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지나도 변함없는 탁월함을 지닌 작품.’ ‘고전’의 주요 사전적 정의 중 하나다. 실화non-fiction나 소설 부문에서는 ‘베스트셀러’와 ‘고전’은 엄연히 다른 의미다. 베스트셀러 대부분은 수명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특히 그 인기가 주로 ‘과대광고’라고 불리는 교묘한 홍보 덕분일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러한 베스트셀러는 짧게는 몇 달, 길게는 몇 년 만에 독자층을 잃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처음 출간된 지 수십 년 또는 수백 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인기 있고 널리 읽히는 책들이 있다. 이런 책들은 고전이 된다. 그렇다면 고전의 특징은 무엇일까?
모든 책은 저자가 살았던 시대와 문화적 환경을 어느 정도 반영하지만, 고전은 역사적 시간과 문화적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의 조건에 대해 심오한 통찰력을 품고 있다. 이러한 책은 세대를 거쳐 독자들의 삶에 가치와 깊이를 더한다. 특히 소설 작품이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지만, 위대한 문학 작품보다도 독자에게 더 큰 변화의 파급력을 미치는 ‘영적 고전spiritual classics’에는 더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영적 고전에는 개념적으로 정의하거나 이해하기 힘든 내재적 힘이 깃들여 있다. 책을 읽는 이의 내면에서 몽글몽글 변화가 피어오르기 때문이다. 내면의 무언가가 책에 적힌 단어들이 의미하는 진리를 인식하고 그에 반응하며 그것에서 힘을 얻는다. 이렇게 독서 행위는 영적인 경험이 되고, 의식에 미묘한 변화를 일으킨다.
독자의 내면에 이렇게 변화의 파급력을 주는 영적 도서는 드문 편이다. 따라서 파급력을 전달하는 데 성공한 영적 도서도 어느새 고전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마음속의 마법》은 귀하디귀한 책이다. 아무 페이지나 무작위로 펼쳐서 읽기 시작해도 좋다. 내려놓고 싶지 않을 것이다. 모든 영적 고전처럼, 이 책은 읽고 또 읽을 만한 가치를 지닌다. 오래전 몇 번 읽어도 매번 신선하고 새로운 감동을 주기 때문이다. 외부 환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오로지 자기 생각으로만 글을 쓰는 저자는 없다. 그리고 영적 지도자는 예외 없이 자신의 문화적·시대적 배경에 부합하고 이를 반영하는 용어를 사용한다.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이나 어니스트 홈즈(Earnest Holmes)와 같은 미국적 영성의 위대한 스승처럼 이 책의 저자 율 스탠리 앤더슨도 뚜렷한 파급력을 보여준다. 그가 ‘크리스천 사이언스(Christian Science)의 창립자 메리 베이커 에디Mary Baker Eddy(1821?1910)의 저술을 연구한 흔적도 보인다.
그러나 이 책에 담긴 힘은 이차적인 출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저자 자신의 영적 깨달음과 통찰력에서 비롯되었다. 그는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자아를 ‘비밀 자아Secret Self’라고 칭한다. 이 용어는 일반적인 자아의식의 ‘표면적 나surface I’와는 대조적으로 ? 내가 종종 사용하는 용어이기도 한 ? ‘심층적 나Deep I’와 비슷한 개념이다. 앤더슨의 말을 빌리자면, “비밀 자아와 내가 같아질 때, 힘의 씨앗을 뿌릴 수 있다.”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은 다양하다. 우선, 생각하고 상상하는 것을 현실로 만드는 기술을 통해 창의적으로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 있다. 또한 순수한 의식 ? ‘모든 사람과 만물 안에 존재하는 살아 움직이는 상태’ ? 의 형태로 자신의 본질적인 정체성을 실현하는 방식이 있다. 이 두 가지에서 균형을 찾기가 쉽지 않은데, 이 책을 집중해서 읽다 보면, 그 균형점이 보이게 될 것이다. 나는 이를 ‘존재Being’와 ‘행동Doing’ 사이의 균형, 또는 인간 존재의 수직적 차원과 수평적 차원 사이의 균형이라고 부른다.
이 책은 1961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초창기에는 꽤 많은 독자에게 읽힌 것 같지만, 그 후로는 이상하게도 소위 신사고(New Thought) 철학에 특별한 관심을 가진 비교적 소수의 사람 사이에서만 읽히는 비주류 도서로 명맥을 이어오며 거의 잊혀가는 듯했다. 내가 이 책을
발견한 것은 1977년 런던의 왓킨스 서점 지하에서였다. 당시 나는 이 책의 중고 본을 우연히 발견하고 그 가치를 바로 알아봤다. 나는 궁금했다. 이 책이 지닌 파급력이 어마어마한데도, 왜 널리 읽히는 ‘영적 고전’의 지위를 얻지 못했을까?
책이 유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지지 않아 초기 판매량이 예상보다 낮으면 ? 아마도 이 책의 경우처럼 ? 출판사가 조기 절판시키기 때문이다. 우연히 틈새를 통과하여 살아남는 책도 있지만, 거의 드물다. 그렇지만 뒤늦게 유명한 고전이 된 이 책이 세대를 막론한 독자들의 삶을 변화시킬 잠재력을 발하고 있다는 점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 책의 저자 율 스탠리 앤더슨의 생애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많지 않다. 그는 1917년 오리건 주에서 태어나 1986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생애 동안 세 번의 전성기를 맞이한 듯하다. 스탠퍼드 대학교 재학 시절, 그는 1939년 풋볼팀의 주장으로 활동하다가 이후 미식축구 프로리그NFL에서 프로 축구 선수로 명성을 얻었다. 그것이 그의 첫 번째 전성기였다. 그 후 그는 성공적인 사업가가 되었다. 그러던 중 영성에 심취하게 되었고, 그의 관심은 의식을 깊은 내면으로부터 일깨우는 ‘의식의 각성’으로 이어졌다. 그리하여 그는 생애 세 번째이자 마지막 전성기에서 영적 지도자이자 작가로 활동했던 듯하다. 그는《세 가지 마법의 단어》라는 주목할 만한 또 한 권의 강력한 책을 저술했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시대에 맞게 이 책의 접근성과 관련성을 높이기 위해 어느 정도 편집 작업을 거쳤다. 예를 들어, 이 책이 쓰인 당시의 관습에 따라 저자는 모든 인간을 지칭하기 위해 ‘남자(man 혹은 men)’ 및 대명사 ‘그(he)’를 사용했다. 대부분의 현대 독자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호칭이기에 성 중립성, 포용성 및 접근성 향상을 고려하여 편집되었다. 이 보석 같은 책을 우리에게 남겨준 앤더슨에게 고개 숙여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이 시급한 이들에게 이 책이 인류 의식을 일깨우길 바란다.
- 에크하르트 톨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