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rowing old is mandatory, but growing up is optional(나이 드는 것은 강제적이지만, 철이 드는 것은 선택적이다). 미국 디즈니 제국의 창업자인 월트 디즈니(Walt Disney, 1901~1966)의 말이다. 나이에 관한 수많은 명언 중 매우 가슴에 와닿는 것들 중 하나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는데도 철딱서니 없는 언행을 일삼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단지 자신의 건강을 과시하기 위해 그러는 걸까? 미국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새철 페이지(Satchel Paige, 1906~1982)는 흑인 리그에서 활동하다가 42세에 아메리칸리그에 입단해 47세까지 활동했다. 은퇴했다가 1966년 59세에 연금 수령 조건을 채우기 위해 다시 등판해 3이닝을 던져 무실점을 기록했다. 기자들이 “그 나이에 놀랄만 한 일이다”고 하자 그는 이렇게 말했다. How old would you be if you didn’t know how old you were(당신이 자기 나이를 모르는데 당신 나이가 얼마겠느냐)?
---「‘나이 드는 것’과 ‘철이 드는 것’의 차이」중에서
사람들이 현재의 상태에 그대로 머물고자 하는 강한 바람을 갖고 있는 심리 상태를 ‘현상 유지 편향(status quo bias)’이라고 한다. 소비자들의 이런 현상 유지 편향을 잘 아는 기업들은 어떻게 해서든 소비자를 선점(先占)하려고 애를 쓴다. 특히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 마케팅’도 바로 그런 선점 효과를 이용해 브랜드와 평생에 걸친 관계를 맺게 하려는 것이다. 일단 확보한 고객을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하게끔 붙잡아 놓으려는, 즉 현상 유지 편향을 유지시키려는 마케팅을 가리켜 ‘CRM 마케팅(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Marketing)’ 또는 ‘로열티 마케팅(loyalty marketing)’이라고 한다. 기업의 고객 중심주의는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customization)’로 진화했다. 예컨대, 디지털 시장에선 신문에 따라 개인이 원하는 소식을 전해주는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사물인터넷 시대를 맞아 소비자 개개인의 특성에 맞추는 ‘초맞춤형 서비스(hyper customization)’로 진화하고 있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중에서
intellectual은 14세기부터 아주 일반적인 의미에서 지성과 이해력을 일컫는 intelligence의 일반 형용사였지만, 나중에 ‘지성의 능력 또는 과정’을 뜻하는 명사로 바뀌었다. 19세기 초엔 어떤 범주의 사람들을 다소 호의적이지 않은 감정으로 일컫는 intellectuals라는 흥미로운 용법이 등장했다. 형용사로서 intellectual은 중립적이고 일반적인 의미를 계속 지니고 있었지만, 새로운 의미의 intellectuals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함의가 노골적인 형태로 드러났다. 왜 그랬을까? 영국의 문화비평가 레이먼드 윌리엄스(Raymond Williams, 1921~1988)의 『키워드』(1983)에 따르면, “그 이유는, 복잡하지만 한 가지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거기에는 이론이나 합리적인 원리를 바탕으로 한 사회적·정치적 논의에 대한 저항 또는 적대감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격파 · 온건파 지식인의 화법 차이」중에서
틸은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1946~)의 지지자로서 극우적 성향의 인물이며, “무능하기보다는 차라리 사악해지자”는 게 그의 인생 좌우명이라고 한다. 그런데 정작 문제는 디지털 경제와 실리콘밸리의 문화가 독점 친화성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마크 앤드리슨(Marc Andreessen, 1971~)이 11년 전인 2013년 다음과 같이 말했듯이 말이다. “사실 대형 테크놀로지 시장은 승자독식의 시장이다. 일반적인 시장에서는 펩시와 코카콜라가 공존할 수 있지만, 테크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하나의 기업, 즉 1등 기업만이 살아남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는 정녕 경쟁은 패배자들이나 하는 것이 되는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걸까?
---「경쟁은 패배자들이나 하는 것이다」중에서
우리가 오늘날 외래어로 널리 쓰는 ‘미디어(media)’는 medium의 복수(複數)이지만, ‘현상’을 뜻하는 phenomenon의 복수형 phenomena처럼 종종 단수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미디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매개체(媒介體)이며, 줄여서 매체(媒體)라고 한다. 매체는 “둘 사이에서 어떤 일을 하는 구실을 하는 물건”(『동아출판사 국어사전』)이다. 예컨대, A와 B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전화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면 전화가 바로 매체인 셈이다. 매스미디어(mass media)는 ‘대중매체’로 번역해 쓰는 경우가 많다. A와 B가 커뮤니케이션을 하는데, A가 TV 방송사이고 B가 시청자이면 TV는 매체인 동시에 대중매체다. 즉, 커뮤니케이션을 하더라도 어느 한쪽이 많은 수의 사람을 상대로 하여 하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매체가 바로 대중매체인 것이다.
---「우리 인생은 미디어를 위한 쇼다」중에서
democracy(민주주의)는 ‘인민에 의한 지배(rule by the people)’라는 뜻의 그리스어 d?mokratia에서 나온 말이다. demos(민중)와 kratos(통치)의 합성어라고 보면 되겠다. ‘엘리트에 의한 지배’의 반대 개념으로 나온 말인데, 영어에선 16세기경부터 사용되었다. 그간 ‘참여 민주주의(participatory democracy)’는 민주주의의 이상으로 예찬되기도 했지만, 참여가 과잉이거나 계층·세대·성향별 참여의 불균형이 나타날 경우 많은 부작용이 나타나는 ‘민주주의의 역설(paradox of democracy)’에 직면하게 된다. Man is sent hither not to question, but to work: ‘The end of men,’ it was long ago written ‘is an Action, not a Thought’(인간은 세상에 질문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일하기 위해 보내진 것이다. 즉, 인간의 목표는 오래전에 말해진 것처럼 ‘사고가 아니라 행동이다’). 영국 역사가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 1795~1881)의 말이다.
---「자기비판은 민주주의의 비밀 무기다」중에서
진보가 추진한 PC 운동은 1980년대에 미국 각지의 대학을 중심으로 전개됨으로써 성차별적, 인종차별적 표현을 시정하는 데에 큰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PC 운동은 그간 대학에서 가르쳐온 ‘위대한 책들’이니 ‘걸작’이니 하는 것들이 모두 서구 백인들의 문화유산이었음을 지적하면서 소수 인종 문학 텍스트도 가르치고 배워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그 연장선상에서 소수 인종 교수 채용과 학생 모집, 교과과정 개편을 위해 노력했다. PC 운동은 더 나아가 나이에 대한 차별(ageism), 동성연애자들에 대한 차별(heterosexism), 외모에 대한 차별(lookism), 신체의 능력에 대한 차별(ableism) 등 모든 종류의 차별에 반대했다. 그러나 1980년대 후반부터 보수파의 반격이 시작되었다.
---「PC는 ‘새로운 매카시즘’인가?」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