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최대 수명은 120세라고 한다. 완벽한 유전자와 좋은 생활 습관을 지녔더라도 120세 이상 살 수 없는 것은 우리 몸에 있는 세포의 분열과 증식 능력의 한계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120세는 최대치이고 실제 평균 수명은 훨씬 낮아서 100세 넘게 사는 일은 흔치 않다. 최근 보고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100세 이상 인구는 전체 인구의 0.015 퍼센트, 미국은 전체 인구의 0.27퍼센트에 지나지 않는다. 기대수명은 사람의 수명을 측정하는 데 중요한 지표로, 한 사람의 기대수명은 같은 시기에 태어난 사람들의 평균 수명이다. 이러한 기대수명의 증가는 경제와 과학의 발달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농업과 경제의 발달로 충분한 영양 공급이 가능해지고 위생 관념이 향상되었을 뿐만 아니라 과학의 진보로 감염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백신과 항생제(항진균제, 항바이러스제를 포함한)가 개발되어 감염병으로 인한 사망률을 크게 낮추었다. 암 치료제, 고혈압 약, 콜레스테롤 조절 약, 항염증제(염증의 조절)와 해열제 등의 개발 또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더 중요하게는 이와 같은 경제와 과학 발달의 혜택을 일반인도 누릴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의 확보가 기대수명의 증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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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 그리고 당뇨병 등이 동맥경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즉, 앞에서 언급한 대사 증후군의 위험 요소는 혈관 건강과 매우 관계 깊다. 고혈압은 혈관의 압력이 매우 높은 상태(수축기/이완기 압력 140/90mmHg 이상)를 말하는데, 혈관(특히 모세혈관)이 손상되면서 염증을 일으키거나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 지름이 좁아진다. 고지혈증은 혈액 안에 나쁜 콜레스테롤 농도가 높아진 상태로, 이것들이 혈관 벽 등의 탐식세포에 축적되고 탐식세포가 거품세포로 변형되어 죽으면서 염증을 일으킨다. 염증 과정이 진행되면 염증 유도단백질 등이 분비되어 더 많은 탐식세포와 여러 세포에 축적되어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 지름이 좁아진다. 글루코스는 혈관의 벽을 구성하는 혈관 내피세포에 독성으로 작용하여 세포를 상하게 하거나 죽이고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염증반응의 결과로 혈관 벽이 두꺼워지고 혈관 지름이 좁아진다. 결론적으로 혈관의 질병은 과잉 영양에서 생긴 대사장애에서 비롯된 세포의 손상과 염증반응의 결과다. 이렇게 혈관 경화 같은 혈관의 질병은 하루아침에 진행되는 것이 아니고 매우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난다. 그리고 그 원인을 제거하지 않으면 큰 증상 없이 점점 악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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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나의 기대수명은 어느 정도일까? 대답을 제대로 하려면 앞에 열거한 건강과 질병 및 노화에 대한 기본 상식을 알아야 하고, 건강지표에 대한 객관적 자료가 축적되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직계 가족과 가까운 친척들은 얼마나 살았으며, 어떤 병으로 죽었는지 등 가족력을 알아야 한다. 앞에 언급했듯이 나의 최대 수명에는 유전과 생활 습관이 최대 7:3으로 관여하기 때문이다.(……)
기대수명 외에 건강수명이라는 개념이 있는데, 한국인 건강수명은 약 73세라는 통계가 있다. 즉, 마지막 10여 년은 여러 질병과 함께할 것이라는 뜻이며, 그 질병은 암, 심장질환, 폐렴, 뇌혈관질환,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간질환 중 하나 또는 둘 이상의 혼합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리고 그러한 질병으로 죽음을 맞이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소식이나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이롭고 노화가 많이 진행된 상황에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식욕은 사람의 생존 본능과 관련된 원초적 욕망이다. 식욕이라는 욕망과 먹음으로써 생기는 만족감과 즐거움은 뇌의 보상회로에서 복잡한 기전을 통해 생기는 것이라 의지로 쉽게 제어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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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퍼츠 법칙에 따르면, 나이가 듦에 따라 사망률이 기하급수적으로 높아지는데, 이는 노화로 인해 일어나는 질병 같은 내재적 요인에 의한 것임을 설명했다. 또 대사율, 활성산소군과 항산화 기전 등을 포함하여 텔로미어, 텔로머레이스, DNA 복구 능력, 암을 촉진하거나 억제하는 인자를 살펴보았다. 그리고 수명이 긴 생물은 질병에 대한 저항 기전이 높은데 폭소 단백질, Nrf2 단백질 같은 유전자의 역할이 크다. 또 추위, 먹이 섭취, 동면 등과 같은 환경도 수명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비유전적 요소나 환경을 이해하면 생활 습관의 변화를 통해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고 노화를 늦추려는 노력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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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사회에서 과영양은 늘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대개 과영양은 중성지방으로 축적되는데, 이는 호딩(hoarding) 현상과 비슷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집 안에 호딩된 물건은 위생과 건강에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주로 백색지방세포가 과영양의 축적과 관련되어 있다. 지방조직은 에너지를 저장하는 역할 외에도 몸의 영양상태에 반응하여 지속적으로 리모델링 하면서 호르몬, 단백질, 마이크로 RNA 등 아디포카인(adipokine, 지방조직에서 분비되는 세포신호물질)을 분비하는 내분비기관이다. 과영양상태가 지속되면 정상적인 아디포카인에 변화가 생긴다. 특히 비대해진 백색지방세포는 염증 유도단백질을 분비하여 만성 염증을 일으킬 수 있는데 만성 염증이 건강과 노화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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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몸에서는 세포증식(성장)과 일정 세포 수의 유지(보존)가 균형을 잘 이루고 있지만, 성장기와 같은 특정한 조건에서는 성장이 더 우세하게 이루어진다. 모든 생물은 성체가 되기까지 에너지의 소모가 성장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며, 여기에는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성체가 되면 성장호르몬은 줄어들지만, 세포의 분열과 증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몸 안에서는 무수한 세포가 자연스럽게 죽고, 성체줄기세포가 끊임없이 증식하여 죽은 세포를 대체한다.
따라서 성체가 된 후에는 세포의 증식과 보존이 적절하게 균형을 이루어야 건강이 유지되고 노화가 서서히 진행된다. 세포의 증식이 너무 빠르면 암이 발생할 수 있고 심혈관계질환도 발생하기 쉽다. 반대로 세포 보존 기전이 발달하면 이러한 질환에 대한 발병 위험도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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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반응은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과 싸우고, 죽은 세포를 처리하고, 새로운 세포로 교체되는 과정이다. 염증반응이 없다면 병원균이 제거되지 못하고, 죽은 세포가 처리되지 않으며, 상처는 낫지 않을 것이다. 염증의 원인과 염증이 일어나는 세포는 다양하지만, 염증의 기전, 진행 과정과 회복반응은 동일하다. 염증반응 자체는 비특이적인 반응이지만, 염증은 적응 면역이 잘 일어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
염증반응은 고열, 식욕 감퇴, 염증세포의 침윤으로 인한 부종 형성, 통증 등의 여러 불쾌한 반응을 일으킨다. 우리가 흔히 겪는 독감 증상은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일어나는 급성 염증 증상이다. 염증반응은 여러 세포의 상호작용으로 일어나며 많은 거대분자(단백질, 지방 등)가 염증반응에 관여한다. 대부분의 염증반응은 국소 조직에 제한적으로 일어나지만, 염증의 정도에 따라 다른 장기나 온몸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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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복제 시 일어나는 돌연변이는 암 발생에 가장 기본적인 요인이다. DNA 복제 과정 중에 생긴 오류를 교정하는 기전이 있지만 DNA 복제가 많이 될수록 오류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DNA 복제 오류가 일어날 확률을 높이는 요인이 존재하는데, 외부 요인으로는 미생물 감염, 방사선 같은 물리적 자극, 발암물질에의 노출 등을 꼽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는 DNA가 손상되었을 때 돌연변이가 일어날 확률이 높아진다. 세포 스트레스는 DNA의 손상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으로 사람의 세포뿐만 아니라 미생물, 식물, 초파리 등의 세포에서도 일어난다. 세포가 환경에 잘 적응하지 못할 때, 즉 스트레스를 받을 때 일시적으로 돌연변이가 증가하며, 이는 결과적으로 진화를 촉진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세포가 영양분 부족, 약물이나 저산소증에 노출되었을 때에도 스트레스 기전이 활성화된다. 정신적 스트레스 또한 암의 발생에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스트레스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높게 유지되면 특정 성장인자의 발현을 촉진하여 세포의 분열과 증식을 일으킬 수 있다. 또 지속적인 정신적 스트레스는 암에 대한 면역감시를 떨어뜨리고 암세포의 전이가 촉진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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