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이형장애 아동 및 청소년들은 반복적 행동(repetitive behaviours)을 보이는데, 이런 행동은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외모 결점을 고치려 하거나 감추기 위해서 나타난다. 신체이형장애와 관련된 강박적이고 반복적인 행동으로는 거울 확인(mirror checking)(하루의 대부분 또는 몇 시간을 거울만 쳐다보는 것), 안심추구행동(reassurance seeking), 위장술(camouflaging), 피부뜯기(skin picking)가 있다. 이 외에도 피부과 시술 및 치과 치료 또는 성형수술을 지나치게 검색한다거나, 인식하는 외모 결함 부위를 지속적으로 만지며 체크하기도 한다. 또한 엄격한 식단을 준수하기도 하고, 거울 그리고 창문과 같은 반사되는 표면을 가리는 행동도 포함된다.
신체이형장애는 본질적으로 심리적인 영향이 크지만, 이를 받아들이는 정도는 해당 자녀의 통찰력 수준에 따라 다르다. 보통 신체이형장애 진단을 받은 아동 및 청소년은 장애에 대한 통찰력 수준이 낮은 경우가 많다. 특히, 이들은 인식하는 외모 결함이 진짜로 있다고 믿으며, 그들이 호소하는 고통의 수준과 실제 현실 사이에 큰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 p.17
“지금까지 과학적으로 증명된 효과적인 신체이형장애 심리치료는 인지행동치료가 유일하다. 게다가 다양한 연구를 통해 신체이형장애를 위한 인지행동치료가 신체이형장애 증상과 우울한 기분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라고 검증되었다.
신체이형장애를 위한 인지행동치료는 전문가와 함께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며 일주일에 1시간씩 진행된다. 신체이형장애 자녀가 보이는 심각성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신체이형장애를 위한 인지행동치료는 14주에서 20주 정도 진행된다. 신체이형장애 자녀의 나이와 성숙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치료 과정에서 종종 가족구성원과 함께 진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나이가 있는 신체이형장애 청소년의 경우 부모 없이 진행하는 것을 더 선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체이형장애 자녀를 지원하는데 부모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며, 특히 치료 시간에 주어진 과제를 다음 치료 시간 전까지 잘 이행하도록 돕는 등, 자녀가 충실히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주어야 한다. 인치행동치료에서 핵심은 신체이형장애 자녀들이 자신의 외모에 대해 가지고 있는 사고방식 및 자동적인 반응 행동을 수정하고 변화를 모색하는데 있다.
--- p.147
신체이형장애가 있는 자녀를 둔 부모의 경우, 부모로서 기본적으로 이행해야 하는 역할 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에서 추가적으로 스트레스를 경험하게 된다. 신체이형장애 자녀의 심리 상태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 이외에도, 자녀(또는 가족)를 위해 정신사회 치료법(psychosocial treatment)을 찾고 받는 것까지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또한 자녀가 학교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학교의 전문가들과 긴밀히 연락을 취해야 할 수도 있다. 그리고 신체이형장애 자녀로 인해 다른 가족 구성원들이 정서적으로나 생활하는데 힘들어한다면, 부모가 상황을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
책에서 여러 번 언급은 하였지만, 많은 부모들이 자녀가 힘들어하는 이유에 대해 자신의 잘못으로 여기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하지만, 자녀의 신체이형장애 발병은 절대로 부모의 잘못이 아니다. 따라서 부모가 죄책감을 갖거나 스스로를 비난하는 것은 자신을 고통스럽게만 만들며, 신체이형장애 자녀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행동이다. 신체이형장애의 원인은 그보다 훨씬 더 다양하고 복잡하며 여러 가지 요소가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신체이형장애 자녀에 대해서 부모가 모든 책임을 지게되면 정신 건강에 해롭기만 하며, 다른 가족 구성원들을 힘들게 할 수도 있다.
--- p.200
신체이형장애로부터 회복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는 아마도 외모와 관련하여 무분별한 기대 또는 메시지가 만연한 세상 속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세상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수많은 이미지들이 폭탄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또한 외모를 고치고 수정하는 제품의 광고에 집중적으로 노출되어 외모라는 단어가 성공과 소속감 그리고 매력이라는 뜻과 동일하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받는다. 이러한 현실은 신체이형장애 자녀가 세상을 탐색하고 적응하는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치료시간에 받는 메시지(=외모에 대한 집착행동을 그만두어야 한다.)와 현실에서 받는 메시지(=인간은 외모에 신경 써야 하고 특정한 모습으로 보이도록 노력해야 한다.)가 서로 상반된다면 그 사이에서 신체이형장애 자녀가 혼란스러워 할 수 있으므로 어떻게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위와 같이 서로 상반된 메세지에 대해서 자녀와 충분히 이야기 나누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며, 자녀가 치료를 받고 있다면 모든 과정에서 이러한 측면이 잘 다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러한 딜레마는 계속해서 고개를 내밀 것이며, 이에 아름다움과 소속감이라는 사회적 개념에 계속해서 도전해야 할 것이다. 제9장에 나와 있는 조언들을 참고하면 자녀가 노력하고 있을 때 부모가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 p.245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 시작하는 것처럼 자녀가 신체이형장애를 극복하는 모든 과정을 부모가 세심하게 살피며, 아무리 작은 성공이라 할지라도 반드시 축하해준다. 신체이형장애의 여정은 평탄하기보다 심하게 요동을 치며, 가는 길마다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때로는 3걸음 앞으로 나아가다가 2걸음 뒤로 물러서게 되거나, 심지어는 4걸음을 물러서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회복하는 과정의 일부분이며 자녀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해서 앞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격려해 주어야 한다.
특히,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되찾고 증상이 상당히 개선되었다고 느끼고 있을 때, 좌절이 찾아오면 감당하기 매우 힘들 수 있다. 그 당시에는 모든 것이 무너지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때 실패했다고 여기기보다 잠시 돌아서 가는 것이라며 여유 있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잠시 돌아간다고 해서 다시 원점상태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새로운 관점을 가지고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회복 탄력성과 좌절을 견디는 힘을 강화시킨다.
--- p.2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