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그녀는 고개를 조금 더 높이 들어 올린 채 치료실을 나갔다. 나 때문이 아니다. 나는 누군가를 치유하거나 누군가의 삶을 바꿔줄 마법 같은 능력이 없다. 그녀는 어린 시절에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한, 수년에 걸친 치료가 필요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많은 이들과 마찬가지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의 대부분은 가르쳐주는 일이었다. 나는 과학에서 하는 이야기와 다른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던 것에 대한 통찰력을 전수했다. 그녀가 개념과 기술을 이해하고 사용하기 시작하자, 커다란 변화가 시작되었다. 그녀는 미래에 대해 희망을 느꼈다. 자신의 힘을 믿기 시작했다. 그리고 어려운 상황에 건강한 방식으로 새롭게 대처하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대처 능력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 더 커졌다. 다가올 한 주를 마주하기 위해 그녀가 기억해야 할 것들을 함께 짚어보면서,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왜 지금껏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거죠?”
--- 「들어가며」 중에서
우울감은 우리의 몸의 상태, 인간관계, 우리의 과거와 현재, 생활환경, 생활 방식에서 오기도 한다. 우울감은 내가 하거나 하지 않는 모든 것, 나의 식단과 생각, 움직임, 기억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어떻게 느끼는지는 단순히 뇌의 산물이 아니다. 우리의 뇌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이해하기 위해 끊임없이 작동한다. 그러나 뇌가 작업에 쓸 수 있는 단서는 그 수가 정해져 있다. 뇌는 우리 몸에서 정보(심박수, 호흡, 혈압, 호르몬 등)를 얻는다.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지고 맛보고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과 같은, 각각의 감각으로부터 정보를 얻는다. 또 뇌는 우리의 생각과 행동으로부터 정보를 가져간다. 이 모든 단서와 자신이 과거에 비슷한 느낌을 받았던 때의 기억을 연결시켜 제안하는데, 이는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그에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대한 가장 그럴듯한 추측이다. 그 추측은 때로 감정이나 기분으로 느껴진다.
--- 「1장 우울한 기분이란 무엇인가」 중에서
ㆍ 감사하다고 느끼는 세 가지를 적어보자. 우리 삶에서 크고 심오한 면을 차지하는 것이 될 수도 있고, 하루 중 아주 작은, 사소한 부분이 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적을 것인가가 아니라 의도적으로 주의를 돌리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ㆍ 하루 몇 분 동안은 감사한 일들을 돌아보고 감사하는 행위에 집중함으로써 찾아오는 감각과 감정을 느껴보자.
ㆍ 이것을 한번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매일 이것을 실천하는 것은 관심을 두고자 하는 대상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마음 근육을 기르고 그 이점을 몸소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삶의 수련이다.
--- 「3장 도움이 되는 것」 중에서
장기 목표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질 때는 작은 보상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외적 보상이라기보다는 내적 보상이다. 내가 해온 노력을 자랑스러워하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으므로 그만한 가치가 있음을 인정할 때 내가 나에게 건네는 감정의 토닥거림. 이것을 통해 우리가 마주하고 싶은 변화를 향해 가고 있음을 알고 다시 노력할 힘을 얻는다. 그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음과 작은 승리를 인정할 때, 우리는 우리의 노력이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인식하기 시작한다. 이런 식으로 우리 자신에게 힘이 있다고 느끼는 것은 우리가 계속 노력할 수 있는 원동력을 제공한다. 이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새로운 습관을 키워가면서, 각각의 습관이 견고하게 자리 잡아가는지 확인해야 할 좋은 이유이다. 건강한 행동을 우선순위에 두는 습관을 유지한다면, 그것이 우리를 지탱할 것이다.
--- 「7장 동기부여 하는 법」 중에서
감정은 실재하고 유효하지만, 사실은 아니다. 감정은 추측이다. 우리가 크기를 가늠하기 위해 걸쳐보는 관점이다. 감정은 우리가 필요를 충족하고 생존하기 위해 세상을 이해하려는 뇌의 시도이다. 우리가 느끼는 것이 사실에 기반을 둔 진술이 아님을 고려하면, 생각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것이 바로 인지행동치료와 같은 치료법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토록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적인 이유이다. 인지행동치료는 생각과 감정으로부터 한 걸음 물러서서 그것의 본질-단 하나의 가능한 관점-을 보는 연습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생각과 감정이 사실이 아님에도 우리를 괴롭히고 있음을 안다면, 그 감정이 실제로 현실을 반영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안이 더 도움이 될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우리가 현재의 생각과 감정을 사실로 취급하면, 그것이 미래의 우리 생각과 행동을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셈이다. 그러면 삶은 정보에 근거한 선택이 아닌 일련의 감정적 반응으로 이어지게 된다.
--- 「10장 다 사라지게 하기!」 중에서
상실의 자리에 남는 상처는 고치거나 치유할 대상이 아니다. 우리는 떠난 사람을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으며 그와 계속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기를 바란다. 그래서 상실의 상처는 옅어지거나 없어지지 않는다. (…) 떠난 이는 늘 그랬듯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이기에 그를 잃은 고통은 계속된다. 그러나 우리는 성장하고 상실의 슬픔과 더불어 의미와 목적이 있는 삶을 새로이 만들어가기 시작하면서 그의 삶을 인정할 방법을 찾는다. 우리는 그 사람을 기억하고, 기리고, 연결되어 있음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또 계속 살아갈 방법을 찾는다. 고통과 기쁨, 절망과 의미가 모두 삶의 일부가 될 수 있음을 알게 된다. 살아남을 수 있는 능력을 배우고, 그 깊이를 통해 스스로를 끌어올릴 수 있게 되며, 거기서 계속 나아간다.
--- 「16장 애도의 과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