 치료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보다 부모와 나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부모와 자식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신의학적인 도구를 제공해준다. 그래서 부모나 자식이라는 개인적인 차원이 아니라, 입체적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게 도와준다.
나의 부모는 어떤 사람이었을까? 어떻게 성장했고 어떤 어려움이 있었을까? 만약 당신이 부모에게 큰 상처를 받아서 지금까지 괴로워하고 있다면, 용기를 내어서 부모의 세계를 탐구해보는 것은 어떨까? 부모의 세계를 일단 이해해보자. 그리고 그 후에 당신을 위한 선택을 하자.
- 최설민 (유튜버 놀심, 튜브 ‘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운영자)
가족상담, 부부상담을 하다 보면 부모와의 관계에서 고통을 겪은 사람이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살아계시든 돌아가셨든, 자신이 경험한 부모는 살아있는 한 내내 그 개인의 내면에 존재한다. 이 책은 왜 부모가 의도와 상관없이 자녀를 병들게 하는지,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 독립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또 어떻게 성공적으로 분화해 갈 수 있는지 알려준다.
- 이남옥 (이레지나, 한국상담대학원대학교 부부가족상담심리학과 교수·서울부부가족치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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