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 나오신 열 분의 저자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분들입니다. 저는 이 분들이 책을 출판하면서 더욱 더 성장하시길 바랍니다. 블로그 한 편, 책 한 권의 힘을 잘 알기에 이 프로젝트를 기획한 것이고요. 아이를 한창 키울 때는 긴 터널 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출구를 향해 돌진하는 거죠. 터널 밖을 나갔을 때 쏟아지는 햇빛 속에서 여러분의 모습도 찬란했으면 합니다.
(샤론코치 이미애)
엄마는 가끔 나에게 전화를 걸어, 이렇게 이야기한다.
“나 지금 친구들이랑 어디 놀러 나왔는데, 우리 딸이 애들 키우느라 한창 고생하고 있을까 봐.”
“엄마, 그런 소리 하지 말고 실컷 놀아. 지금이 엄마 인생의 황금기잖아. 시간도 되고 돈도 여유가 많이 생겼잖아. 이제는 이 시간을 최대한 즐겨야 해”
물가도 올랐는데 외벌이에 애들 학원비 대느라 딸과 사위가 고생한다며, 가끔 들러 알뜰살뜰 모은 돈을 슬쩍 놓고 가시는 엄마. 그러고 보니 우리 집 냉장고는 여전히 친정 엄마표 반찬으로 가득하다. 이제 식모 노릇은 그만 좀 해도 될 텐데. 나의 음식 실력이 여전히 늘지 않는 건 다 엄마 탓이다.
(이효재)
한 달쯤 지났을까? 엄마가 유모차에 채웠던 자물쇠의 비밀번호가 뭐였는지 한참을 맞춰보다 울어버렸다. 내 생일, 가족 생일, 아이들 생일, 전화번호 뭐였지? 불과 한 달여 전에 엄마가 말해줬었는데, 기억나지 않았다. 엄마랑 나누었던 많은 이야기, 추억들이 그렇게 희미해져 가는 게 두려웠다. 갑자기 매일 보던 할머니의 부재를 이해 못 할 아이들은 할머니가 어디 있냐고 물었다. “할머니 보러 하늘나라에 가면 안 되냐?”는 상상도 하기 싫은 말도 하고. 중환자실 대기, 장례를 치르는 동안 난생처음으로 엄마와 일주일이나 떨어져 있었던 아이들의 분리불안은 더욱 커졌다. 엄마와 함께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던 공원, 엄마와 커피를 마신 카페, 모든 것이 그대로인데 엄마만 없었다. 세 딸의 엄마로서 늘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엄마가 알고 보니 소녀 감성의 여자였단 걸, 엄마의 유품이 된 핸드폰을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카메라에는 매일 오가는 공원의 꽃과 나무, 파란 하늘이 담겨있고, 다운로드 폴더에는 아름다운 시들이 있었다. 엄마의 마지막 카톡 프로필에는 화단의 팬지꽃이 담겨있다. ‘팬지: 나를 생각해 주세요.’라는 꽃말이 있는.
(이아름)
완벽하지 않아도 돼. 실패해도 돼. 틀려도 돼. 마음의 여유를 준다는 것은 아이에게 새로운 도전에 대한 용기를 줄 수 있었을 것이다. 마음의 여유는 아이 스스로 만든 것이 아니었다. 엄마가 먼저 마음의 무게를 내려놓았더니, 아이의 눈이 보이고 아이의 마음이 보였다. 마음이 편해진 엄마를 통해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 아이는 도전이라는 날개를 받았다. 가족 모두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괜찮다는 마음의 여유가 새로운 도전을 쉽게 택하도록 해주었을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통해 두 아이는 1년 이상의 타국 생활의 경험을 얻었고, 외국인 가정에서 생활하며 다른 문화권에 직접 부딪혔으며, 유학원 내 단체 생활을 통해 타인에 대한 예의, 배려를 습득했다. 도전은 성공적이었고, 언젠가 성인이 되어 다른 기회가 오더라도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한다.
(심은희)
부모와 자식은 맞닿아 있다. 부모님은 자식 키우는 일이 처음이라 스스로 서툴다고 느끼셨겠지만, 자식인 우리에겐 그저 크고 감사한 존재이다. 우리 아이들에게도 부모인 우리가 그런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작지만, 소중한 추억을 남겨주고, 많이 안아주고, 표현하는 부모가 되려 한다. 꼭꼭 숨겨두었던 나의 30대 ‘마음 서랍’ 속을 이제 차곡차곡 정리하고 닫는다. 그리워질 때면 언제든지 열어 보기로 마음먹는다. 그리고 40대 ‘마음 서랍’은 어떻게 채워갈지 행복한 상상을 해본다.
(김채은)
난 내 아이가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지닌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부터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보여줘야 한다. 그런 엄마를 보면서 내 아이는 나보다 더 나은 어른이 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아이에게 미안해했고 사과도 했다. 더 이상 그 미안함에 아이를 안쓰럽게 바라보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엄마를 사랑하는 그 마음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아들을 보면 이제는 믿음이 간다. 저 뾰족뾰족한 예민함으로 사람들의 불편함을 찾아줄 것이고, 저 가벼운 엉덩이로 얼마나 부지런한 삶을 살 것이며, 저 해맑음 웃음으로 행복을 지키며 살아갈, 내 아이의 미래가 너무나 기대된다. 나보다 더 나은 부모가 될 아이의 모습을 생각하니 가슴이 뭉클해진다. 더욱더 아이에게 내 인생을 잘 사는 모습을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보라)
‘후성유전’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DNA의 염기서열의 변화 없이 나타나는 유전자 기능의 변화가 유전되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유전도 중요하지만, 출생 이후 유전자가 바뀔 수 있고 이것이 다음 세대로 유전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음 세대에게 노출되는 환경이 중요한 것이다.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환경은 부모, 바로 ‘나’이다. 그래서 나는 나를 먼저 키워주기로 결심했다. 그렇기에 나는 오늘도 공부한다. 엄마인 내가 하나의 완성형 인간으로 발전해 가는 것, 그리고 그 성장 과정에서 실패와 성공의 모든 순간을 아이와 공유하는 것. 이 모든 게 강요 없이 아이가 성장하는 유일한 방법이라 믿는다.
(박민지)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는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무거운 캐리어를 끌었다. 제주는 더이상 우리에게 그냥 휴가지가 아니었다. 우리의 성장을 볼 수 있는 곳, 미래를 꿈꾸고 준비해 가는 곳이 되었다. 아이 임신 전, 나와 남편은 아기가 오기를 기다리면서 태명을 미리 지어놨었다. ‘주몽.’ 남편의 성을 딴 ‘주’에 ‘꿈’을 뜻하는 ‘몽’, ‘꿈을 꾸는 아이’라는 뜻이었다. 나는 내 아이가 늘 꿈이 있기를 바란다. 꿈을 향해 노력하고, 성장해 나가기를. 삶의 태도 중심에 가진 것을 나누는 가치가 자리하기를 소망한다. 나보다 나은 모습으로 인생을 신명나게 살아가기를 바란다.
(오효진)
아이를 낳아 키워보니 어느덧 나의 모습 속에 우리 아빠가 나에게 해주신 모습이 투영되어 있다.
우리 아빠가 나에게 하는 매번 같은 말.
“민희야 밥 먹었어?”
“밥 먹어야지.”
내 입에 들어가는 밥이 우선이었던 우리 아빠.
배 속이 뜨뜻한 것이 가장 중요했던 우리 아빠.
학교 갈 때도 중학교가 되어 시간이 없어도 밥을 먹지 않으면 학교에 보내지 않았던, 그래서 현관 신발장 앞에서까지 밥그릇을 들고 서서 한 숟가락이라고 먹고 학교 보냈던 우리 아빠의 모습은 어느덧 나의 모습이 되어 있다.
(방민희)
아이를 의사로 만들 거냐는 질문을 들을 때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들고는 싶죠. 같이 서로를 돌보고, 성장하는 관계가 되었으면 좋겠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현실을 보면 되고 싶다고 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기준과 관문이 너무 높아요. ‘나라도 못 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냥 하다 보면 되는 거지, 하나를 향해서 가라고는 못 하겠어요. 아이를 보면서 그 순간순간 판단해야죠. 자신의 온도와 속도대로 가고 있을 테니까요. 그리고 꾸준히 성장하고 펼쳐지게 도와줄 거예요. 의사가 아니더라도, 사람과 생명에 관련된 세상을 알려주고는 싶어요. 보람되고, 할 일도 많고, 펼칠 수 있는 게 많거든요. 어느 분야든 좋은 태도와 성실함을 무기로 자신의 길을 열어갈 수 있는 어른이 되었으면 하는게 저의 소망입니다.
(이지희)
요즘 저는 제가 사랑하는 주변 지인들에게 작은 취미나 돈벌이 또는 미비한 시작이라도 일단 한 번 해보기를 권합니다. 작은 관심사가 취미가 되고 그 활동들이 일과 직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우리의 작은 날갯짓이 어떤 반향을 일으켜 그 이후에 어떤 일이 생겨날지는 아무도 모르니 말입니다. 그렇게 도전하는 모습으로 아이에게 존경까지 받는다면 얼마나 행복할까요? 진정한 인생의 보너스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모든 여성이 행복하고 존중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새로운 생명을 품고 그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들이니까요. 얼마나 중요하고 소중한 일인지를 매일 깨닫고 있습니다. 어느 자리에서 어떤 상황에 있던지 하루하루의 일상에서 행복을 느끼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분들이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저도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김미연)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