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거실은 있지만, 누구나 좋은 거실을 만들 순 없다. 누구에게나 역량은 있지만, 누구나 역량을 드러낼 기회를 만나진 못한다. 좋은 거실을 만드는 핵심 열쇠는, 아이의 교육 환경을 구성해 줄 우리의 마음과 행동에 달려 있다. 엄마가 만드는 우리 아이 최초의 학군지, 거실이라는 공간을 만들어 갈 유일한 당신을 초대한다.
---「프롤로그」중에서
좋은 학군지로 이사 가는 시기가 정해져 있듯이, 좋은 가정을 만들기 위한 ‘거실 시의성’ 역시 존재한다. 거실 시의성이란, 거실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아이를 위한 거실 교육 환경을 구성하는 일을 말한다. 어디에나 있는 학군이 아닌 ‘좋은 학군’이 중요한 것처럼, 어디에나 있는 거실이 아닌, ‘좋은 거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공간이야말로 우리 아이가 매일 보고, 듣고, 느끼는 첫 번째 교육 환경이다. 지금 당장 거실 육아를 시작하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
---「거실은 내 아이가 만나는 첫 번째 학군지」중에서
아이가 책을 잘 읽을 수 있는 환경이 어때야 하는지 고민했을 때 ‘TV를 없애라’, ‘소파 대신 책장을 둬라’ 같은 글을 읽었다. 처음 들었던 생각은 ‘하고 싶지만 어떻게?’라는 의문이었고, 의문을 풀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없자 집에 대한 실망감이 들었고, 그러자 이 집을 선택한 나에 대한 자책으로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지금은 이미 늦었어’라고 탓하고 있기만 할 순 없었다. 아이는 하루하루 여전히 자라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내가 했던 방법은 통제할 수 있는 것에서부터 인테리어를 시작하는 것이었다.
---「1,000원짜리 다이소 박스와 1만 원짜리 종이 박스」중에서
스파크가 이는 순간이 자연스럽게 행동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늘상 쓰는 학용품의 구조화가 필요하다. 스파크가 반짝 튀어 오르는 그 순간에 아이의 에너지가 학용품을 찾는 데 흐트러지기 않기를 바란다. 학용품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구조화된 연습이야말로 몰입에 필요한 기초적인 연습이 된다. 그 시작은 학용품 보관법에서 간단하게 출발할 수 있다.
---「학용품 보관법이 몰입을 부른다」중에서
우리가 화이트보드를 굳이 거실에 놓는 이유는 뭘까? 메타인지를 키울 수 있는 학습법이기 때문이다. 메타인지와 연관된 학습법이 성공적인 이유는, 학습한 내용이 장기기억으로 향하는 열차에 모두 탑승하기 때문이다. 학습은 결국 장기기억과의 싸움이다. 그렇기에 설명하기는 장기기억으로 가는 가장 성능 좋은 열차가 될 수 있다. 일단 화이트보드를 거실에 놓았다면, 장기기억으로 가는 최단 열차의 탑승권을 얻은 셈이다. 하지만 탑승권이 있더라도, ‘설명하기’란 전략을 함께 사용하지 않으면 기차에 올라타지 않은 셈이다.
---「학습을 장기기억으로 보내는 최단 열차」중에서
아이는 ‘헉’ 하는 소리를 냈다. 아이들은 하루 계획표를 완수하고 나면 나에게 100원을 받는다. 그렇게 하나둘씩 최선을 다해 모은 용돈이기에, 캠핑카가 얼마나 비싼 금액인지를 바로 체감했다. 엄마와 아빠가 현재 실질적으로 캠핑카를 구매하기 위해 가용할 수 있는 돈도 함께 말해주었다. 그런데 캠핑카는 가족의 것이니 엄마 아빠의 돈만으로는 살 수 없다고 했다. 엄마 아빠도 돈을 모으기 위해 노력할 테지만, 하준이와 하윤이의 도움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준이는 자신이 용돈을 열심히 모아서, 200만 원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하윤이 역시 용돈을 모아서, 100만 원을 보태겠다고 했다. 그날 우리는 “돈을 열심히 모아보자!”라는 구호를 외치고 식탁 회의를 마쳤다. 캠핑카를 사는 것이 비싸서 피해야 하는 일이 아닌, 가족 공동의 목표가 된 것이다.
---「살 수 없는 캠핑카를 갖고 싶다는 아이에게」중에서
수건이 너무 높이 걸려 있다면 아이를 위한 수건걸이 하나를 구매하기만 하면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된다. 내가 쓰고 있는 제품을 만드는 제조사의 슬로건은 ‘수건 평등’이다. 수건은 어른과 아이가 함께 쓰는 물품인데 왜 수건을 어른의 눈높이에만 걸어두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그래서인지 수건걸이 디자인도 아이가 다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 모서리를 제거했고, 아이가 수건을 대충 걸어도 흘러내리지 않는 유선형으로 제품을 만들었다. 심지어 가격도 비싸지 않다. 아이들을 위한 수건걸이를 어른 수건걸이 밑에 부착해 두었다. 그 뒤로 수건을 꺼내달라는 키 작은 둘째의 주문은 쏙 들어갔다.
---「욕실: 아이를 자립시키는 평등 인테리어」중에서
하버드대학의 리처드 와이스버드(Richard Weissbourd) 교수는 「아이들을 행복하게 기르는 법」이라는 논문에서 아이들을 성공으로 이끄는 입증된 방법 한 가지가 집안일이라고 밝혔다. 집안일을 하면서 손을 쓰다 보면 소뇌의 기능이 발달하여 똑똑해지는데, 여러 가지 집안일을 하다 보면 손을 계속 쓰게 되기에 따로 두뇌 발달을 위해 시간을 들이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집안일은 아이와 일찍 함께할수록 이득인 셈이다. 생각보다 세심하게 손을 써야 하는 집안일은 뭘까? 다름 아닌 ‘빨래’다. 빨래라는 집안일 하나를 수행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생각해 보자. 옷을 벗는 것, 빨랫감을 분류해서 넣는 것, 세탁기에서 옷을 꺼내는 것, 건조대에 세탁물을 너는 것, 빨래를 개는 것, 빨래를 정리하는 것까지 총 일곱 가지의 과정이 포함된다. 일곱 가지 전부는 아니더라도, 이 중 세 가지 이상은 오늘부터라도 아이와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아이의 시작을 돕기 위해선 우리도 교육 환경을 구성해 줘야 한다. 무엇부
---「세탁실: 빨래로 쌓는 성취감 인테리어」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