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A의 가치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나는 항상 이렇게 대답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하면서 좋았던 점을 꼽는다면 첫 번째는 친구 관계, 두 번째는 시야의 확대 그리고 마지막은 바로 자신감의 획득입니다.”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하는 클래스메이트들은 모두 자신의 커리어를 중도에 끊고 2년간 비싼 학비를 지불하며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 사이에서 새로운 지식과 시야를 끊임없이 공부하고, 또 서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관계는 어떤 것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자산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만의 독자적인 사례연구법(case study method)이나 전체 학생의 약 30퍼센트를 차지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포함한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의 교류를 통해 나의 세계관은 넓어졌다. 게다가 2년간의 혹독한 커리큘럼을 거치면서 경영 분야에서 공통적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식이나 사고방식을 배움으로써 비즈니스맨으로서의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다른 학생들도 MBA가 지니는 가치에 대해 대부분 나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들이 공통적으로 가장 중요하게 꼽는 첫 번째 가치가 바로 친구 관계이다. 따라서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학생이라면 누구나 인맥 만들기에 소요되는 시간과 돈은 절대 아깝다고 여기지 않는다. _ 25쪽, 관계에 투자하는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삶에서 부딪히는 모든 문제에 반드시 정답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문제를 인식하게 되면 논리적으로 생각해서 결론을 이끌어 내는 자세가 중요하다. 하지만 이를 실천하기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우리가 자라 온 교육 환경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의 교육 제도 안에는 항상 정답이 존재하는 시험이 있고 그 시험 결과로 진학 여부가 가려진다. 이는 한국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언제나 정답을 찾는 데 익숙하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비즈니스 사회에서는 절대 통하지 않는다. 우리가 직면하는 대다수 문제에서 객관식 시험처럼 딱 맞아 떨어지는 정답을 찾아내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맨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현실의 다양한 문제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과제를 설정하고, 답을 찾아내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 또한 대입 시험을 치르면서 그야말로 일본의 수험 시스템을 고스란히 적용받으며 자라 온 세대이다 보니 나의 사고도 저절로 정답을 구하는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것을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깨달았다. 그곳에서 유학하던 초창기에는 ‘정답이 없는 문제’를 만났을 때 당황했던 적이 정말 많았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은 정답이 없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스스로 과제를 설정하고, 각각의 논리를 구축하여 답을 이끌어 내는 훈련을 원망스러울 정도로 철저하게 시키는 교육기관이기 때문이다. _70쪽, 정답을 가르쳐 주지 않는 하버드 교수들
생각한다’와 ‘조사한다’는 매우 다르다. 어떤 과제에 직면했을 때 우선 신속하게 주위의 경험자에게 물어보거나, 정보를 검색해 보고, 선배의 지혜를 빌리는 것과 같은 ‘조사하는’ 접근 방법이 효과적이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시행착오를 줄여 주기 때문에 성과나 효율성과 직결된다. 그러나 선배에게 묻지 않고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부터 스스로 ‘생각하는’ 접근 방법도 중요하다. 경험에 기대지 않고 백지 상태에서 ‘생각’함으로써 기존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시스템이나 획기적인 서비스가 생기게 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버드 비즈니스 스쿨의 수업은 사례연구법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학생은 사전에 케이스 스터디 교재를 읽고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과제를 정리해 해결책을 생각한 다음 수업에 임한다. 이때 학생은 주어진 15~30페이지의 케이스 스터디 교재 외에는 다른 자료를 일체 봐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 있다. 케이스 스터디는 현존하는 기업에서 실제로 일어난 경영 과제를 다루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관련 내용을 검색하면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바로 알 수 있다. 즉 사전학습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행동은 결국 답을 커닝하는 것과 같다. 학생에게는 배움의 기회가 없어지는 셈이다. 정보에 대한 접근이 수월해진 상황에서는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유사한 과제에 대한 해결책을 금방 찾을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환경이 ‘생각하는’ 일과 ‘조사하는’ 일의 경계를 희미하게 만든다. 문제가 발생해도 자신의 머리로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하지 않고 바로 인터넷의 힘을 빌려 답을 찾는다. 이런 과정을 통해 이미 존재하는 답을 찾는 데 익숙해지면 스스로 답을 찾는 힘을 잃게 된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답을 찾으면 다행이지만 유사 케이스가 없다면 그 사람은 영영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게 된다. _ 84쪽, 생각하는 일과 조사하는 일을 구분한다
할 일을 정리할 때는 ‘우선순위’와 ‘완성까지 필요한 시간’이라는 두 가지를 축으로 눈앞의 일을 분류해야 한다. 우선 일을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한다. 우선순위에 따라 일을 분류하면 곧바로 처리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 명확해지고 필요 이상으로 조급했던 마음이 안정된다. 다음으로 완성까지 필요한 시간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정리한다. 시작하자마자 바로 끝낼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구별한다. 금세 끝낼 수 있는 일이 의외로 많다고 확인되면 차분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일을 분류한 후에는 우선순위가 높고 완성까지 긴 시간이 걸리는 일부터 처리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감 시간에 맞출 수 없다고 판단되면 지체하지 말고 바로 대처해야 한다. 클라이언트나 상사에게 먼저 연락해 현재 상황을 설명하고 마감일을 재설정해달라고 할 수밖에 없다. 마감일까지 불가능한 일을 붙들고 있다가 마감 당일에 불벼락을 맞기보다는 먼저 연락해 다음 액션을 취하는 편이 더 현명하다. 다음으로 우선순위가 높고 바로 완성할 수 있는 일에 착수한다. 이 일을 눈앞에서 정리해 놓으면 마음이 꽤 편안해질 것이다. 그 후 마감일을 연장시켜 두었던 우선순위가 높고 완성까지 시간이 걸리는 일을 차분히 시작한다. 우선순위가 낮은 일은 그 후에 시작한다. 짧은 시간에 완료할 수 있는 일은 리스트에서 하나하나 지워 가면 된다. 마지막으로 우선순위가 낮고 시간이 걸리는 작업에 착수한다. _ 140쪽, 업무에서 길을 잃지 않는 골드만 삭스의 우선순위 설정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