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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유토피아

: 아도르노의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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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예술철학 top20 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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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488쪽 | 152*225*20mm
ISBN13 9791166843396
ISBN10 1166843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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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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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현대예술의 유토피아는 디스토피아의 처참한 인식에서 시작한다. 어떤 디스토피아인가? 그것은 더 나은 삶이 전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명된 아포리아적 현실이다. 이 현실이란 돈과 자본의 수익현실이고, 산업과 상업의 스마트 현실이며, 디지털 기술이 지배하는 가상현실이다. 스마트폰을 쓰면 우리는 정말 스마트해지는 것인가? 곳곳에 기회가 있듯이 위기가 있고, 어지러운 유혹이 있듯이 암울한 몽매가 자리한다. 아마도 재앙 없는 발전은 없을 것이다. 예술은 아포리아 현실에서 유토피아를 꿈꾼다.
--- 「서문」 중에서

매개 없이 사유는 실체화되고 신앙화된다. 의미는 자기성찰의 매개를 거쳐야 한다. 철학도 간단히 말하여 자기비판으로서의 변증법적 운동 외에 다른 게 아니다. 아도르노의 부정변증법적 사유가 지향하는 것은 이 비판적 자기성찰이다. 그는 ‘종합’이나 ‘총체성’이라는 말을 병적일 정도로 혐오했다. 이런 어휘들은 이데올로기적 어조를 띠기 때문이다. 그래서 언제든 강압과 기만의 허위로 변질될 수 있다.
-- 「1장 예술과 이성」 중에서

예술의 유토피아가 단순히 메시아적 구원이나 초월적 내세를 약속하는 데 있지 않다면, 그래서 지금 여기에서 오늘을 비판하는 가운데 더 나은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라면, 우리는 심미적인 것의 내재적 비강제적 계기에 기댈 수 있다. 이 계기에 배인 자기변형의 윤리적 방법으로 현실을 쇄신해 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심미적 태도는 곧 현실에 대한 대응방식의 하나이면서 삶의 권고할 만한 자세가 된다. 그것은 문명과 야만 사이에서 더 나은 삶을 향한 이성적 가능성을 모색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심미적 판단의 훈련은 곧 비판의 윤리성 훈련이다.
--- 「2장 예술-주체-교양-자율」 중에서

결국 예술의 유토피아란 타자성을 옹호하는 것이고, 그래서 낯선 것을 추방하지 않는 상태이다. 거기에서 소외는 지양될 것이기 때문이다. 예술의 이 타자적 지향은 아마 철학의 지향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즉 예술과 철학은 어떤 낯선 것 ― 이질적이고 타자적인 것의 포용에 적극적이다. 이렇게 낯선 것을 외면하거나 억압하는 게 아니라, 이해하고 포용할 수 있다면 삶의 소외는 현격히 줄어들 것이다. 바로 이런 상태 ― 낯선 것의 포용이야말로 예술의 유토피아이자 철학의 유토피아이고, 나아가 삶의 유토피아가 될 것이다. 이 낯설고 이질적이며 타자적인 것의 원형은 아마 자연이 될 것이다.
--- 「3장 예술의 타자성」 중에서

오늘날 예술은 스스로 타율화되면서 상품이 되고 키치가 된다. 현대의 이데올로기는 키치적 문화상품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이데올로기가 이념의 변질이라고 한다면 이 변질된 이념으로서의 이데올로기 자체가 자본의 수익적 관심을 대신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현대문화의 타락이고 그 변질이며 퇴행이다. 아마도 주어진 것 ― 기성질서에만 꿈이 머문다면 우리는 이데올로기적이지 않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니 이미 있는 것의 너머로 우리는 나아가야 한다. 이렇게 ‘그 너머로 나아가는’ 것이 야말로 문화와 예술의 본래적 방향이기도 하다. 예술은 개별적인 것의 유일무이한 진실성 속에서 기존질서 그 너머를 추구한다.
--- 「4장 문화산업과 문화비판」 중에서

나치즘 체제의 몰락 이후 오늘날의 민주주의 체제에서도 집단적 나르시시즘이 사라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주어진 것들에의 순응을 강요하는 자본주의적 사물화 이데올로기 때문일 것이다. 사물화된 삶은 결국 사랑의 사물화다. 여기에서 인간은 이미 죽어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주체-자아-개인-의식의 문제로 돌아간다. 핵심은 이 주체/개인을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다. 그것이 ‘민주적 교육의 방향’으로서의 ‘비판적 자기성찰’이다.
--- 「5장 타율성에 대한 저항」 중에서

나는 아도르노를 읽으면서 그의 사상을 배웠고, 그에 대해 쓰면서 그와의 작별을 준비했다. 한 사상가에 대한 최고의 경의는 그에 대해 쓰면서 자기 나름으로 살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나름의 자기 삶을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철학과 예술을 공부하고 미학을 실천하는 길이다. 되풀이하건대 미학의 완성은 각 개인이 자기에게 어울리는 뜻과 보람 속에 사는 데 있다. 그때에는 미학이라는 말이나 아도르노라는 사상가도 필요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그를 떠난 후 우리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그와 다시 만날 수도 있다
--- 「6장 알렉시예비치에게 대답하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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