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만성형 사람들은 자신에게 꼭 맞는 자리 또는 기회를 찾는다. 일부는 운 좋게, 일부는 발견을 통해, 일부는 상황의 변화가 재능을 발휘할 수단을 만들어주면서 그렇게 된다. 그들은 방향, 초점, 도전, 자원, 지지, 기회를 얻는다. 이때가 그들이 첫 번째 단계에서 획득한 역량과 대비를 활용하는 때다. 우리는 운에 대비하는 일의 중요성을 계속해서 보게 될 것이다. 정말로 기회는 준비된 자를 선호한다. 이 두 번째 단계에서는 대개 상당히 일관된 세 가지 조건, 즉 적절한 사람, 적절한 장소, 적절한 시기가 따른다. 대기만성형 사람들이 어떻게 길고 구불구불한 길을 떠나 그렇게 많은 것을 성취하는 곳에 도달하는지, 어떻게 탐색에서 활용으로 전환하는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네트워크, 그들이 생활하고 일하는 문화, 그들의 개인적인 변화의 순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 pp.14-15
남편에게 뚱뚱하다고 핀잔을 받던 아내 캐서린에서 CEO 그레이엄이 되기까지의 여정은 길었다. 캐서린 그레이엄은 사람들이 예상치 못한 새로운 상황에서도 놀라운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된 모든 아이디어가 앞으로도 더 자세히 연구될 것이다. 모든 것은 캐서린 그레이엄이 자신의 목적지로 곧장 가는 길을 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귀결된다. 서로 상관없어 보이지만 다양한 경험을 통해 CEO 그레이엄이 될 수 있었다. 그녀의 인생 전체가 그 자리에 오르기 위한 밑거름이 된 셈이다. 한마디로, 그녀는 CEO 그레이엄이 되기 전까지 비효율적인 준비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그것은 정상으로 가는 더 직접적인 경로를 택하는 것보다 더 효과가 있었을지도 모른다.
--- p.50
대기만성형인 사람들은 성공을 미리 계획하지 않는다. 그들 중 대부분은 무엇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도 잘 모른다. 이들은 아이디어를 계속 바꿔가며 효과적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시도를 반복한다.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30대 중반에 인생에서 하고 싶은 일을 발견하고, 마흔다섯에 첫 번째 성공적인 사업을 시작하고, 50대에 직업을 바꾸고, 퇴직 후 마침내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시간과 자원과 용기를 얻는 것은 시간 낭비와 기회의 손실처럼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불확실하고 비효율적인 경로야말로 대기만성형 사람들에게는 다른 어디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큰 자산이 된다.
--- p.51
중요한 점은 다가오는 행운을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행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레이 크록은 미국에서 태어났다는 특권 외에 남들과 다른 엄청난 특권을 가진 인물은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 행운을 쟁취했다. 왜냐하면 그는 그 행운을 누릴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크록은 평범한 일을 하는 것처럼 보여도 언젠가는 맥도날드 기업이 세계적으로 성공할 수 있도록 기본적인 기술을 연마하고 끊임없이 다듬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캐서린 그레이엄도 마찬가지로 준비 과정을 보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일에 집중했다. 그다음 작업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그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자세로 행운을 준비했다. 비효율적인 준비 과정이란, 최종 목표를 미리부터 계획한다기보다는 미래에 다가올 기회를 준비한다는 의미에 더 가깝다.
--- p.109
새뮤얼 존슨은 자기 의지로 런던에 갔고 그곳에서 천천히 변화했다. 프리랜서 작가의 삶은 그에게 상업 활동의 필요성을 가르쳐 주었고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독자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법을 익히게 했다. 그는 옥스퍼드의 보금자리를 떠나 낯선 환경에 적응하며 자기 계발에 힘썼다. 당신이 어떤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지, 어떤 환경에 처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 그로부터 당신의 영향력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당신이 일이나 생활 방식을 바꾸고 싶다면, 당신의 주변 인물부터 바꿔야 한다. 괴테는 ‘당신이 가장 많은 시간을 누구와 보내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누구인지 말해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 영향력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주변 사람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방식과 주변 문화가 개인의 발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이다. 이 두 가지 형태의 영향력에서 우리가 발견한 것들이 결국 우리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다.
--- pp.207-208
철학자 L. A. 폴은 이를 ‘뱀파이어 문제’라고 부르며, 뱀파이어로 변신하는 사고 실험으로 설명했다. 당신이 원한다면 뱀파이어가 될 수 있다고 상상해보자. 불멸의 존재이자 화려한 밤을 지배하는 군주가 되는 것이다. 우아하면서도 동시에 유혹적인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엄청난 힘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생명의 피를 마셔야 하고 햇빛을 피해야 한다. 당신은 절대 죽지 않으며 영원히 살게 된다. 뱀파이어가 되기로 결정하기 위해 당신이 무엇을 알아야 하는지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진짜 뱀파이어가 되기 전까지는 그것의 실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인간의 관점에서 피를 마시는 행위는 사악하게 들린다. 하지만 뱀파이어 입장에서는 피가 맛있는 음료일 것이다. 인생에서 수많은 선택권이 있지만 겪어 보기 전에는 그 선택에 대해 판단할 수 없다. 그것이 바로 뱀파이어 문제가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다. 폴은 ‘우리가 직접 경험을 하기 전까지는 그 경험이 우리에게 무엇을 제공할지 미리 알 수 없으며, 따라서 경험 말고는 다른 출처로부터 정보를 얻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새로운 삶이 어떨지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삶을 일단 살아보는 것이다.
--- pp.224-225
신경학자 조지 바조키스는 뇌 구조의 변화를 연구하며, 특히 신경을 둘러싸는 물질인 미엘린에 주목했다.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전두엽과 측두엽에 더 많은 미엘린을 획득하는데, 50세쯤에 최고조에 이른다. 이 전두엽과 후두엽은 기억, 의사 결정, 언어 처리와 감정 기능을 담당하는 곳으로 이곳의 확장은 깊이 있고 종합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바조키스는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중년이 되면 뇌에 있는 모든 정보를 일상에서 매 순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된다. 생물학적으로 그것이 지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정보의 활용은 매우 중요하다. 퍼즐의 마지막 조각을 맞추거나 정보와 아이디어 사이의 연결을 확인하는 순간처럼 통찰의 순간은 마음속의 서로 다른 정보 조각들이 연결될 때 다양한 방법으로 생겨난다.
--- p.254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1909년에 가족들을 떠났을 때와 대공황 시기 등 두 번의 위기 지점에 도달했을 때 이를 변화의 순간으로 바꾸었다. 그는 두 번째 성공을 위해 자신을 쇄신한 특별한 종류의 대기만성형 사례다. 그는 위기의 순간을 벗어나 더 창의적인 건축가로 다시 나타남으로써 중년의 위기가 지닌 이점을 우리에게 증명해주고 있다. 잠재적으로 대기만성형인 사람들을 찾아볼 때는 단지 성공하지 못한 사람들만 생각해선 안 된다. 아직 해내지 못했지만 무언가 해낼 사람들뿐만 아니라 흥미로운 무언가를 이미 해냈고 다시 해낼 수 있는 사람들까지 찾아봐야 한다. 중년의 위기는 수십 년 동안 중년에 대한 고정 관념이었다. 위기에 갇혀 있는 많은 사람들은 대기만성형이 되지 못할 것이다.
--- pp.317-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