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됐고요,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겠습니다

: 나를 응원하고 싶은 날, 쓰고 그린 365일의 이야기

하다하다 글그림 | 섬타임즈 | 2023년 12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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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2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388쪽 | 400g | 120*190*30mm
ISBN13 9791198520319
ISBN10 119852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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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데이 클래스에서 그림을 가르쳐준 강사의 말이 인상 깊었다. “미술 전공자들은 선 하나 긋는 데도 너무 고민하느라 그림을 시작하지 못해요.” 나는 전공자도 아니고 그림도 잘 모르는 사람이라 느낌대로 선을 죽죽 그었다. 아이패드라는 새로운 디바이스는 종이나 캔버스와는 다르게 선을 감쪽같이 지우거나 자유자재로 그릴 수 있다. 겁이 없었다. 그렇게 거침없이 그리다 보니 어느새 그림 그리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때로 행운은 소소한 도전 속에 숨어있기도 한다는 걸.
---「1월 11일」중에서

나에게 많은 기대를 하지 않는다. 조금 시도해보고 기다린다. 채근하지 않는다. 무리하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조금씩. 그저 발 하나를 뗄 뿐이다. 앞으로 가든 뒤로 가든 연연해하지 않는다. 발을 떼고 움직였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성장했으니까. 나는 늘 조금씩 자란다.
---「2월 28일」중에서

결혼하고 나서는 달라졌다. 나에게 맞춰주는 남편 덕에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한다. 세상에 이렇게 좋은 걸. 왜 나는 타인을 위해 내가 주로 배려하는 방식을 택해왔을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은 ‘호의를 계속 베풀면 내 의무인냥 착각하게 된다’는 말과도 같다. 호의를 베푸는 대상은 타인도 되지만 때로는 나이기도 해야 한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나부터 챙기려고 노력한다. 일단 나부터 행복해지기 위해.
---「3월 4일」중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깨닫게 된 건 사소한 것들을 꾸준히 하는 힘이다. 뭔가 잘하려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힘이 들어가고 쉽게 지친다. 작가로서의 나, 일을 하는 나는 늘 ‘잘하고 싶은 욕망’에 잡혀 최종 목적지가 번 아웃이 되곤 한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에 올리는 그림 이야기는 좀 달랐다. 그저 하루의 사소한 일들을 모아 꾸준히 그리는 나의 그림일기. 보잘것없어 보이는 그림들이 차곡차곡 모이니 나의 일부가 됐다. 쉽게 할 수 있는 작은 일들을 부담 갖지 않고 꾸준히 하기. 그렇게 나는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그렇게 나는 꾸준히 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
---「3월 13일」중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며 물질을 하는 해녀에게 가장 중요한 철칙은 보고도 욕심내지 않는 마음이라 했다. “내 숨의 한계를 아는 게 중요해. 눈이 욕심이야. 욕심을 못 다스리면 죽어. 눈 딱 감고 올라와야 해.” 자신의 숨 길이를 아는 것. 그건 다른 해녀와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뜻이었다. 노력으로 한계를 억지로 극복하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고 그것에 완벽하게 만족하라는 말이었다. 나의 숨 길이를 아는 것,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길이다.
---「4월 24일」중에서

나에게 가장 좋은 친구는 바로 나다. 무시하지 않고 존중하며, 마음을 열어 이야기를 들어주고, 손잡아 주고 기댈 어깨를 내어주고, 또 최대한 예의를 갖춰 대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해주고 싶듯이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나를 응원한다. 누구도 나를 응원해주지 않아도 나는 나를 응원할 것이다.
---「6월 12일」중에서

미래의 나를 상상해본다. 나는 무엇이 되어 있을까. 아니, 무엇이 되어 있지 않아도 좋다. 미래의 나라면 지금의 나에게 무슨 조언을 해줄까. 수첩에 어떤 이야기가 쓰여 있을까. 많이 보고 많이 경험할 것, 너무 애쓰지 말 것, 너무 아끼지 말 것, 바쁠 때일수록 잠시 멈춰 현재를 즐길 것, 좋은 친구를 옆에 둘 것, 늘 기록할 것. 이런 것들이 아닐까.
---「11월 11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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