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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작고 부드러운 세계

: 활자들의 마을에서 만난 사소하지만 고귀한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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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3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278g | 135*195*14mm
ISBN13 9791190365543
ISBN10 119036554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마지막 한 조각의 참하늘빛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는 안간힘으로, 나만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싶어서 애타게 무엇인가를 찾아 헤맸던 것 같다.
--- p.14

엄마가 내 세계로 넘어온 적은 없었지만, 나는 종종 엄마의 세계로 넘어가곤 했다.
--- p.45

돌아보면 나는 아프고 나서 알게 된 것이 무엇보다 많았다. 아파서 할 수 없었던 일만큼이나 아팠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들도 있었다. 무엇이 좋고 나쁘다고 단정 짓기 어려웠다. 모든 것들은 생각하기 나름이었다.
--- p.67

사실 나는 식탐뿐 아니라 스스로의 힘으로 잘 조절되지 않는 무언가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자꾸 마음이 간다. 그러려고 그런 건 아닌데, 그렇게 되어버리고 마는 일들 앞에서 나도 같이 속수무책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
--- p.72

매일 아침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며 내가 자주 한 생각은 이런 것들이었다. 누군가 내 삶의 소중한 것을 조금씩 앗아가고 있다는 생각, 또는 누군가가 마련해놓은 장난에 휘말리고 있다는 생각. 그래도 다행히 그런 생각에 오래 잠식당하지는 않는다. 그럴 땐 다시 이런 말을 되새길 따름이다. ‘내 앞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닌 그저 삶이 있을 뿐이다. 그 사실만 기억하면서 살아야 한다.’
--- p.97

나에게 글쓰기란 크고 작은 문턱들이 끊임없이 내 발치에 걸리는 일이다.
--- p.104

대학원에서 공부할 때, 어려운 이론서를 잘 독해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나의 꿈은 이제 내 곁에 있는 한 사람의 이야기를 잘 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으로 바뀌었다.
--- p.131

한 권의 책을 찾는 여정에서 또 다른 책을, 또 하나의 세계를 만나는 이 순간이 나에게는 큰 기쁨이다. 내가 전혀 모르는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서라도 나는 더 자주 길을 잃고 싶어진다. 책이라는 드넓은 세계에서만은 얼마든지 그러고 싶다.
--- p.157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치기보다 함께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나에겐 더 중요하다고, 그러기 위해 좋은 길잡이가 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스스로에게 이야기한다. 이 만남은 우리가 더 훌륭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어느 순간에 꺼내 먹을 수 있는 작은 쿠키 같은 기억을 차곡차곡 쌓는 데 있다고, 나에게 말한다.
--- p.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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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신아영 작가의 진단처럼 우리는 “이야기에 빚진 자”들입니다. 우리들의 말과 살아가는 힘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로부터 얻어가는 까닭입니다. 거기에 더하여, 진즉에 이야기되어야 했는데 아직 말해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책임까지도 포함해서 빚으로 짊어지고 있을 테지요. 그러나 이렇게 빚진 자들은 복된 자들이기도 합니다. 사람은 무엇보다 이야기를 나누게 되어 있다는 신비와, 그렇게 나누는 이야기의 살아 생생한 빛을 삶의 힘으로 누리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신아영 작가는 이토록 빚지고 복된 자들의 세계를, “이곳은 사람과 이야기로 가득한 도서관이다”라고 선포했습니다. 그는 이 세계의 주민이면서도 스스로가 선포된 문장이 되어가고 있는 듯합니다.
- 신현이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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