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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24년 11월 0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304쪽 | 300g | 128*198*16mm |
| ISBN13 | 9788964965238 |
나의 친애하는 악플러
탐 청소년 문학 -36이동
나윤아 저
|
탐
|
2024년 11월 0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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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김주언이 내 삶에 침투해 들어왔던 것처럼 나도 그 애의 삶에 침투할 수는 없을까. 옛날과 같은 그 따뜻하고 당당한 소년을 되찾을 수는 없을까. 당장 내 곁의 소중한 사람에게 힘이 되어 줄 수 없다면,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은 부끄러운 것이 될지도 모른다.
--- pp.145-146
“내 편이라는 말. 그 말이 나는 참 좋았어.”
순간 기억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 그날은 기분이 이상했다. 짝사랑하는 여자애에게 잘 보이려고 도깨비를 이용했던 그간의 마음과는 다른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고, 그게 낯설고 이상해서 꽤 오랫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때 나는 진심으로 도깨비를 도와주고 싶었다. 신이 사람의 영혼에 부여한 그 기묘한 선의. 그런 것이 작용한 순간이었다.
지금 이안은 내게 그런 마음이 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였다. 자기 나름대로 그 선의를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 얼굴의 흉터가 찌릿, 아픈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다리의 흉터였을지도 모른다. 기묘한 선의만큼이나 기묘한 통증이었다. 아프다
고 말하기에는 시원하고, 마냥 시원하다고만 하기에는 아릿한…….
--- p.152
“제일 짜증 나는 건 악플이야.”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마음을 쿵, 내려앉게 했다.
“그게 사람 기분을 얼마나 잡치게 만드는데.”
“너무 마음 쓰지 마. 자격지심에 찌든 사회 부적응자 같은 애들일 텐데 뭐.”
내가 던진 돌에 내가 맞는 듯한 아픔이 싸하게 가슴에 번졌다.
--- pp.157-158
내가 여기저기 악플을 달고 다닌다는 걸 알면 어떻게 되려나. 좋은 친구, 고마운 친구, 너를 도와줬던 착한 소년이 악플러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너는 어떤 얼굴과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까.
--- p.158
빛과 어둠의 스펙트럼 속에서 지금의 김주언은 어디쯤 머물러 있을까. 초등학생 시절의 김주언이 완전한 빛 가운데 있고, 사고 후의 김주언이 어둠의 한가운데 있다면 지금은 과연. 나를 다시 만난 뒤의 김주언은 과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슬쩍 삐져나왔다. 이게 뭐 하는 거람. 하민영의 말이 맞다. 나는 김주언에게 은혜 갚은 까치가 되고 싶거나 아니면 좀 징그럽지만 모성애 같은 게 샘솟는 걸지도 모른다.
--- p.173
사랑스러운 걸 사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볼품없는 걸 사랑하게 된다면 그건 왜일까?
--- p.284
나는 최유안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빛으로 와서 나를 빛으로 끌어내려고 하는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했다. 최유안은 나처럼 되고 싶다고 했으나 나야말로 최유안처럼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알아차리는 순간, 나는 조금 웃을 수 있었다. 내가 웃자 최유안도 마주 웃었다. 모든 것이 환해지는 미소였다.
--- pp.145-146
“내 편이라는 말. 그 말이 나는 참 좋았어.”
순간 기억이 한층 더 선명해졌다. 그날은 기분이 이상했다. 짝사랑하는 여자애에게 잘 보이려고 도깨비를 이용했던 그간의 마음과는 다른 마음이 처음으로 들었고, 그게 낯설고 이상해서 꽤 오랫동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때 나는 진심으로 도깨비를 도와주고 싶었다. 신이 사람의 영혼에 부여한 그 기묘한 선의. 그런 것이 작용한 순간이었다.
지금 이안은 내게 그런 마음이 들고 있다고 말하고 있는 거였다. 자기 나름대로 그 선의를 어떻게든 표현하고 싶은 모양이었다. 그걸 깨달은 순간 얼굴의 흉터가 찌릿, 아픈 것 같았다. 아니, 어쩌면 다리의 흉터였을지도 모른다. 기묘한 선의만큼이나 기묘한 통증이었다. 아프다
고 말하기에는 시원하고, 마냥 시원하다고만 하기에는 아릿한…….
--- p.152
“제일 짜증 나는 건 악플이야.”
바로 다음에 이어지는 말은 마음을 쿵, 내려앉게 했다.
“그게 사람 기분을 얼마나 잡치게 만드는데.”
“너무 마음 쓰지 마. 자격지심에 찌든 사회 부적응자 같은 애들일 텐데 뭐.”
내가 던진 돌에 내가 맞는 듯한 아픔이 싸하게 가슴에 번졌다.
--- pp.157-158
내가 여기저기 악플을 달고 다닌다는 걸 알면 어떻게 되려나. 좋은 친구, 고마운 친구, 너를 도와줬던 착한 소년이 악플러가 되었다는 걸 알게 된다면 너는 어떤 얼굴과 눈빛으로 나를 바라볼까.
--- p.158
빛과 어둠의 스펙트럼 속에서 지금의 김주언은 어디쯤 머물러 있을까. 초등학생 시절의 김주언이 완전한 빛 가운데 있고, 사고 후의 김주언이 어둠의 한가운데 있다면 지금은 과연. 나를 다시 만난 뒤의 김주언은 과연.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다가 갑자기 웃음이 슬쩍 삐져나왔다. 이게 뭐 하는 거람. 하민영의 말이 맞다. 나는 김주언에게 은혜 갚은 까치가 되고 싶거나 아니면 좀 징그럽지만 모성애 같은 게 샘솟는 걸지도 모른다.
--- p.173
사랑스러운 걸 사랑하기는 어렵지 않다. 그러나 볼품없는 걸 사랑하게 된다면 그건 왜일까?
--- p.284
나는 최유안에게 무엇을 말해야 할지 깨달았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내게 빛으로 와서 나를 빛으로 끌어내려고 하는 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 했다. 최유안은 나처럼 되고 싶다고 했으나 나야말로 최유안처럼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알아차리는 순간, 나는 조금 웃을 수 있었다. 내가 웃자 최유안도 마주 웃었다. 모든 것이 환해지는 미소였다.
--- p.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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