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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마흔이 될 순 없어

: 곧 마흔 워킹맘의 인생 옆그레이드 성장기

유지혜 저 / 김일주 그림 | 책세상 | 2024년 01월 22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7건 | 판매지수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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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28*188*20mm
ISBN13 9791171311040
ISBN10 117131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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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저항이 어찌나 센지 밀가루 반죽을 휘젓는 느낌이다. 팔이 일부만 밖으로 나오니 살려달라고 허우적거리는 듯 보인다. 그렇다고 멈춰선 안 된다. 무섭게 뒤따라오는 상급반 학생들에게 따라잡힐 순 없다. 조급해지면 결국 자유형으로 죽기 살기로 헤엄친다. 그렇게 헉헉대며 여덟 바퀴를 돌면 비록 접영으로 완주하지 못했어도 200미터를 쉬지 않고 수영한 셈이다. 이런 일을 몇 번 반복하니 어느 순간 자유형이 전보다 쉽게 느껴지고, 접영 실력이 조금이나마 늘었다. 상급반 학생들이 우아하고 멋지게 ‘접영 200미터’라는 호랑이를 그리는 동안, 그저 열심히 쫓아간 나는 ‘쉬지 않고 200미터’라는 고양이를 그리는 셈이다.
---「고양이 그림이 넘쳐나면 어때」중에서

아기가 세상에 나오고 첫 36개월은 주 양육자와 애착을 형성해야 한다는 이론을 신봉한 내가, 실전에서 겪는 어려움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형편이었다. 그렇다고 마냥 어두운 마음 상태로 있을 순 없지 않은가. 남편도 나의 다크 모드를 감당하느라 지쳐 보였다. 자구책을 마련해야 했다. 내가 사용한 육아 우울 퇴치 방법은 세 가지다.
---「육아휴직기 다크 모드 해제법」중에서

할아버지 한 분이 민원실로 찾아와서 의약품 허가 담당자와 상담하게 해달라고 요청한 일이 있었다. 민원실에 가보니 할아버지가 직접 개발해 효험을 본 약을 가져오셨다고 했다. 할아버지는 이걸 어떻게 약으로 허가받아 팔 수 있을지 알기 위해 방문했다며 생수병에 담긴 갈색 액체를 보여주셨다.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여쭈니 비밀이라 대답할 수 없다고 하셨다. 난감했다.
---「배워서 남 주면 돌아오는 것」중에서

매일 아침 오롯이 나만의 공부를 하면, 정신없이 흘러가는 일상에서도 ‘내 인생은 내가 이끌어간다’는 확신이 생긴다. 워킹맘의 ‘커리어 지키기’는 다른 사람보다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육아 의무와 책임을 부부가 나누는 것이 당연한데도, 현실적으로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지금의 커리어를 탄탄하게 유지하거나 다른 길로 과감히 전환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유의미한 탐색을 해야 한다. 일상에서 소모되는 느낌을 받는다면 더욱 그런 노력이 필요하다.
---「나만의 ‘공부 전용 공간’을 만들다」중에서

지금은 삶의 많은 시간을 보내는 오송과 오창에 애정을 느낀다. 생태학자 최재천 교수가 “알면 사랑한다”고 한 말이 삶의 터전에도 적용되는 모양이다. (중략) 소나무 다섯 그루를 매일 아침 출근길에 마주쳤다. 처음 봤을 때는 줄기가 빼빼 마르고 잎도 별로 없었다. 옮겨 심은 지 얼마 안 돼 괜히 안쓰러웠다. 소나무 다섯 그루를 볼 때마다 이곳으로 삶터를 옮긴 직장인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동료들 역시 처음에는 낯설고 뿌리내리기 어려워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잘 적응하고 살아간다. 긴 여행을 떠난 듯 지방에 사는 선택도 나쁘지 않다.
---「출근길에 마주치는 소나무처럼」중에서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른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모습으로 사는지 모를 때가 많다. 그래서 나도 하루 두 번 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소개한 것처럼 아침과 저녁에 5분 이내로 쓴다. 아침 일기는 하루를 시작하는 의식이다. ‘감사히 여기는 것’, ‘오늘을 기분 좋게 만드는 것’, ‘오늘의 다짐’을 세 가지씩 짧게 쓴다. 저녁 일기는 자기 전에 책상이나 침대에서 쓴다. ‘오늘 벌어진 굉장한 일’과 ‘오늘을 더 좋은 날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점’을 세 가지씩 적는다. 아무리 힘든 하루라도 좋은 일 세 가지와 내가 노력한 세 가지를 적다 보면, 그렇게 엉망은 아닌 하루로 마무리할 수 있다. 어떤 하루라도 잠들기 직전에 좋은 하루로 만드는 방법이다.
---「오늘 하루도 하트 뿅뿅」중에서

글 쓰는 새벽 시간이 지나면 7시 30분부터 평소와 같은 일상이 시작됐다. 마치 꿈에서 깨어난 듯 생활인으로 돌아와야 했다. 씻고, 아이를 깨워 아침을 먹이고 옷을 입혀 우당탕 집을 나선다.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한다. (중략) 어느 날은 아무 일이 없는데 문득 숨이 가쁜 느낌이 든다. 실제로 숨을 잘 쉬고 있는데도 말이다. 마치 수영할 때 느낌 같다. 숨이 찬데 팔다리가 움직이는 리듬에 맞춰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 레인 끝까지 도달하기 위해 가쁜 숨을 어쩌지 못하고 팔다리를 움직여야 하는 상황 말이다. 이렇게 숨차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에 새벽 글쓰기는 잠시 숨을 고르는 시간이었다.
---「하얗고 깨끗한 마흔을 위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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