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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학 다시읽기

: 인물로 보는 한국철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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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48쪽 | 152*225*30mm
ISBN13 9791166292033
ISBN10 116629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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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탑명」을 쓰면서 원측의 역사적 공헌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하였다: “심오한 불경에 날개를 달아주어 그것을 이해하고자 하는 당대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다. 그 결과 현장을 도와 붓다의 진리가 인도 동쪽으로 전파되어 붓다의 무궁한 가르침이 널리 펼쳐지도록 만들었다.” (필자는) 뒷부분을 지금의 상황에 맞게 다음과 같이 수정하고 싶다: “그 결과 여러 역경가와 불교사상가들을 도와 붓다의 진리와 인도 및 동아시아의 유식 사상이 동아시아에 널리 알려지고 이해되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문화권을 초월하여 티벳 불교사상가들의 불교사 인식과 유식 사상 이해에 도움을 주었으며, 나아가 구미 연구자들에게 불교 사상 해석의 새로운 관점을 제공하기도 하였다.”
--- 「원측, 동아시아 유식 사상의 헤르메스」 중에서

대승불교에서의 일심은 ‘현상으로서의 생멸하는 마음’과 이를 초월한 ‘진여의 마음’을 이중적으로 가리키는 개념이다. 일심 안에서는 무명(無明)으로 인해 미망(迷妄) 속에 헤매는 중생들을 여여(如如)한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된다. 일심은 미망이 모두 끊어진 뒤에도 여전히 깨끗한 바람이 불어와 맑게 되는 정법훈습(淨法薰習)이 적극적으로 지속되며 항구적으로 작동하는 역동적 실재성을 담게 된다. 원효는 자신에게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새겨진 고대 한반도 정주민들의 언어와 종교심성에 새겨진 하늘마음으로 대승불교의 일심을 이해했을 것이다.
--- 「원효, 불교를 한국화하다」 중에서

10세기 이전 한반도의 도교 연구를 위한 문헌자료는 『삼국사기』, 『삼국유사』, 일본 고대 의서 등의 단편적 기록밖에 없었다. 그러므로 발해인 이광현이 신선이 되기 위한 방법을 스승과 문답 형식으로 편집한 『백문결』은 발해의 종교문화와 도교사를 새롭게 구성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이다.
--- 「이광현, 도교의 불사를 추구하다」 중에서

“무슨 ‘바람’이 불어서”라는 말투처럼, 인간의 성정에서 바람처럼 일어나는 소리가 ‘풍’이다. 불교의 ‘무명풍’이 행→식→명색…으로 진행되듯, 거기에는 출렁대는 분명한 문법이 있다. ‘풍’은 하나의 끈처럼 서로 연결되어 이쪽과 저쪽이 동시에 출렁대는 것이다. 그래서 선이나 결 혹은 무늬 같은 ‘형식’과 정신, 영성 같은 ‘비형식’으로 드러난다. 그렇다면 풍류란 ‘바람 따라 출렁이는’, 즉 생명을 가진 살아 움직이는 미학이자 사상문화이다. 그래서 귀로 듣고, 눈으로 볼 수 있다. 신라인들이 누렸고, 현재로 전승되어 오는 생명의 문법 - 바람 따라 출렁이는 풍류의 미학은 고정된 것이 아니며, 시대와 사람에 의해 새롭게 생성될 수 있다.
--- 「풍류, 신라 사상의 뿌리」 중에서

의천이 세운 천태종은 중국불교의 천태종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 아니고 의천의 관점이 반영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이것은 한국의 고유성을 담은 천태종의 사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또한 의천은 사상의 영역에서만 자신의 개성을 발휘한 것만이 아니다. 현실문제에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이 금속화폐 주조론으로 드러났다. ... 이것은 참여불교, 곧 자신의 수행을 하면서도 사회문제에 목소리를 내는 흐름과 연결되는 것이고, 그런 점에서 의천은 참여불교의 선구적 형태라고 평가할 수 있다.
--- 「대각국사 의천, 천태종을 세우다」 중에서

보우는 고려 말기 ... 몸소 원나라로 들어가 소기의 목적을 성취할 수가 있었다. 이로써 한국의 선법은 인도로부터 전승되었던 정법안장의 정통성을 명백하게 확보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임제종풍의 전통과 사법을 고스란히 수용하여 고려에서 꽃피울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그것이 태고보우에게서 선종의 전통문화로서 증명과 인가와 사법과 전법의 정통성으로 드러났으며, 이를 근거로 고려에서 원융선을 실천하는 상징으로 자리매김한 것이었다.
--- 「태고보우, 임제종을 계승하다」 중에서

퇴계가 활동했던 16세기 조선은 예학사에서 볼 때 예에 대한 근본적인 인식의 변화가 일어난 시기라 할 수 있다. 이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다. 첫째, 이 시기에 이르러 성리학에 대한 이해의 심화로 말미암아 학자들 스스로 예의 주체라는 자각을 하게 된다. 둘째, 이러한 주체에 대한 변화된 인식은 예의 근거에 대한 인식에 있어서도 성현고례(聖賢古禮)를 중시하는 방향으로의 변화를 추동한다. 셋째, 예의 근거에 대한 인식의 변화는 예의 권위에 대한 인식의 변화로 연동되어 나타난다.
--- 「이황, 조선 예학의 선하(先河)」 중에서

홍대용은 이미 지구중심주의를 버렸기 때문에 중화주의와 분야설까지 부정할 수 있었다. 홍대용은 분야설의 부정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화이관(華夷觀)까지 부정한다. 여기에서 ‘화이’는 ‘중화와 오랑캐’를 가리킨다. 지금으로 말하면 문명과 야만의 다른 말이다. 분야설로 대표되는 중국중심주의의 부정이 “중국=문명, 비중국=야만”이라는 이분법도 깨트린 것이다.
--- 「홍대용, 중국을 지방화하다」 중에서

최한기는 동양의 기철학과 서양 과학의 성과를 융합하여 독창적인 철학 체계를 수립하고, 그것을 기학으로 명명하였다. 그는 기학의 기초가 되는 기 개념에서부터 동서융합을 시도하는데, 이로 인해 나타난 것이 형질을 지닌 유형의 기와 운화기 개념이다. 유형의 기와 운화기는 기가 인간의 감각기관으로 지각할 수 있는 형질을 갖는 동시에, 끊임없이 운동 변화하는 본질을 지닌다는 것을 말한다.
--- 「최한기, 동서를 융합하다」 중에서

전병훈은 이런 ‘정신’을 인간의 몸(생명)을 비롯한 우주 만물 생기(生機)의 근원으로 주목하고, 정신을 뇌에 응결하는 내단학의 원리와 방법을 체계적으로 제시하면서, 정신에 관한 동서양 철학의 조제를 시도하고, 심지어 그것을 서구 근대과학의 뇌신경론과 접목시켰다. 그는 도교와 유교의 분열을 인간의 ‘생명(정신)가치’와 ‘도덕(사회)가치’의 분열로 파악하고, 이 두 가치가 본래 한 근원에서 나왔는데, 굳이 따지자면 생명(정신)가치가 근원이라고 본다.
--- 「전병훈, 정신철학을 조제하다」 중에서

은혜철학의 측면에서 보면, 우주 만유가 은혜로 연결되어 있다하더라도 이 은혜에 보은하지 않으면 이는 곧 배은으로 구분된다. 반대로 보은을 실천하면 이상적인 세상에서 평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동포은’ 장에서는 동포 보은을 할 경우 “국가와 국가끼리 평화”하게 된다고 하여, 보은을 통해 인류 보편의 평화를 이룰 수 있음을 시사한다.
--- 「소태산, 은혜철학을 발견하다」 중에서

이돈화는 1910~1940년대에 걸쳐 19세기의 동학 이론을 현대적으로 그리고 철학적으로 해석하고 조명하는 저술 활동을 활발히 펼쳤다. 동양 전통 철학을 비판적으로 계승한 최제우·최시형의 사상을 기초로 삼으면서도 다양한 근대적 사상, 관념을 수용하고 서양철학의 여러 개념 또한 적극 활용함으로써 동학의 사상적 내용을 더욱 풍부하게 했고, 동학의 개념을 더욱 명료하게 했다.
--- 「이돈화, 동학을 현대화하다」 중에서

함석헌은 다석 유영모의 영향을 받아 한글철학을 기반으로 하는 씨?철학을 창안하였다. 그것은 국가주의나 민족주의, 그리고 가족주의, 교회주의를 넘어서 새로운 시대로 나아가고자 하는 사상적 몸부림이었고 철학적 실천이었다. 필자는 이러한 함석헌의 시도에서 아나키즘을 본다. 그의 철학, 즉 제도적 종교를 비판한 것은 물론이고 국가주의나 민족주의가 아닌 세계시민철학(세계민중주의)을 부르짖은 것도 아나키즘과 매우 흡사하다고 보는 것이다.
--- 「함석헌, 공공철학과 절대자유를 실천하다」 중에서

변찬린은 그동안 종주국에서 발생한 종교와 철학 등 종주국 담론을 수용하여 ‘사상의 대리전’을 열었던 사대주의자와 식민주의자들의 학문적 경향을 탈피한다. 그의 당초 꿈은 세계 경전을 해석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당시 종교계에서 성서가 서구 기독교의 교파신학과 교리에 의해 성서의 진리와 영성이 충분히 해명되지 못한 사실을 직시한다. 이는 그가 기독교의 성서라는 틀을 탈피하여 인류의 경전인 ‘성경’이라는 새로운 관점을 포착하는 계기가 된다. 이를 근거로 원효, 퇴계, 율곡 등과 같은 한민족의 경전 해석의 정신을 계승하여 기독교의 성서 해석에 착수한다.
--- 「변찬린, 선맥과 풍류도의 하늘을 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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