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스트레스에 대한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도록 뇌의 방향을 전환하는 데 도움이 되는 뇌 기반 대처 기술을 가르쳐준다. 이 프로그램은 스트레스와 감정에 관한 최신 연구, 시련 속에서 거둔 성공과 회복력에 관한 심리학 문헌, 심리학자들을 훈련하고 급성 또는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내담자들을 도와준 내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 내가 한 나라(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성장하며 사회적·경제적 혼란에 직면하고 매우 불확실한 상황에서 내 진로와 미래에 대해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했던 경험 역시 이 프로그램에 녹아 있다. 스트레스는 삶에서 결코 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하지만 스트레스에 압도당해서 건강과 행복, 인생의 목표 달성을 가로막는 사고와 행동방식에 갇혀 있으면 안 된다. 당신은 직접 뇌의 CEO가 되어 전전두피질이 편도체를 진정시키게 하고 스트레스에 덜 반응하게 만들 수 있다.
--- p.9~10
스트레스가 과도하거나 장기간 지속되면 여러 방식으로 뇌의 기능을 방해한다. 스트레스는 뇌세포가 포도당(뇌의 중요한 에너지원)을 전달하고 사용하는 능력을 손상한다. 글루코스가 충분하지 않으면 뇌세포의 회복탄력성이 떨어지고 손상에 더 취약해진다. 코르티솔의 과도한 수치는 새로운 뇌세포를 만들고 기존의 세포를 복구하는 해마의 능력에 영향을 미친다. 이것은 학습 능력과 기억력, 기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성 스트레스와 과도한 코르티솔은 편도체와 해마의 연결을 강화해 계속 비상사태에 대비하게 한다. 동시에 그 부분과 전전두피질 사이의 연결이 약해져서 뇌의 이성적인 영역을 통한 스트레스 반응 조절이 줄어들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스트레스가 너무 많으면 논리적 사고로 스트레스 반응을 진정시키는 능력이 약해져서 뇌가 더 자동으로 반응하게 된다. 전전두피질과 편도체의 연결을 강화해주는 마음챙김을 비롯해 이 책에서 소개하는 전략들이 뇌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이유이기도 하다.
--- p.34~35
오늘날 고통, 스트레스, 우울증, 불안, 암, 중독, 만성 질환에 대한 마음챙김 기반의 개입은 세계적으로 널리 허용되고 있다. 스트레스와 스트레스 관련 질환에 대한 개입으로서 마음챙김에 대한 신뢰는 탄탄한 신경과학적 토대 덕분에 더욱 강화되었다. 위스콘신 대학교의 심리학 및 정신의학 교수 리치 데이비드슨(Richie Davidson)은 마음챙김이 뇌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주고, 뇌 구조와 기능을 스트레스 회복력과 정신 건강을 촉진하는 쪽으로 바꿔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데이비드슨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뇌 영상 기술을 이용해 불교 승려와 초보 명상가들의 마음챙김을 연구했다(Davidson 외, 2003; Lutz 외, 2004). 그들의 연구 결과는 명상이나 마음챙김 같은 ‘사색 실천’이 뇌에서 자비와 공감, 친절, 주의력을 향상시킬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연구들은 새로운 습관을 반복해서 실천하면 성인의 뇌라도 구조와 경로가 바뀔 수 있다는 신경가소성을 강력하게 입증한다. 마음챙김을 연습하면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을 좀 더 차분하고 평화롭고 세심한 방향으로 바꿀 수 있다.
--- p.76~77
중대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는 스트레스에 직면했을 때 편도체는 일을 확실히 해내도록 과도한 활동 모드를 발동한다. 언뜻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너무 가혹하게 몰아붙이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정글에서 살 때 우리 조상들은 위협을 피한 후에는 식량을 요리하고 야생 열매를 채집하고 휴식을 취하며 짝을 찾았다. 생리학적으로 스트레스가 극심할 때는 코르티솔 수치가 치솟았고 그다음에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하지만 현대인이 마주한 현실은 그때와 다르다. 우리가 마주하는 스트레스는 대부분 몇 년 또는 심지어 몇십 년 동안 계속될 수 있는 복잡하고 만성적인 상황이다. 에너지를 재충전할 시간도 없이 끊임없이 일하고 걱정하면 지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충분하지 못하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비난하면 스트레스가 더욱 심해진다. 더 많은 일을 끝낼 수는 있어도 건강과 자존감은 큰 피해를 볼 수 있다.
--- p.144
스트레스는 자동으로 인지적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시야를 좁힌다. 스트레스는 오래된 습관에 집착하고 새로운 선택지를 탐구할 가능성을 낮춘다. 심지어 유아들에게도 일어나는 일이다! 한 연구에서(Seehagen 외, 2015) 생후 15개월 유아 26명을 학습 과제에 참여시켰다. 낯선 사람이 옆에 앉아 있거나 부모가 중간에 방을 나가는 등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된 유아들은 과제 수행 도중에 코르티솔 수치가 증가했다. 스트레스에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 유아들에게서는 코르티솔 증가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에는 두 그룹에게 누르면 빨간 불이나 파란불이 켜지는 램프를 주었다. 유아들은 오직 하나의 램프만 원하는 만큼 자주 누를 수 있었다. 실험의 다음 부분에서 유아들은 어떤 램프를 가지고 놀지 선택할 수 있었지만 이때는 두 가지 램프 모두 불이 켜지지 않았다. 스트레스 상태의 유아들은 램프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데도 전에 받은 램프를 계속 눌렀다. 대조군의 아이들은 다른 램프를 더 자주 누르며 훨씬 유연한 행동을 보였다. 스트레스가 15개월 된 유아조차 기존의 습관을 고수하게 만든다면 어린 시절에 스트레스를 경험한 어른이 스트레스를 받을 때 계속 똑같은 방식으로 반응할 수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 p.173~174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면역체계에 박테리아와 싸우거나 부상을 치료할 준비를 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스트레스 요인이 사라지면 원래대로 돌아가라는 신호도 보낸다. 급성 염증은 우리 몸이 육체적 또는 감정적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지키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면역 반응을 조절하고 스트레스 요인이 물러났을 때 염증을 줄이는 코르티솔의 기능을 약화시킨다. 조직이 코르티솔의 신호 기능에 덜 민감해져서 염증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는 것이다. 제어되지 않는 염증은 우울증, 심장질환, 당뇨, 암뿐만 아니라 천식과 알레르기를 일으킨다. 하지만 운동과 건강한 식사, 스트레스를 관리하면 이와 관련한 염증을 줄일 수 있다.
--- p.22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