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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는 어머니에게 물어보러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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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352g | 140*220*12mm
ISBN13 9791169811941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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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오니 평소 내가 얼마나 소리에 둘러싸여 지냈는지 바로 알 수 있었다. 도쿄에서의 생활은 정말로 시끄러웠다. 이제는 시끄러운 생활에 제법 익숙해졌을 텐데도 이렇게 조용한 공간에 들어오면 확실히 나는 안심하고 만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작은 한숨이나 눈 깜박이는 소리마저 들릴 듯이 조용한 공간. 이 세계에 들어오면 얼마나 마음이 편안해지는지……. 이제는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다.
--- pp.27~28

언어를 빼앗기는 것은 권리를 빼앗기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어머니는 그 권리를 빼앗긴 채 살았던 것이다. 그렇다면 빼앗은 이는 누구인가? 어머니에게 수어를 가르치지 않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였을까?
〈반드시 가족이 나빴다고 단언할 수는 없습니다. 당시에는 사회적 억압이 강한 시대였습니다. 수어를 사용하면 ‘한심해 보이니’ 하지 말라고 하던 시대였으니까요. 그중에는 수어를 사용하는 농인을 ‘동물 같다’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 p.47

“그때 내 마음을 알아챈 거야, 사에 짱이. ‘유미 짱은 귀도 들리고 아무 장애도 없는데 왜 죽으려고 해? 나는 귀도 안 들리고 하고 싶은 말도 못 하지만 죽으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단 말이야!’라고 야단을 쳤어. 그 말에 눈이 번쩍 뜨였지. 다시 일어설 수 있었단다. 그러니까 다이 짱의 엄마는 실은 아주 강한 사람이야.”
--- p.66

“코로나의 영향으로 두 달 동안 휴교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동안 모두 친구를 만나지 못해 외로웠을 거예요. 휴교가 끝나자 학생들이 엄청난 기세로……. 교사 입장에서는 ‘너희 그렇게 서로 달라붙으면 안 돼’라고 말할 수밖에 없지만요. 정말 겨우 친구와 만나서, 딱 달라붙어서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게 이 학교는 머무를 수 있는 소중한 장소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농학교 시절 이야기를 하는 어머니는 항상 즐거워 보였다. 수어라는 언어와 친구를 얻은 이곳은 어머니에게 몹시 커다란 의미를 지닌 공간이리라.
“말하고 싶을 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 이건 정말로 중요한 일이지요.”
--- p.97

“수어를 사용해 소통하는 어린이들을 보면서 느낀 건데요. 정말 놀라울 정도로 많은 정보를 서로 주고받더란 말이지요. 점심시간이 되면 아이들은 모두 즐겁게 수어로 수다를 떨거든요. 거기에는 교사가 낄 수 없을 정도지요. 들리지 않는 아이들에게 시각적인 소통은 그만큼이나 편하고 자연스러운 방식인 거예요. 하지만 수업 시간이 되면 교사들은 구화로 수업을 합니다.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면 농교육계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헛발질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 p.113

〈중등부 때까지는 모두 사이가 좋아서 정말 즐겁게 지냈어. 하지만 고등부로 진급하고 나니까 고고타 분교에 다니던 학생들도 이쪽으로 와서 같이 다니게 되었거든. 성격이 안 맞는 아이도 있었고, 험담을 하는 아이도 있었고, 거짓말을 하는 아이도 있었지. 그래서 조금씩 학교가 싫어졌어. 그만 다니고 싶었지.〉
사에코가 학교를 그만두기로 마음먹은 때는 고등학교 3학년 1월이었다. 한두 달만 더 다니면 졸업이었는데 그 정도를 기다리는 것조차 싫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고지에게 이런 마음을 털어놓았다.
〈고등학교 그만둘까 싶은데.〉
그러자 고지가 놀라운 제안을 했다.
〈그럼 나도 그만둘게. 도쿄에 같이 가자. 거기서 살자.〉
--- p.134

나에코는 사에코에게 “결혼을 하려면 꼭 귀가 들리는 사람이랑 해”라고 말했다. 농인끼리 결혼하면 고생할 것이 불을 보듯 확연하니 들리는 사람과 결혼하여 도움을 받으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나는 결혼을 한다면 나와 같은 농인이 좋다고 생각했어. 나는 들리는 사람이 하는 말을 몰라. 하지만 농인끼리라면 수어로 서로 이해할 수 있잖아?〉
(…) 단지 들리지 않는다는 이유로 내가 바라는 미래를 빼앗기는 건 정말 싫다고 사에코는 생각했다. 일련의 사건을 계기로 사에코는 결심했다. 고지와 결혼해 무슨 일이 있어도 내 아이는 내가 키우겠다고 말이다.
--- pp.142~143

“들리지 않는 남동생이 태어났을 때 친척들이 모두 어머니를 비난했습니다. 장애인을 낳았다면서 차별했어요. 그런 어머니의 모습을 바로 곁에서 보았기 때문에 저는 제 스스로가 아이를 갖는 게 무서웠어요. 정신적으로 불임 수술을 받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우생보호법 피해자를 못 본 체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변호단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 만약 남동생과 제가 태어나는 순서가 바뀌었다면 저는 태어나지 못했을지도 모릅니다. ‘다음에 낳는 아이도 귀가 들리지 않으면 어떡할 거야?’라는 의견이 분명히 있었을 테니까요. 하지만 그런 사회는 이상하지 않습니까? 장애를 이유로 당사자와 가족이 억압받는 것은 이제 끝내고 싶습니다.”
--- pp.150~151

1957년에 의료, 복지, 교육 관계자들이 총동원되어 ‘미야기현 정신박약아 복지협회’가 설립되었다. 행정 기관까지 하나가 되어 ‘사랑의 10만 인 운동’을 전개한 것이다.
“이 모임의 취의서에 따르면 중요한 임무 중 하나로 ‘우생 보호 사상을 널리 알리고 미야기 현민의 자질을 높인다’는 항목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전성 정신박약아의 증가를 막기 위해 철저히 우생 수술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되어 있습니다. 우생 사상에 기초한 정책으로 유명한 것 가운데 효고현에서 실시한 ‘불행한 아이 낳지 않기 운동’이 있는데요. 이 운동이 실행된 것은 1966년이니 미야기에서는 조금 더 이른 시점에 비슷한 운동을 시작했던 것이지요. 이런 이유로 미야기현에서 강제 불임 수술이 감소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 pp.162~163

“할아버지가 한 일이 밝혀진 뒤에 ‘가해자 측 자손’이라는 생각 때문에 괴로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른 한편에 ‘사회복지사로서의 나’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니 먼저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해나가려 합니다. (…) 우생보호법 재판을 계기로 눈앞에서 일어나는 일이 정말로 옳은지 생각해보는 습관을 모두가 지닐 수 있게 만들고 싶어요.”
--- pp.173~174

지금은 들리지 않는 부모의 들리는 아이로 태어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어머니, 아버지와 지내는 동안 알게 된 것이 있으니까. ‘차이’는 넘어설 수 있다는 것. 전제 조건부터 완전히 다르다 해도 상대방과 마주 보고 계속해서 이야기를 나눈다면 엉키고 끊어질 듯 보이는 실도 이어질 수 있다. 서로가 서로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면 아무것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 pp.184~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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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라시 다이는 ‘글쓰기’라는 도구를 가지고 새로운 역사 쓰기를 시도한다. 태어나면 안 될 존재였던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고 부모의 역사를 듣기를 청한다. 일본 농사회와 농교육의 변천사를 경유하여 농인 부모의 역사이자 자신의 뿌리를 기록한다. 구 우생보호법에 의해 피해를 입은 이들의 이야기를 밝히고, 현재 진행 중인 국가배상청구 소송 상황을 기록한다. 공적 역사에서는 드러나지 않았던 농인 부모의 사적 역사를 새롭게 쓴다. 이는 비로소 우리의 온전한 역사가 된다.
더 많은 코다가 농인 부모와 자신의 역사를 쓰기를 고대한다. 한 편의 시여도 좋겠다. 한 권의 책이라면 읽는 즐거움이 있을 것이고, 영화라면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며, 난해하고 어려운 미술 작품이라면 흥미롭겠다. 자신의 정체성을 발견하고 명명하며, 과거를 재해석하고 현재를 낯설게 바라보며 미래를 새롭게 그려나가는 역사 쓰기를 기다린다. 논픽션과 픽션의 영역을 오가며 코다 정체성을 지닌 작가로서의 가능성을 실험하는 일본의 코다 작가 이가라시 다이와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그의 책, 그들의 새로운 역사를 반가운 마음으로 응원한다.
- 이길보라 (영화감독·작가, 코다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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