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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흐가 바라본 세상

: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던 반 고흐의 아포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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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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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24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552g | 148*210*22mm
ISBN13 9791171740109
ISBN10 11717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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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회복된 뒤 학문적 가르침에 대한 반감이 있었음에도 빈센트는 앤트워프의 미술 아카데미 상급 과정 입학시험을 치르고 1886년 1월 회화 및 드로잉과에 입학했다. 그는 과로와 잘못된 식습관, 과도한 흡연으로 병에 걸리면서 쇠약해졌다. 1886년 1월 18일, 앤트워프 아카데미의 석고 모형을 그리는 수업에 참석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얼마 되지 않아 그의 파격적인 그림 스타일 때문에 아카데미의 원장이자 페인팅 수업의 교수였던 샤를 베를랏과 마찰을 일으켰다. 드로잉 강사인 프란츠 빈크(Franz Vinck)와도 충돌했다. 그러던 중에 유젠 시베르트(Eugene Siberdt)가 제공한 석고 모형을 이용한 드로잉 수업을 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림에 윤곽선을 표현하고 선에 집중해야 한다는 시베르트의 요구 사항을 빈센트가 따르지 않음으로써 두 사람은 갈등을 겪게 되었다.

1888년 2월, 파리 생활에 지친 빈센트는 파리를 떠나기로 했다. 그가 파리에 머문 2년 동안 그린 작품은 200여 점 이상이었다. 출발하기에 앞서 그는 테오와 함께 조르주 쇠라의 스튜디오로 찾아가 작별 인사를 나누었다. 그것이 쇠라에 대한 최초의 방문이자 마지막 방문이었다.

1888년 고갱이 프랑스 남부의 작은 도시인 아를을 방문하기로 하자 빈센트는 그와 우정을 나누고 미술가 공동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나누기를 바랐다. 그는 일주일 동안 네 가지 버전의 해바라기 그림을 그리며 고갱의 방문을 준비했다. 그는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고갱과 함께 우리만의 스튜디오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하고 해바라기꽃으로만 스튜디오를 장식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반 고흐가 귀를 자른 정확한 이유는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15년 뒤에 고갱은 사건 전날 밤 빈센트가 여러 차례 위협적인 행동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테오가 고갱에게 빚을 졌다는 의혹, 그리고 반 고흐 형제가 그를 금전적으로 이용하고 있다는 의심이 두 사람 간의 우정에 금이 가게 했다는 것이었다. 어쩌면 빈센트는 고갱이 그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것을 진작 눈치챘을 수도 있다.
고갱은 며칠 동안 폭우가 내려 옐로우 하우스에 갇혔다가 날씨가 개자 산책을 나갔고, 이때 빈센트가 손에 면도칼을 쥔 채 자신을 따라왔다고 주장했지만 이 이야기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그날 밤 고갱이 옐로우 하우스가 아닌 호텔에 묵었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빈센트는 스스로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을 기억조차 하지 못했는데, 이는 그가 급성 신경쇠약증에 걸렸을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이었다. 의사의 진단은 ‘전반적인 섬망(?妄)을 동반한 급성 조증조(躁症)’이었다. 현지 경찰은 그에게 병원에서 치료받을 것을 지시했다.

1890년 7월 27일, 빈센트 반 고흐는 자신의 가슴을 향해 리볼버 권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총격 사건은 그가 그림을 그리던 밀밭이나 동네 헛간에서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 총알은 갈비뼈에 의해 굴절되어 내부 장기에 뚜렷한 손상을 주지 않고 가슴을 관통한 뒤 척추에서 멈췄던 것 같다. 그는 걸어서 자신을 돌보는 의사가 두 명이나 있는 오베르주 라부 병원에 갈 수 있었다. 그중 한 명인 가셰 박사는 1870년 전쟁 외과의로 복무한 경험이 있어 총상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빈센트는 미술평론가 샤를 블랑(Charles Blanc)의 색채에 관한 논문에 매료되어 보색을 사용하게 되었다. 그는 색이 단순히 사물을 묘사하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 “색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호주 평론가 로버트 휴즈(Robert Hughes)에 따르면, 빈센트는 “인간의 끔찍한 정열을 표현”하고자 했던 작품 〈밤의 카페(The Night Cafe)〉의 화려한 빨강과 초록색에서 볼 수 있듯이, 색이 “심리적, 도덕적 무게”를 지닌다고 인식했다는 것이었다. 노란색은 감정적 진실을 상징하기 때문에 그에게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 그는 노란색을 햇빛, 생명, 신의 상징으로 사용했다.

빈센트가 사망한 뒤 브뤼셀, 파리, 헤이그, 앤트워프에서 추모 전시회가 열렸다. 그의 작품은 Les XX에 전시된 바 있는 6점을 포함하여 여러 중요한 전시회에 소개되었다. 1891년에는 브뤼셀에서 회고전이 열렸다. 1892년, 평론가이자 극작가인 옥타브 미르보(Octave Mirbeau)는 이렇게 썼다. “그의 자살은, 비록 그 숭고한 장례식에 많은 추모객이 모이진 않았지만, 미술계엔 무한대로 슬픈 손실이다. 살아 있을 때 주목받지 못하고 방치되었던 빈센트 반 고흐의 죽음은 천재의 아름다운 불꽃 같은 열정이 소멸됨을 의미한다”고 안타까워했다.
--- 「제1부. 반 고흐의 생애와 작품 세계」 중에서

전화도 인터넷도 없던 1800년대 후반기를 살았던 빈센트 반 고흐는 약 900여 통의 서신을 보냈는데, 그중에 650~800여 통은 동생인 테오에게 보낸 것이었다. 반면에 그가 받은 편지는 80~250여 통이라고 한다. 물론 그 편지도 대부분은 동생이 보낸 것이었고, 그와 간혹이나마 편지를 주고받은 그 밖의 인물은 몇 명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편지 중 현재까지 남아 있는 것은 약 650여 통 정도라고 한다.

결국 희망을 품을 수 있을 거야.
현재로서는 상황이 매우 좋지 않고, 상당한 기간 동안 그래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그럴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뒤에 모든 것이 좋아질 가능성도 있다.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기대하지 않았고 절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만약 상황이 좋아진다면 그것을 행운으로 여기면서 “드디어! 결국 희망이 있었어”라고 외치게 될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우리가 사랑했던 모든 사람에 대한 기억은 남아 있다가 인생의 저녁에 우리에게 돌아온다. 그들은 죽은 것이 아니라 잠을 자고 있으니, 그들의 보물을 소중히 간직하는 것이 좋다.

어떻게 해야 쓸모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게으름뱅이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천성적으로 태만하고 성격이 우유부단해서 게으름을 피우는 사람이 있다. 원한다면 나를 그런 인간으로 생각해도 좋다. 그리고 또 다른 종류의 게으름뱅이가 있다. 자신도 어쩔 수 없는 게으름뱅이로, 내면에는 강한 행동에 대한 열망이 있지만, 손이 묶여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그는 마치 어디에 갇혀 있는 것처럼, 생산적이긴 한데 필요한 것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혹은 파괴적인 상황이 그를 강제로 이런 상태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항상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능적으로 자신이 무언가에 대해 잘한다는 느낌을 갖는다. 나라는 존재에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니다! 나는 내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내가 쓸모 있고 봉사할 수 있는 인간이 될 수 있을까? 내 안에 무언가가 있는데 그게 무엇일까? 그런 인간은 또 다른 게으름뱅이. 원한다면 나를 그런 인간으로 생각해도 좋아.

실수를 하더라도 열정적으로 사는 것이 낫다.
우리가 의롭게 살려고만 노력한다면, 비록 진실된 슬픔과 진정한 실망에 직면한다 해도, 정말로 실수를 저지르고 잘못된 일을 한다 해도, 편협한 마음을 가지고 지나치게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보다는 더 많은 실수를 하더라도 정신적으로 열정적인 것이 확실히 더 낫다.

멀지 않아 나를 강제로 끌고 갈 누군가가 올 것이다.
너의 삶이 너무 쉽다고 아쉬워하지 말라. 내 삶도 어찌 보면 편하기가 마찬가지다. 인생이 꽤 길다고는 하지만 멀지 않아 ‘누군가가 너를 묶어서 네가 가고 싶지 않은 곳으로 데려갈 때가 곧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연을 사랑하면 예술을 이해할 수 있다.
예술을 더 잘 이해하는 올바른 방법은 산책을 많이 하고 지속적으로 자연을 사랑하는 것이다. 화가들은 자연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우리에게 자연을 보는 법을 가르친다.

자연은 속이지 않는다.
사랑과 지성으로 일하다 보면, 자연과 예술에 대한 진실한 사랑만으로도 사람들의 의견에 대항할 수 있는 일종의 갑옷을 입게 된다. 자연은 또한 가혹하고 힘들지만 결코 속이는 법이 없이 당신이 항상 앞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리고 싶다.
난 지금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밤이 낮보다 훨씬 더 풍부한 색감을 표현하는 것 같다. 밤은 아주 강렬한 보라색, 파란색, 초록색의 색조를 띠고 있다. 밤하늘을 주의 깊게 올려다보면, 어떤 별은 레몬색, 어떤 별은 분홍색, 초록색이나 파란색, 어떤 별은 화려한 물망초 색을 띠고 있다. 이 주제에 대해 길게 설명하지 않겠지만, 파란색-검은색 배경에 하얀 점들을 찍는 것만으로는 별이 빛나는 하늘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림을 그릴 수 없다는 생각이 들면 무조건 그리기 시작하라.
텅 빈 캔버스가 화가를 멍청이를 마주하듯이 쳐다본다는 느낌이 들 때는 무조건 캔버스 위에 아무것이라도 그려보는 거다. 화가에게 “넌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고 조롱하는 빈 캔버스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마비된다. 빈 캔버스는 얼빠진 시선으로 화가를 사로잡아 스스로 바보가 되게 한다. 많은 화가들이 빈 캔버스 앞에 서길 두려워하지만, 빈 캔버스는 “넌 안 돼”라는 주문을 단번에 깨버리는 진짜, 열정적인 화가를 두려워한다.

위대한 일은 작은 것들이 모여서 이루어진다.
어부들은 바다가 위험하고 폭풍이 끔찍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러한 위험이 육지에 머물러야 할 충분한 이유는 되지 못한다. 나는 탐구하고, 애를 쓰며, 온 마음을 다해 내 일에 매달려 있다. 위대한 일은 충동에 의해서가 아니라 작은 일들이 모여서 이루어지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전진해야 한다.
난 지금 내가 가고 있는 길을 계속 따라갈 수밖에 없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공부하지 않으며 탐구를 중단한다면, 나에겐 비탄만이 찾아오고 망하게 될 것이다.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하지만 무엇이 나의 최종 목적인가라는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진지한 작업을 통해서 처음의 막연했던 아이디어가 정교화 과정을 거치고, 초기의 찰나적이고 스쳐 가는 생각이 통합되고, 초안이 스케치로, 스케치가 페인팅으로 변하듯, 목적은 점점 더 분명해지면서 서서히 떠오르게 된다.

사랑은 영원하다.
사랑은 영원하다 -그 모습은 변할 수 있지만,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기 전과 후의 차이는 불 켜지기 전의 램프와 이미 켜진 램프의 차이와 같다. 램프는 저기 놓여 있고, 원래부터 좋은 램프였지만 지금 빛을 발산하고 있으니 램프의 진정한 기능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랑은 많은 것들에 대해 사람이 더 차분함을 유지토록 해주고, 그로 인해 일을 더 잘할 수 있게 해준다.

실수를 두려워하면 침체에 빠지고 평범해진다.
활동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면 가끔 잘못을 저지를까 봐 두려워해서는 안 되고, 실수하는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많은 사람들은 좋은 사람이 되려면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으면 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거짓이다. 그렇게 하면 침체와 평범함으로 이어질 뿐이다. 빈 캔버스가 멍청하게 당신을 쳐다보고 있다면 그 위에 무언가를 그려보라.

나의 갈망은 깊은 진실을 표현하는 것이다.
나의 큰 갈망은 매우 잘못된 것들, 일탈, 왜곡, 재구성, 변화를 취하는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사실이 아닌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표면적인 사실보다 더 깊은 진실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언젠가 내 작품도 팔릴 날이 올 것이다.
나는 다른 사람의 ‘지도나 가르침’을 받지 않고 스스로 배웠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내 기술이 다른 사람들과 다른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 작품이 팔리지 않을 이유는 없다. 큰 작품인 〈슬픔(Sorrow)〉, 〈게스트의 노파(The Old Woman of the Geest)〉, 〈노인(Old Man)〉 등도 언젠가는 구매자를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 「제2부. 반 고흐의 아포리즘」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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