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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의 약속

[ 초판 한정 책갈피 2종 ]
이진휘 | 인티N | 2024년 06월 2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6건 | 판매지수 2,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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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6쪽 | 400g | 130*200*17mm
ISBN13 9791193740057
ISBN10 119374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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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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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뷸런스를 기다리는 그 시간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른다. 수경은 꺼져가는 의식 속에서 더듬어 잡은 내 손을 간신히 들어올려 자기 머리 위에 힘겹게 얹었다. (…) 살려달라고 애원하듯 하늘을 향해 소리치는 내내 수경의 몸은 기운이 빠져나갔다 돌아오길 반복했다. (…) 흔들리던 입술에 힘이 바짝 들어가고 감기는 두 눈을 힘겹게 들어올리더니 결국 울음을 터뜨리며 외쳤다. “살려줘! 진휘야, 살려줘!” 그 순간 내 입에서 일순간도 망설임 없이 답이 튀어나왔다. “응! 내가 반드시 살려줄게! 걱정하지 마!”
--- p.18

의식 없이 축 늘어진 그녀의 상태보다 누군가가 그녀를 끊임없이 지켜보며 돌봐야 한다는 것이 당장 피할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였다. 연로한 수경의 부모님, 특히 소아마비로 걸음을 제대로 딛지 못하는 어머니를 대신해 누군가는 수경의 곁에 남아 그녀를 돌봐야 했다. 나는 내가 그 일을 맡기로 했다. 살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수경을 구하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내 안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런 나 자신을 속죄하기 위한 결심이었다. 또한 그렇게 해야 언젠가 잔인한 현실에 짓눌려 수경을 떠나게 되더라도 후회하지 않고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때는 그것 외에는 이 무거운 마음의 짐에서 벗어날 방도가 없어 보였다.
--- p.30

누군가의 흐느낌과 의사들이 긴박하게 지시하는 소리로 혼잡했던, 그 새벽의 응급실. 생과 사의 갈림 사이 절박함만이 가득한 그곳에서 나는 무심코 이 말을 내뱉었다. 언젠가 멋들어진 장소에서 수경에게 전해주고 싶었지만 이제는 결코 꺼낼 수 없으리라 여겼던 말. 죽음이란 어둠의 통로를 뚫고 이 세상에 이제 막 다시 돌아온 그녀에게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말. “죽지 마, 수경아! 나랑 결혼해줘!”
--- p.34

떨리는 고개로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차근차근 가리켰다. 그녀가 자음이나 모음을 지목하면 선택한 음운이 맞는지 내가 확인하고 담당 선생님이 대신 키보드로 입력해주었다. 20분 가까운 시간이 걸려 수경은 제 마음속에 담아 놨던 한 문장을 완성했다. ‘아아, 이 길고 긴 여정이 언제쯤 끝이 날까?’ 네 번의 침묵의 계절이 지나고 아무 일 없었다는 듯 다시 봄바람이 불어올 즈음, 그녀가 전한 첫 속마음이었다.
--- p.66

봄을 이렇게 가까이 느끼는 것도, 벚꽃이 흩날리는 광경을 보는 것도 오랜만이었다. 벚꽃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세상은 아직 따뜻한 곳이라고, 공중에서 날리는 벚꽃잎의 찬란한 아름다움은 시간이 지나 또다시 찾아온다고. 잃어버린 우리의 삶도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 꽃잎을 보며 따스한 봄을 느끼듯, 우리 인생에도 지나쳐버린 봄이 다시 찾아올 수 있을까.
--- p.133

전하고 싶은 말이 있는 눈치란 걸 알아챘다. 글자판을 가져와 수경의 눈이 지목하는 자음과 모음을 느릿느릿 하나씩 찾아갔다. 조금씩 조합되는 글자가 서서히 의미를 형성하고 이내 수경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았다. 완성된 글자를 수경의 가족이 모두 모인 곳에서 대신 소리내 읽었다. “너 다음 주에 시간 낼 수 있어? 나 걷고 뛰어다니는 꿈을 꿨어. 내가 일어나 걸을 수 있대. 꿈에서 본 달력 날짜가 다음 주야.” 마치 그 일이 당장이라도 일어난 것처럼 들떠서 해맑게 웃는 수경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했다. 나는 너무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그녀가 기대하는 그 일이 내가 아는 이 세계에선 절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걸.
--- p.153

오늘도 수경은 온 힘을 다해 눈을 뜨고 세상을 연다. 그렇게라도 이곳에 속하길 원했던 절박한 몸짓으로. 아침 햇살과 함께 또다시 찾아온 무기력한 하루가 이제 불편하지만은 않은 듯이. 마지막 호흡을 다하는 날까지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처럼.
--- p.182

영원히 반복되는 낙하. 끝나지 않을 추락의 순간이 우리의 생을 아득한 심연으로 끌어내리는 것 같았다. 누군가를 붙잡고 우리의 추락에도 끝이 있을지 묻고 싶었다. 이 여정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보다 더한 두려움일까, 아니면 무거운 족쇄에서 벗어난 해방감일까. 때때로 스스로에게 묻곤 하지만 언제나 그 답은 알 수 없다.
--- p.212

사실 수경도 이제는 포기했을 거라고 여겼었다. 입을 움직여 말을 했던 순간도, 중력을 거슬러 땅을 발로 디디고 섰던 감각도, 이제는 낯설기만 할 세계 여행 각지에서 살아있음을 느꼈던 기억들도. 희망보다 좌절의 시간이 길었고,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회복의 꿈은 점점 멀어졌으니까. 그런데 그 순간 수경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기도 했다. 수경이 바라는 선물은 희망이자 미래였다.
--- p.253

늘 그렇듯 수경은 지금도 내 곁에서 내 말에 귀 기울인다. 삶이 짓밟혀 어느 것도 위로가 되지 않을 때에도 그녀는 내 사소한 말장난과 익살스러운 표정에 미소 짓는다. 웃음이 있어 고통스러운 하루가 길지 않다. 때론 모진 말로 수경의 마음을 다치게 하고, 그녀가 내 모든 고통의 시작인 것 같아서 그녀를 몰아세울 때도 있지만 끝내 수경의 맑은 미소는 모든 것을 정화시킨다. 세상은 우리에게 절망을 주었지만 그 절망에 반응하는 방법은 우리가 결정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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