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살이 돼서야 초등학교에 입학한 현수는 친구들에게 나이를 말하지 않았다. 한 살 어린 동생들과 친구가 되었다. 함께 장난치며 놀고, 웃고 떠들며 학교 다니는 일이 현수에게는 큰 즐거움이었다.
중학생이 되었다. 함께 어울리는 친구들과 장난이 심해져 짝꿍의 지우개를 몰래 가져가 주지 않았다. 지우개는 필통으로, 필통은 지갑으로 점점 커졌다. 시끌벅적 매일 장난치고 해맑게 웃으며 방황하는 중학교 생활을 보내다가 어느 날 자신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같은 반 여자 친구의 얼굴을 보았다. 현수가 마음에 둔 여학생이었다.
긴 생머리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지닌 여학생의 눈빛은 ‘오늘도 장난으로 네 인생의 소중한 시간을 소비하는구나!’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대놓고 면박은 하지 않았지만 무시하는 듯한 표정이 현수의 가슴을 찔렀다. 말로 하는 비아냥거림보다 현수에게 더 큰 수치심으로 다가왔다.
‘그래! 요즘은 검정고시로도 학력 인정을 받을 수 있는데, 이렇게 의미 없이 등하교만 해서 받는 졸업장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생각이 들자 현수는 자신의 삶에 다음과 같은 물음표를 던졌다.
·의미 있는 삶이란 무엇일까?
·이 길이 옳은 길인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 「제1장 인내력-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능력」 중에서
우리가 아는 위대한 리더들은 결핍을 열정으로 바꿔버렸다. 그렇다고 일부러 결핍을 자초할 필요는 없다. 어쩔 수 없이 고난의 수렁에 빠졌을 때, 정신까지 수렁에 빠뜨리지 말라는 것이다. 어쩌면 그것이 위대함으로 가는 시작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이런 절박감이 성공을 향한 동기를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심리학자 마빈 아이젠슈타트는 위대한 혁신가, 예술가, 기업가를 인터뷰하며 아주 중요한 사실을 발견했다. 놀랄 만큼 많은 사람이 어린 시절 부모를 여의었다. 그가 걸출한 리더 573명을 조사한 결과, 4분의 1이 열 살이 되기 전에 적어도 부모 중 한 명을 잃었다. 34.5퍼센트는 열다섯이 될 때까지, 45퍼센트는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적어도 부모 한 명이 죽었다. 질병과 사고와 전쟁으로 기대수명이 오늘날보다 훨씬 낮았던 20세기 이전에도 그것은 놀라운 수치였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만 그것을 달성하지 못할 것 같은 불안감과 실패하면 안 된다는 절박함이 있다. 멸시당하지 않으려는 욕구, 다른 사람보다 뒤처질지 모른다는 불안, 아직 부족하다는 결핍, 아직은 완전하지 않다는 초조감 같은 것들이 성공의 지렛대 역할을 하는 것이다. 현재 가진 것을 잃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절박함으로 바뀌고, 사람에게 행동 변화를 유도하거나 위험을 무릅쓰도록 만든다.
--- 「1장 인내력-참고 견디며 기다리는 능력」 중에서
창의적인 업적을 남긴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질문하는 습관이 있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천재들은 자신이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서 질문을 시작으로 ‘일을 내기’ 시작했다. 에디슨과 아인슈타인에게 호기심 가득한 질문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그런 위대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 베토벤이나 모차르트도 질문을 하지 않았다면 최고의 음악가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파브르가 곤충을 궁금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 질문하지 않았을 것이다. 궁금증과 질문 없이 그렇게 오랜 시간 쭈그리고 앉아 관찰할 수 있었을까? 이처럼 창의력의 첫걸음은 질문이다. 단지 ‘질문하는 것’이다. 질문이야말로 창의력의 어머니다.
창의적인 사람들은 보통 사람들과 생각하는 방식이 다르다. 로버트 루트번스타인과 미셀 루스번스타인은 《생각의 탄생》에서 천재들의 창조 방법 13가지를 나열했다. 관찰, 형상화, 추상화, 패턴 인식, 패턴 형성, 유추, 몸으로 생각하기, 감정이입, 차원적 사고, 모형 만들기, 놀이, 변형, 통합이 그것인데, 모든 과정을 관통하는 중심 단어는 역시 ‘질문’이다. 호기심 있는 질문이 없다면 도대체 왜 관찰을 하겠는가.
질문은 대상물을 관찰하게 만든다. 대상물을 주의 깊게 바라보면서도 머릿속에서는 계속 질문을 한다. 질문하며 관찰하고, 관찰하며 질문하는 연속 과정 가운데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고, 창의적인 생각이 연기처럼 모락모락 피워 오르기도 한다.
--- 「2장 예지력-이치를 꿰뚫어 보는 능력」 중에서
미래에는 어려운 문제를 생성형 AI에게 질문하여 해결 방법을 모색할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은 법률이나 의료 문제에 관한 자문을 넘어 작곡도 하고, 시나 소설도 쓰고, 그림도 그린다. 이미 인간의 뇌 능력을 넘어섰다.
그렇다 보니 어려운 문제로 골치 아플 필요 없이 챗 GPT에게 질문하면 된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때도 질문이 중요한 것은 마찬가지다. 좋은 질문이 좋은 답을 얻는다. 두루뭉술하게 질문하면 인공지능도 두루뭉술한 답을 줄 뿐이다. 구체적이고 간결하고 핵심을 찌르는 질문을 해야 원하는 답을 얻을 수 있다. 질문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인공지능 시대에 질문을 잘 하려면 독서가 중요하다. 특히 독서 토론을 하며 논리적으로 말하고, 반론을 제기하고, 결론을 추리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이런 가운데 생각이 넓어지고,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 문제를 꿰뚫어 보는 능력도 이때 길러진다. 이런 능력을 갖춰야 인공지능에게 올바른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책을 읽고 토론하는 조직이나 개인이 성장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독서는 인공지능 시대에 우리가 지녀야 할 능력을 얻게 해준다. 독서가 답이다.
--- 「2장 예지력-이치를 꿰뚫어 보는 능력」 중에서
신뢰는 영향력과 관련 있다. 신뢰를 잃으면 더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다. 왕의 아들로 태어나 나라의 재상을 지낸 지체 높은 사람이 애첩의 목을 들고 장애인을 찾아가 사과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평원군의 인물 됨됨이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오히려 건방지다며 장애인의 목을 베었을 것이다. 그러나 평원군은 이렇게 겸손해짐으로써 사람들에게서 신뢰를 회복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신뢰를 쌓은 결과, 훗날 큰 위기 상황일 때 결사대를 지원하는 용사 3천 명을 얻게 되었다.
신뢰는 협업할 때나 사람을 만날 때 전제 조건이 된다. 아무리 화려한 말을 쏟아내더라도 상대방이 그 말을 믿지 않으면 공염불로 그치고 만다. 앞의 몇몇 사례에서 살펴보았듯이 신뢰는 하루아침에 말로써 쌓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신뢰는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하고,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윤이 그랬고, 콜린 파월이 그랬다. 평소 신뢰를 쌓아 놓으면 위기 상황 같은 결정적인 순간에 도움을 받는다. 역사가 이를 가르쳐 주고 있다.
--- 「3장 관계력-타인과 공감하며 소통하는 능력」 중에서
감성지능이 있는 사람은 사회적 상호작용이 뛰어난 사람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도 잘하고, 공감도 잘한다. 이런 사람이 인생에서 성공한다. 하버드대학의 교육심리학과 교수인 하워드 가드너는 사람의 잠재 능력을 지능지수(IQ: Intelligence Quotient)로 평가하던 과거와는 달리, 숫자가 아니라 ‘영역’으로 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차르트는 음악, 피카소는 그림, 아인슈타인은 논리와 수학, 셰익스피어는 언어 능력이 발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에 따르면, 모든 인간은 8가지 지능을 타고나고, 그 지능들이 서로 소통하고 결합하여 각 개인은 고유한 능력을 지니게 된다고 한다. 그 가운데 하나가 대인관계 지능으로 다른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행동을 해석하는 능력이다. 대인관계지능은 대니얼 골먼이 말하는 감성지능과 뜻이 같다.
우리는 지능지수가 높아 학창 시절에는 공부를 꽤 잘했지만, 사회에 나와서는 실패한 삶을 사는 사람을 흔히 볼 수 있다. 높은 지능지수가 부유함, 명성, 삶의 행복을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똑같은 지능을 지녔어도 인생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계속해서 번창하는 사람도 있다. 감성 능력의 숙련된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가 지닌 능력을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 결정하는 것은 바로 감성 능력이다.
--- 「3장 관계력-타인과 공감하며 소통하는 능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