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학대와 방임은 아동에게서 따뜻한 돌봄과 친밀감, 즐거움 등을 앗아갑니다. 아이는 자라면서 트라우마로 인해 잃어버린 것들을 위해 슬퍼하고, 분노하고, 표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새로운 자기와 새로운 관계가 형성되고 세상을 향한 신뢰를 되찾게 될 것입니다. 이 회복의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며, 혼자서 걸어갈 수 없는 길입니다. 많은 성인이 아이들의 안전지대가 되어주어야 하고, 또 서로 연대해야 합니다. 자신과 세상에 대한 신뢰가 형성되기까지 다른 아이들보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의 수고와 인내의 시간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
---「1장 트라우마를 경험한 아이들」중에서

ADHD는 다른 장애와 동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ADHD는 주의력 문제와 과잉행동 문제 및 충동성으로 인해 규칙이 있는 상황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따라서 제한이 있는 상황에서 규칙을 위반하거나, 성인과 갈등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적대적 반항장애와 동반장애를 갖는 경우가 40%나 됩니다. 다음으로 높은 것이 불안장애입니다.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가 주의산만과 충동성을 자극하거나, 반대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해서 또는 충동성으로 생긴 결과로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2장 ADHD 제대로 이해하기」중에서

ADHD는 심리적, 정서적 문제가 아닌 신경 발달학적 뇌의 실행기관 문제로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약물복용을 통한 일차적 치료를 하면서 개인의 인지행동치료 및 정서행동치료를 병행하고, 가족과 사회관계에서 지속적인 자기조절훈련을 하며 교정해야 합니다. 따라서 ADHD가 있는 아동을 지도할 때는 단기적인 노력 후 효과를 기대하기보다는 아이의 현재 수준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꾸준한 개입을 해주며, 가족이 지지와 지원을 해주어야 합니다.
---「2장 ADHD 제대로 이해하기」중에서

주의력 문제가 있는 아동에게 중요한 것은 효과적인 지시입니다. 긴말을 듣는 것, 이해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먼저 이름을 불러 호명해주고 간단명료하게 핵심만 말합니다. 말 속에 중요한 핵심단어를 파악하기 어려울 수 있으므로 핵심단어는 꼭 짚어서 말해주고, 지시어를 정확하게 말해줍니다.
---「2장 ADHD 제대로 이해하기」중에서

그러므로 아동을 향한 기대와 목표 수준을 정할 때 가장 좋은 컨디션일 때를 목표로 잡는 것이 아니라, 가장 컨디션이 좋을 때와 가장 안 좋을 때의 중간치로 목표설정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아동이 목표 수준보다 과제를 더 빨리하거나, 집중해서 잘한다면 우리는 확실한 칭찬과 인정을 해주어 아동의 자존감을 지지해줄 수 있습니다. 또한 아동이 목표수준보다 약간 낮은 컨디션일 때, 아동이 아무리 하기 싫어 미루더라도 기본적인 학습량이라 규칙을 수용하고 지켜야 한다는 기준을 알려줄 수 있습니다.
---「2장 ADHD 제대로 이해하기」중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은 지능이 낮아서 ADHD가 아니라도 주의를 기울이는 게 어렵고 단기기억력도 짧습니다. 유아기의 인지발달수준인 전조작기 사고에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기억하고, 보고 듣고 따라 하는 단순한 인지능력을 갖고 있으나 구체적 조작기인 학령기 인지능력을 모두 이해하고 숙달하는 것은 어렵습니다. 평균 지능을 가진 아동의 경우, 초등기에 개념 어휘를 숙지하고 쓰임을 알지만,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은 개념 어휘를 이해하거나 논리적인 생각을 통해 같은 것끼리 묶어 생각하는 유목화나 무엇이 중요한지 판단하는 서열화 등의 복잡한 인지능력을 발휘하기 힘듭니다.
---「3장 경계선 지능」중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 양육에서 중요한 것은 현재가 아닌 미래 아이가 살아갈 사회적 적응력과 기술을 익히도록 장기적 시간을 갖는 것입니다. 경계선 지능 아동은 자신만의 속도로 느리지만 배워가는 잠재력이 있지만 동시에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건강한 자아개념과 강점을 발휘한 성취 경험을 쌓는 것은 경계선 아동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생존이자 녹록지 않은 인생 과업입니다. 그래서 양육자는 현재 수학 문제 하나를 더 풀게 하는 것보다 이 아이가 자신의 어려움과 한계에 압도되어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거나 위축되지 않도록 마음을 보호하고, 자신의 능력과 현재 수준을 인식하고 발전해가려는 시각을 갖도록 키워내야 합니다.
---「3장 경계선 지능」중에서

경계선 지능을 가진 아동 학습을 지도할 때, 가장 중요한 지점은 약점보다는 강점으로 먼저 접근하는 것입니다. 아동의 인지적 강점을 찾는 방법은 종합심리검사(풀배터리 검사) 후, 지능검사 자료에서 높게 나온 인지능력을 개발시켜주고 그 능력을 기반으로 다른 것을 배우도록 지도해주는 것입니다.
---「3장 경계선 지능」중에서

경계선 지능 아동은 추론적 이해보다는 경험이 계속 축적되면서 이해하는 방식이 우세한 아이들입니다. 설거지를 여러 번 하다 보니 어떻게 설거지를 하는 것이 더 빠르고 깨끗한지 경험을 통해 아는 경험기반 학습자입니다. 그래서 경계선 지능 아동은 쉽지만 계속 반복하는 것이 진도를 나가는 것보다 중요합니다.
---「3장 경계선 지능」중에서

아동을 위로하고 싶은 마음으로 한 말이 우리 의도와 다르게, 아동이 정직한 자기감정을 숨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큰 상실로 상심하고 고통 중에 있는 아동을 돕고 싶으신가요? 충분히 슬퍼하도록, 자신의 감정의 주인이 되어 아픈 만큼, 잃어버린 대상과 깊이 연결된 만큼 슬퍼하고 이야기할 수 있게 해주세요.　
---「4장 아동의 상실과 애도」중에서

아동·청소년기의 자기중심적 사고는 발달상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으로 건강한 자아를 형성하는 기본이 됩니다. 다만 상실 경험에서 자기중심적 사고로 ‘나 때문에’ 중요한 대상이 죽거나 떠났다고 생각하거나 부모의 이혼도 자신의 잘못 때문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죄책감’이 생길 수 있습니다. 상실에 따른 아동의 정서 반응을 좀 더 살펴보면, 죄책감과 함께 두려움과 불안, 분노를 볼 수 있습니다.
---「4장 아동의 상실과 애도」중에서

상실한 대상에 관한 생각과 감정을 느끼고 표현하여 더는 만날 수 없더라도, 그 대상과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지금의 삶에 통합해 가는 과정이 애도입니다. 특별히 발달 과정 중에 있는 아동·청소년의 경우, 자기 삶에서 일어나는 경험을 어떻게 다루는지가 자아정체감, 즉 ‘나는 누구인가, 나답게 사는 건 어떤 것일까’하는 사고와 감각을 형성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아동의 삶을 송두리째 변하게 한 부모나 가족의 상실, 관계의 상실에 대해 건강하게 애도하는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초등학생의 꾸물거림에 대하여, 말하기와 보상』에 이은 세 번째 아동양육시설 실무자를 위한 양육가이드북, 『아동의 ADHD, 경계선 지능, 상실과 애도』<br/><br/>아이를 키우는 일은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일이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양육시설에서 여러 아이를 돌보는 선생님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시설에 오는 아이들은 상처가 많아서다. 그뿐 아니라 아이 중엔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나 경계선 지능을 지닌 아이들도 있기에 더 그렇다. <br/><br/>이 책은 ADHD와 경계선 지능을 지닌 아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아가 아이들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쓰였다. 또한, 상실을 경험한 아이들이 적절한 애도를 통해 상처가 잘 아물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게 돕기 위해 쓰였다. <br/><br/>1장에서는 먼저 트라우마에 관해 설명하고 트라우마가 아동의 성격과 지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지는 2장에서는 ADHD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특징과 유형을 안내하고, ADHD 아동에게 어떠한 지도가 필요한지 양육방법을 소개한다. 그리고 ADHD 아동의 사례를 덧붙여 구체적으로 상황을 이해할 수 있게 했다. 3장 경계선 지능 부분에서는 경계선 지능이 어떤 것이며 경계선 지능 아동이 겪는 어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양육과 학습, 사회성을 어떻게 지도해야 하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4장 상실과 애도 부분에서는 상실과 애도가 무엇인지 정의하고, 아이들이 상실을 경험한 후 보이는 반응과 그러한 아이들을 돕는 양육자의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더하여 5장에서는 아동양육시설의 선생님들과 시설에서 자란 후 자립한 청년들의 인터뷰를 통해 실제로 경험한 상실에 관해, 그리고 애도를 위해 어떤 부분들이 보완되고 필요한지를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br/><br/>책에서 다루는 주제 하나하나가 무겁고 하나의 책으로 나와야 할 만큼 깊이 있는 주제지만, 최대한 양육시설에서 근무하는 실무자가 이해하기 쉽고 바로 실전에서 적용할 수 있게 썼다. 이 책을 통해 실무자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인한 답답함을 해소하고, 아이들은 좀 더 이해와 공감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