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같은 연령이라 할 때, 사춘기 여학생들은 사춘기 남학생들보다 언어능력이 두 배 정도 뛰어납니다. 2년쯤 빨리 성장했다고 보면 됩니다.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도 언어 표현 능력도 그래요. 학급 회의나 동아리 프로젝트에서 여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의견을 내고 설득하고 추진하는 것도 성장 속도의 차이 때문이지요. 또래의 남학생과 여학생이 말다툼을 할 때도 그렇습니다. 여학생이 더 빠르게 논리적으로 말하죠. 반면 남학생들은 좀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이고요. 그러나 새로운 공간을 탐색하고 지각하는 능력은 남학생들이 여학생들보다 빠르게 성장합니다. 새로운 공간에 갔을 때, 더 빠르게 위치를 파악하고, 공간을 구성하는 사물에도 남학생이 더 호기심과 관심이 많습니다(물론 여기에도 개인차는 있어요). 공간에 대한 관심이 많아서 직접 찾아가서 살펴보고 관찰하기를 좋아합니다. 그래서일까요? 10대 청소년 중 남학생들은 종종 산만하다거나 차분하지 못하다는 질책을 받습니다. 사춘기 이후인 중학교 3학년쯤 되면 여학생과 남학생의 언어 이해와 언어 표현 능력을 포함하는 인지능력, 공간에 대한 탐색과 지각 능력 등이 균형을 이루면서 서로 비슷하게 발달합니다. 남녀공학 학교에서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친구들을 3학년에 다시 만나면 의젓해진 모습에 서로 감동합니다. “얘가 그 애 맞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그러다가 고등학생이 되면 성별에 따른 발달 차는 거의 드러나지 않게 됩니다. 이즈음부터는 성별 차이가 아니라 개인별 차이가 나타나요. 각자의 개성에 따라 성장하는 것입니다. 사회적 관계를 맺는 능력이 향상되어 자기중심에서 벗어나 타인의 입장을 배려하는 ‘역지사지’ 능력도 증폭되고요.
--- 「청소년기 뇌발달의 특징」 중에서
어느날 ○○이가 스마트폰 보는 시간을 줄이고 운동을 좀 해서 근육을 키워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몸이 건강하면 힘든 상황이 와도 비교적 잘 견뎌낸다는 이야기를 들었거든요. 특별히 무엇인가를 하기보다는 등하교 시간을 이용하기로 했습니다. 아침에는 버스에 서서 발꿈치를 들었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계속하고, 하교 시에는 두 정거장 전에 내려서 집까지 걷고요. ○○이는 이 결심을 벌써 3주째 지켜나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실을 알게 된 □□이가 이렇게 말했습니다. “야, 그런다고 네가 근육남이 될 거 같냐? 차라리 헬스를 끊어!” 하고요. ○○이는 갑자기 마음이 팍 상해버렸어요. 나는 변화를 위해 일정 기간 꾸준히 계획을 실천하고 있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누구나 자기 관점과 입장에서 남을 평가하니까요. 그들은 내가 어떤 결심으로 노력하는지를 모르는 상황이니 ‘헛된 노력을 한다.’라고 비하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남들은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릅니다. 내가 왜 그런 결심을 했는지, 그 결심의 끝에 어떤 목적이 있는지 알 리가 없습니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일방적으로 나를 규정하고 평가하는 데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요?
--- 「관계를 망치고 싶다면 이렇게 하라」 중에서
연구자들은 이 실험을 통해서 인간의 뇌는 욕을 들었을 때 긴장하면서 감정과 분노의 영역을 활성화하고, 이성의 영역은 활동력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연구에서 보다시피 욕과 함께 다른 말을 들으면, 인간의 뇌에 욕이 가장 강한 인상으로 남아 오래 기억되면서 뇌세포 부위가 강화된다는 것이지요. 함께 들었던 다른 어휘에 대한 기억은 오래 남지 않고 약화되고요. 욕을 많이 하면 결국 문장 이해력과 언어표현 능력이 약화된다는 사실이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입니다. 인간의 뇌 성장과 발달이 언어능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욕을 많이 하면 할수록 생각하는 힘이 약화하여 결국에는 지능이 떨어지게 된다는 연구 결과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욕하는 아이랑 친하게 지내는 학생들은 대체로 자기 친구가 착하다고 변호합니다. “걔 원래 착한 애예요. 욕은 그냥 하는 거고요.” 이런 식으로 말입니다. 그런데 ‘욕하기’에는 이상한 특징이 있어요. 하다 보면 더 자주 하게 되고, 점점 더 센 욕을 하게 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보니 습관적으로 욕이 튀어나와 불필요한 오해를 받기도 하지요. 욕은 분노나 화, 불만, 상대방에 대한 무시나 비하하는 감정을 표현하는 일종의 폭력입니다. 물리적 폭력의 전 단계이지요. 욕을 하면서 명령형으로 말하다가 상대방이 자기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으면 순식간에 폭력적으로 돌변할 수 있어요. 욕을 방치하면 안 되는 이유입니다. 욕을 자주 하는 사람들은 내면에 분노와 불만, 화의 감정을 품은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마음 깊숙한 곳에 이런 부정적인 감정들이 쌓이는 건데요. 평소에 자기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하지 않도록 노력해보면 좋을 겁니다.
--- 「폭력에 대처하는 대화법」 중에서
부모님께서 내가 있는 데서 다른 사람을 칭찬하거나 형제자매를 칭찬하는 것도 별로 기분 좋은 일은 아닙니다. ‘뭐야, 나 들으라는 거야?’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은근히 비교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언짢습니다. 자꾸 비교하지 말라고 한마디하고 싶지만, 그러면 또 속 좁다고 비난받을 수도 있으니 그냥 참습니다. 이런 일이 두세 번 쌓이면 부모님에 대한 불만이 터질 수도 있는데요. 그럴 때 여러 식구가 있는 자리에서 불평을 터뜨리지 말고 “엄마, 이번 주말에 저랑 데이트할까요?” 하면서 조금 더 공식적이고 객관적인 대화를 가져보길 권합니다. 공원을 산책하면서 이야기해도 좋고, 동네 찻집에서 차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아요.
“엄마가 ◇◇이랑 비교해서 많이 섭섭했어요.”
“저에게 요청할 점이 있으면 직접 말씀해주세요.”
“◇◇이랑 비교하지 말아주세요. 저도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답니다.”
“저는 요즘 게임의 스토리에 관심이 많아요. 게임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이나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보태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제가 요즘 그런 분야에 관심이 많아서 그 분야 정보를 파면서 연구하는 중이에요. 하지만 엄마한테는 공부 안 하고 게임만 좋아하는 걸로 보일 수 있겠네요.”
이렇게 솔직하게 말하면 부모님의 마음도 든든합니다. 모르는 사이 많이 컸다고 생각하실 테고요. 불만을 품은 채 상황을 회피하지 않고 이렇게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신의 마음도 단단해집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말은 생각을 전달하기도 하지만, 말을 하면서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게 되고 사고하는 힘도 얻게 되니까요.
--- 「부모님이 비교하는 말을 할 때」 중에서
A는 시험답안지 마킹을 잘못했어요. 한 줄씩 밀리는 바람에 시험을 망쳤습니다. B는 체육 시간에 발목을 삐어서 중요한 캠프에 참가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C는 친구에게 사정하여 귀한 악기를 빌려왔는데 떨어뜨리는 바람에 공연도 못 하고 비용만 물어주게 되었습니다. 누구든 뜻하지 않은 실수로 눈앞이 캄캄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또 어떤 날은 꿈인지 생시인지 헷갈릴 만큼 한꺼번에 불운이 밀려들기도 하죠. ‘지독히 운도 없구나!’라는 생각에 미칠 지경인데, 엄마는 그런 내모습을 보고 한숨만 쉽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배가 고픕니다. 냉장고에서 먹을 것을 꺼내서 먹고 있는데 엄마가 옆에 앉습니다. 민망해서 엄마를 보며 웃었더니, “너 지금 제정신이냐?”고 하면서 혼을 냅니다.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잖아요.” “나도 안다고요.” “그래서 어쩌라고요.”라는 말이 목까지 올라옵니다. 모든 것을 때려치우고 싶은 기분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부모님에게 솔직하게 “저도 지금 많이 힘들어요.” 또는 “좀 쉬고 나서 이야기하면 좋겠어요.”라고 말씀드리세요. “잘해보려고 했는데 걱정을 끼쳤습니다.”라고 말씀드려도 좋고요. 이렇게 말해야 자신도 진정이 되고 부모님도 여러분의 마음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고는 밖으로 나가서 몸을 움직이고 좀 걸어보세요.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방에서 문을 닫고 누워 있는 대신 밖으로 나가서 걷기 시작하면 무너졌던 마음이 회복됩니다. 새로운 에너지가 서서히 깊은 곳에서부터 차오릅니다. 그러면 된 거예요. 힘들어도 시간은 흐르고 삶은 계속됩니다.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고, 아침이 되면 또 하루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 「괜찮다, 다 괜찮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