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살면서 사회 불안을 경험한다. 다른 사람들과 있으면 어느 정도 불안이나 긴장을 느낀다. 새로운 회사에 면접 보러 갈 때, 소개팅에 나갈 때, 직장 상사와 함께 있을 때, 낯선 모임에 갔을 때, 술자리에서 건배 제의를 할 때, 특히 발표하는 경우 사회 불안은 흔히 나타나며, 잠시 불안하다가 시간이 지나면 금방 아무것도 아닌 일처럼 사라진다. 하지만 나의 사회 불안은 정도를 넘어섰다. 발표하기 며칠 전, 심하면 한 달 전부터 발표만 생각하면 걱정을 넘어서서 극도의 불안감과 고통스러움을 느꼈다.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식은땀이 나며 몸이 파르르 떨려왔다. 극심한 공포감이 엄습했다.
--- p.7, 「들어가며」 중에서
한 가지 생각에는 두 가지, 세 가지의 오류가 있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저 사람은 내가 무능력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라는 자동적 사고를 찾아냈다고 가정하자. 당신은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없다. 하지만 상대의 마음을 알고 있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기에 ‘독심술 오류’를 찾을 수 있다. 그리고 무능력하다는 것은 당신의 장점을 무시한 ‘장점 무시하기’일 수도 있다. 찾아보면 무능력하지 않고 오히려 능력이 많은 경우가 많다. 그리고 무능력하거나 능력이 뛰어나거나 중간의 모든 가능성은 무시한 흑백논리적인 사고를 하고 있기에 ‘흑백논리 사고’ 오류를 범하고 있다.
--- p.84~85, 「자동으로 떠오르는 생각들」 중에서
독심술 오류가 있는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믿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대인관계가 좋지 못하다. 겉으로 내색하진 않더라도 마음속으로는 계속 상대를 경계하며 홀로 스트레스를 받는다. 타인이 자신을 부정적으로 생각할 것이라는 가짜 생각을 의심 없이 믿는다. 당신 주변에 당신을 싫어하는 사람이 한 명쯤은 있을 것이다. 그 사람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아닐 것이다. 어쩌면 당신을 싫어하는 상대를 증오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건 어떤가? 상대가 당신을 싫어하는지 아닌지는 확실치 않다. 하지만 당신은 독심술 오류를 발동시켜 상대방이 당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했다. 과연 그 사람과 사이가 좋을 수 있을까? 역시나 아닐 것이다. 이것이 바로 독심술 오류가 무서운 이유이다.
--- p.103~104, 「너의 속마음 다 알아 - 독심술 오류」 중에서
나는 재앙화 사고가 잦아서 삶이 고단했다. 세상의 여러 일들에서 최악의 결말을 예상했다. 다음은 내가 했던 대표적인 재앙화 사고다. 당신의 생각도 체크해 보길 바란다. ‘긴장하는 나를 보면 끔찍하다고 생각할 거야’,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면 나약한 겁쟁이로 볼 거야’, ‘떠는 것을 들키는 건 끔찍한 일이야’, ‘한 번 실수하면 공황 상태가 될 거야’, ‘실수하면 절대 대처할 수 없어’, ‘쓰러질 수도 있을 것 같아’, ‘내 진짜 모습을 알면 나를 싫어할 거야’, ‘발표하다가 생각이 안 나는 건 너무 끔찍해’, ‘학생들 이름을 기억 못 하는 건 끔찍해’, ‘실수하면 나를 머저리같이 볼 거야’, ‘대화하다가 어색해지는 건 정말 끔찍해’, ‘떨거나 얼굴이 붉어지면 이상하게 생각할 거야’.
--- p.113, 「너무 끔찍해! - 재앙화 사고 오류」 중에서
인정하자. 나는 떠는 사람이다. 떨어도 된다. 그리고 지금 떤다고 앞으로도 계속 떠는 것은 아니다. 우린 성장한다. 당신의 상태를 인정해야 달라진다. 인정하는 것은 당신의 문제를 똑바로 보고 직면하는 것이다. 떨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은 당신을 인정하지 않는 것일뿐더러 떨리는 상황에 대한 회피이다. 도망가면 영원히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생각 바꾸기 작업을 통해 나를 엄격하게 감시하던 엄한 뿔테 선생님이 따듯한 친구로 바뀌었다. 당위 진술을 줄이고 더 허용적인 태도를 갖자.
--- p.148, 「절대 안 돼! - 당위 진술(강박적 부담 오류)」 중에서
신체와 정신은 서로 연결이 되어 있다. 긴장되면 힘이 들어가지만 반대로 힘을 빼면 긴장이 풀어진다. 뇌는 긴장이 되니까 싸우거나 도망치라는 신호를 보내는데, 신체가 이에 응하지 않고 힘을 빼버리면 뇌는 혼란을 겪는다. 다시 강력한 신호를 내려보내는데도 불구하고 신체에 힘을 빼고 있으면 뇌는 ‘아, 싸우거나 도망가야 할 상황이 아니구나. 내가 착각했나 보다’라며 더 이상 과도한 신체 증상을 만들어 내지 않는다. 힘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신이 힘을 주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기만 하면 된다. 무엇인가 더하려고 애쓸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보자. 발표 전 옆 사람이 긴장했는지 어깨가 과도하게 올라와 있다. 그 사람에게 어깨가 올라와 있다고 말하면 “아, 그래요?”라고 말하며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내린다. 알아차림만으로도 충분하다.
--- p.202~203, 「긴장한 몸 힘 빼기」 중에서
가짜 생각을 알아차리고 수정했던 작업은 마음챙김 명상으로 나아갈 때 알아차림에 매우 큰 도움이 된다. 마음챙김 명상을 먼저 해도 되지만, 생각 바꾸기 작업을 먼저 10주 이상 꾸준히 할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자동적 사고는 워낙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생각 바꾸기 작업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은 자신이 무엇 때문에 기분이 우울하고 분노가 생기고 불안한지 모른다. 원인을 모르기 때문에 부정적 감정을 느끼면 안 될 것 같아 참고 억누르게 된다. 하지만 감정을 억압하면 상처받은 내면 아이만 커진다. 억압은 더 큰 고통을 남긴다.
--- p.235, 「바꿀 필요 없는 마음챙김 명상」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