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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145*220*30mm
ISBN13 9788901285108
ISBN10 890128510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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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 왜 어떤 사람과의 대화는 술술 풀리고, 또 어떤 사람과 얘기하면 꽉 막힌 듯 답답한 걸까? 지난 20년 동안 그 답을 알려주는 연구가 많이 발표되었다. 이런 지혜를 배우면 우리는 좀 더 명확하게 듣고 매력적으로 말할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사람의 뇌가 타인과의 연결을 갈망하도록 진화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의기투합하는 상대를 만나면 두 사람의 눈은 동시에 확장하고 맥박이 일치하며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머릿속에서 서로의 문장을 완성하기 시작한다. ‘신경동조neural entrainment’라고 알려진 이 현상이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살다 보면 가끔 이런 즐거운 순간이 찾아오지만 거기에 어떤 원인이 있었다기보다 그저 우연히 말이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난 거라고 생각한다. 반면에 상대와 가까워지고 싶은 마음이 절실한데도 생각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다.
--- p.9

돌이켜보면 나는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들과의 관계에 실패하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런 실패가 나한테는 대단히 치명적이다. 작가인 나는 사실상 소통으로 먹고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왜 나는 나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힘들까? 이런 혼란이 나만의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사람이 때로는 친구나 동료의 말을 경청하지 못하고, 그들의 진심을 이해하지 못하며, 그들이 진짜로 말하려는 것을 듣지 못한다. 게다가 우리 자신도 남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말하곤 한다.
--- pp.11-12

과학자들은 이런 사람을 두고 ‘슈퍼 커뮤니케이터’라는 말 대신, ‘구심점이 되는 참가자’ 또는 ‘핵심 정보 제공자’라는 용어를 선호한다. 그러나 시버스는 이들이 어떤 부류인지 알았다. 그들은 조언이 필요할 때 찾고 싶은 친구이고, 리더 자리를 자주 요구받는 상사이며, 분위기 메이커로서 모두가 환영하는 직장 동료였다. 시버스 자신도 슈퍼 커뮤니케이터와 함께 무대에서 공연했고 파티에서 그들을 찾아다녔으며 그들에게 투표했다. 심지어 자기도 모르게 슈퍼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을 자처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시버스가 읽은 연구 논문 중에서 왜 어떤 이들은 남들보다 더 동기화가 잘되는지 설명하는 것은 없었다. 그래서 시버스는 직접 실험을 계획했다.
--- p.32

에데의 가장 큰 실수는 환자를 만나기에 앞서 자신이 환자가 원하는 바를 다 알고 있다고 확신한 것이었다. 그래서 자신은 환자에게 객관적으로 조언하고 환자가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릴 수 있게 선택 사항을 설명해주면 된다고 확신한 것이다. 그러나 상대방이 원하는 게 뭔지 알고 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협상을 시작하는 건 좋지 않습니다.” 맬호트라가 말했다. 이것이 의사 결정을 위한 대화의 시작이다. 각자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지 알아내는 것. 물론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내려면 간단하게 “원하는 게 뭡니까?”라고 물으면 그만일 수 있다. 그러나 상대편이 본인도 확실하지 않거나, 말하기 부끄러워하거나, 자신의 희망 사항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거나, 너무 많은 생각을 드러냈을 때 자신이 불리해질 거라고 생각한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 p.76

방금 당신은 누군가를 만났다. 친구의 친구이거나 최근 입사한 직장 동료, 아니면 소개팅에 나갔다고 해도 좋다. 서로 인사하고 간단히 자신의 배경을 소개하면서 일단 당신은 ‘무엇을 말하고 싶은가?’의 상태에서 벗어난다. 그러고 나면 예상처럼 정적이 흐른다. 이제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빨리 친구가 되는 법은 이제부터 질문을 하라고 권한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36가지 질문을 모두 소화할 수는 없다. 그럼 일단 3번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전화를 걸기 전에 미리 연습하세요?” 시간이 얼마 없다면 좀 더 심층적인 18번으로 시작한다. “살면서 가장 끔찍했던 기억이 뭔가요?” 이런 게 좋은 전략이 아니라는 건 심리학 박사가 아니어도 알 수 있다. 실험실 밖에서 처음 보는 사람에게 이런 식으로 질문한다면 앞으로 홀로 지새울 숱한 밤들은 예약 완료다. 현실에서 저 36개 질문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 도대체 어떤 걸 물으라는 말인가?
--- pp.133-134

“말씀드렸다시피 여러분은 처음 만나는 사람과 짝을 지어 10분간 이야기를 나눌 겁니다.” 닉 에플리가 헤지펀드 매니저들에게 말했다. 많은 참석자가 비행기를 타고 이곳까지 왔고 서로 전에 만난 적이 없었다. 에플리는 지금 실험 중이라고 설명하면서 각자 파트너와 세 가지 구체적인 질문을 주고받으라고 요청했다. “당신 앞에 미래를 알려주는 수정 구슬이 있다면 보시겠습니까?” “평소 어떤 점에 가장 감사합니까?” “다른 사람 앞에서 울었던 때의 이야기를 해주시겠습니까?” 에플리는 “지난 휴가 때 어디에 가셨어요?”와 같은 가벼운 질문으로 천천히 시작할 수도 있었다. 빨리 친구가 되는 법을 설계하면서 애런 부부는 얕은 질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가정한 바 있다.
--- p.138

이제 나사는 감정을 통제할 수 있고, 타인의 감정에 민감하며, 지구에서 몇백 킬로미터 떨어진 협소한 공간에 갇혀 지내는 고도로 긴장된 상황에서도 동료와 마음을 트고 지낼 사람이 필요했다. 맥과이어는 아폴로 7호 임무가 크게 실패한 시기에 나사에 들어와 20년 동안 우주비행사 후보를 선별하면서 우울 장애를 겪거나 호전적으로 되기 쉬운 사람의 단서를 찾아왔다. 그러나 이제 우주 임무 기간이 길어지면서 조건이 훨씬 까다로워져야 했다. 나사는 심리적 약점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오히려 그 반대인 우주비행사를 찾아야 했다. 진공에 둘러싸인 우주 공간에서 몇 달씩 지내면서 일터와 일상 공간이 하나인 곳에서 오는 긴장, 지루함, 언쟁, 불안을 견뎌내며 동료와 잘 어울릴 수 있는 감정 지능이 뛰어난 사람 말이다. 그러나 맥과이어는 그런 자질을 갖춘 후보를 선별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았다.
--- pp.152-153

다른 사람과 가까워지는 방법에 정답이 한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화를 쉽고 덜 어색하게 하는 기술들은 많다. 자신의 동반자를 더 잘 이해하고 그들이 말하려고 하는 것을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하는 팁들도 있다. 이러한 대화 전략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또 어떤 유형의 대화를 나누고 있는지에 따라, 원하는 관계의 종류에 따라 효력이 강할 때도 있고 약할 때도 있다. 그곳까지 도달할 때도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가까워지길 ‘원한다는 것’, 이해하길 ‘원한다는 것’, 깊은 대화를 나누길 ‘원한다는 것’이다. 어렵고 두렵더라도, 그냥 돌아서 가버리는 게 더 쉽더라도 말이다. 우리가 갈망하는 교감을 만족시킬 기술과 혜안이 분명 존재한다. 그것들은 배워서 연습하고 실행할 가치가 있다. 그걸 사랑이라 부르든 우정이라 부르든 아니면 그냥 잠시 기분 좋은 대화를 나눈 것이었든, 진실 되고 의미 있는 관계가 된다는 것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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