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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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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이는 존재하지 않는 세상

: 카를로 로벨리의 기묘하고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 EPU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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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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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3년 1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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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51.79MB ?
ISBN13 9791165348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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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카를로 로벨리의 아름다운 양자 물리학] 북해의 섬 헬골란트에서 양자 이론을 꽃피운 하이젠베르크부터 '상호작용'으로만 이루어진 세계까지, 물리학으로 보는 광활한 세상에 대한 카를로 로벨리의 신간. 상호작용을 하지 않는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이야기하는 양자 이론은 이제껏 보지 못지 못한 세계의 실체를 보여준다. - 안현재 자연과학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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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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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5년 여름, 스물세 살의 한 독일 청년이 바람이 많이 부는 북해의 외딴 섬, ‘성스러운 섬’이라는 뜻의 헬골란트 섬에서 며칠 동안 불안한 고독의 나날을 보냅니다. 그리고 그 섬에서 그는 모든 난해한 사실을 설명하고 양자역학의 수학적 구조인 ‘양자론’을 구축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얻었습니다. 아마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 혁명이었을 겁니다. 청년의 이름은 베르너 하이젠베르크였죠. 이 책의 이야기는 그로부터 시작됩니다.
--- p.9

우리는 이 세상을 대상과 사물, 실체(과학 전문용어로 ‘물리계’라고 부르는 것)의 측면에서 생각합니다. 광자, 고양이, 돌, 시계, 나무, 소년, 마을, 무지개, 행성, 은하단 등등… 그러나 이 대상들은 각자 고고한 고독 속에 서 있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서로에게 작용하고만 있을 뿐입니다.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려면 고립된 대상이 아니라 이러한 상호작용에 주목해야 합니다. 고양이가 똑딱거리는 시계 소리에 귀를 기울입니다. 소년이 돌을 던지고, 돌은 날아가 공기를 움직이고, 다른 돌에 부딪혀 그 돌을 움직이고, 그 돌은 떨어져 땅을 누릅니다. 한 그루의 나무가 태양빛에서 에너지를 얻어 산소를 만들고, 마을 사람들은 그 산소를 마시며 별을 관찰합니다. 그리고 별들은 다른 별들의 중력에 이끌려 은하 속을 움직여갑니다. 우리가 관찰하고 있는 이 세계는 끊임없이 상호작용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상호작용의 촘촘한 그물망입니다.
--- p.97

물리적 변수는 사물을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이 서로에 대해 나타나는 방식을 기술합니다. 상호작용이 일어나지 않고 있을 때 변수에 값을 부여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이죠. 변수는 어떤 대상과 상호작용하는 동안 그 대상과 관련해 상대적인 값(입자의 위치나 속도)을 갖는 것입니다. 세계는 이러한 상호작용의 네트워크입니다. 물리적 물체가 상호작용할 때는 관계가 성립합니다. 돌이 다른 돌과 부딪힙니다. 햇빛이 내 피부에 닿습니다. 독자인 당신은 이 글을 읽습니다.
--- p.105

속성이 상대적일 뿐이라는 사실 때문에 여럿으로 쪼개진 시점과 다양해진 관점도, 이러한 정합성 덕분에 다시 봉합됩니다. 양자론의 문법에는 이러한 정합성이 갖추어져 있으며, 이것이 상호주관성의 기반이 되어 우리의 공통된 세계상의 객관성을 뒷받침합니다. 서로 대화하는 우리 모두에게, 나비의 날개색은 늘 같은 색인 것입니다.
--- p.128

우리가 세계라고 부르며, 그 속에 존재한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느끼는, 빛으로 가득한 이 마법의 만화경. 우리가 ‘정신’이라고 부르는 연약한 베일은 바로 이 무한한 신비를 탐색하기 위한 서투른 도구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손에 든 지도를 믿고 의심 없이 세계를 건널 수 있습니다. 그렇게도 충분히 잘 살 수 있고요. 세계의 빛과 무한한 아름다움에 그저 압도된 채로 말없이 앉아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참을성 있게 책상 앞에 앉아 촛불을 켜고 노트북을 열고, 실험실에 가서 친구나 논적과 논쟁을 벌이고, 성스러운 섬에 틀어박혀 계산을 하고, 새벽녘에 바위산을 기어오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차를 마시고 벽난로 불을 지피고 다시 자판을 두드리면서 몇 가지를 조금 더 이해하고, 기존의 해도를 집어 들어 그 한 부분이라도 더 낫게 만드는 일에 힘을 보탤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자연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이죠.
--- p.141

우리 인간이 서로 부딪혀 튀어오르는 작은 돌멩이들로만 이루어져 있을 수 있다고 상상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돌멩이 하나도 광활한 세계입니다. 확률과 상호작용이 요동치는, 이글거리는 양자들의 은하계죠. 다른 한편 우리가 ‘돌’이라고 부르는 것은 의미들이 우리의 생각 속에 겹겹이 쌓인 층으로, 이는 점과 같은 상대적인 물리적 사건들의 은하계와 우리 사이의 상호작용이 불러일으킨 것입니다. ‘단순한 물질’이 흩어져 복잡한 층이 되어, 갑자기 단순하지 않게 보입니다. 희미하게 풀린 우리의 정신과 단순한 물질 사이의 간극은 어쩌면 뛰어넘을 수 있을 것처럼 보입니다.
--- p.192-193

우리가 사물의 총체를 상상할 때, 우리는 우리가 우주 바깥에 있고 ‘거기서’ 바라본다고 상상합니다. 그러나 사물의 총체에는 ‘바깥’이 없습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은 존재하지 않는 관점입니다. 세계에 대한 모든 묘사는 내부로부터 이루어집니다. 외부로부터 본 세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직 서로를 비추는 부분적이고 내부적인 관점들만이 존재할 뿐이죠. 세계는 관점들의 이러한 상호 반영인 것입니다. 양자 물리학은 이러한 현상이 이미 무생물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동일한 대상과 관계된 속성들의 집합이 하나의 관점을 형성합니다. 관점을 다 버리고서는, 사실의 총체를 재구성할 수 없습니다. 사실이란 오직 상대적인 사실일 뿐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 결국 우리는 사실이 없는 세계에 있게 됩니다.
--- p.213

관계적 관점에 설 때 우리는 주체/객체, 물질/정신의 이원론에서, 실재/사고 또는 뇌/의식의 환원 불가능해 보이는 이원론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몸 안에서 일어나는 과정을 밝히고 그것과 외부 세계와의 관계를 밝히고 나면, 그 후에 이해해야 할 무엇이 더 남아 있을까요? 이러한 과정은 거기에 함께 참여한 우리 몸과 외부 환경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반응이자 그 관계가 정교화된 것입니다. 이 과정들은 우리 몸의 외부와 내부 사이를 (그리고 내부와 내부 사이를) 가로지르죠. 우리 의식의 현상학이란, 뉴런이 전달하는 신호에 포함된 관련 정보를 서로 비추는 거울 게임에서, 이러한 과정이 자신에게 부여한 이름에 불과하지 않을까요?
--- p.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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