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란 많은 책을 읽은 사람을 말한다. 사상가나 철학자는 인류의 눈을 뜨게 하고 그 전진을 촉진시키는 자로서 범세계적인 책을 직접 읽은 사람을 말한다......본래 자기의 근본 사상에만 진리와 생명이 깃든다. 왜냐하면 오직 그것만을 우리들은 진정한 의미로 충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독서에서 얻은 남의 사상은 남이 먹다 남긴 음식 찌꺼기나 남이 벗어서 버린 헌 옷에 불과하다. 우리들의 정신 속에 불타고 있는 사상과 책에서 읽은 남의 사상을 비교한다는 것은 마치 봄에 만발한 꽃과, 화석이 되어 버린 태고의 꽃을 비교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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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여 획득한 것은 단지 읽어서 안 것에 비해 100배나 더 가치가 있다. 왜냐하면 이렇게 해야 비로소 구성 부분으로, 또 유기적인 구성 요소로 편입되어, 그 체계와 완전하고 긴밀하게 결합되어 그 근거와 결론이 모두 이해되기 때문이다. -19-
자살은 또한 일종의 실험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이 자연에 대해 질문을 제기하고 회답을 강요하려는 일종의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서툰 실험이다. 왜냐하면 이 실험은 질문을 하고 그 다음 대답을 들을 의식의 동일성마저 파괴해 버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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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량이 아무리 많더라도 정리가 되어있지 않으면 장서의 효용이 의문러우며 수량은 보잘것 없더라도 정리가 잘 된 장서라면 훌륭한 효과를 거두는것과 같이 지식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많이 끌어모아도 스스로 사색해낸 지식이 아니면 가치는 의문스러우며 양으로는 보잘것 없어도 몇번이고 골똘히 사색해 낸 지식이라면 가치는 훨씬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