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미술사 전공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저서로 《조선시대 삼장탱화 연구》, 논문으로 대한제국 시기의 회화 불교 미술로 보는 조선 왕실 불교 이야기 수운 유덕장의 묵죽화 연구 망국기의 화가와 그림 등이 있다. 현재 간송미술관 연구원으로 있으며 경인교육대, 국민대, 한성대, 용인대, 사디(sadi)에서 우리 그림을 가르치고 있다.
신윤복이 연출한 남녀의 만남에서는 단 한 번이라도 뼈를 드러내는 노골성을 찾을 수 없다. 은근히 드러내고 지그시 건네는 것이 우리의 원래 성정이었다. 그래야 아름다우며 오래 가고 싫증 나지 않는다.
신윤복의 화첩 혜원전신첩의 화폭은 어떤 드라마의 명장면보다도 박진감 넘친다. 이는 동서양 전체를 통틀어서 그러하니 이 그림은 모차르트 오페라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한다. 돈 조반니에서 시골 처녀 체를리나를 유혹하는 난봉꾼 귀족 돈 조반니, 혹은 피가로의 결혼에서 하녀 쉬잔느를 유혹하는 백작 알마비바가 딱 이런 모습이 아닐는지. (118p그림 )
작은 배에 여덟 명이나 올랐지만 배가 좁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완벽한 구성이구나, 하는 감탄이 터진다. 아울러 여덟 명의 자세가 모두 달라 심심하거나 단조롭지 않고 절묘한 어울림까지 있다. 부귀한 선비 세 명은 모두 나이대가 다르다. 뒷짐 진 수염 많은 이가 가장 연장자로 30대인 듯 보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