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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 가문

비트겐슈타인 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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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4년 12월 29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726g | 147*225*30mm
ISBN13 9791186180006
ISBN10 118618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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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알렉산더 워 Alexander Waugh
영국의 작가, 저널리스트, 음반제작자.《메일온선데이Mail on Sunday》,《이브닝스탠다드Evening Standard》에 오페라 평론을 쓰고 있다. 또한 출판인이자 만화가이며 작곡가로 상을 받기도 했다. 주요 일간지와 잡지에 정기적으로 평론을 게재하며 BBC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기획하였다. 저서로는《아버지와 아들Fathers and Sons》, 《신의 전기God:The Biography》, 《시간Time》등이 있다.
역자 : 서민아
학에서 영문학과 경영학을 전공하고, 대학원에서 비교문학을 공부했다. 옮긴 책으로《고릴라 이스마엘》,《치와와 오두막에서》,《나는 재즈광, 히피, 마약중독자 그리고 경계성 인격장애 환자였다》,《희망고문 비즈니스》,《너에게 닿는 거리, 17년》, 《상호의존성이란 무엇인가》, 《그 여자가 우리 엄마야》,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프로즌 파이어 1, 2》, 《히든 페이스》, 《프랑켄슈타인》, 《오만과 편견》, 《이성과 감성》, 《라라의 눈부신 날들》, 《 책 사냥꾼》, 《이브의 사랑 일기》, 《달콤한 잠의 유혹》, 《아르테미스 파울》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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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타프 클림트는 비트겐슈타인 부인의 의뢰를 받아 그레틀의 결혼식 직전에 그녀의 전신 초상화를 그렸으며, 이 초상화에서 그녀의 미묘한 분위기를 포착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레틀은 클림트가 자신의 입을 “정확하지 않게” 표현했다고 비난하면서 완성된 그림을 몹시 못마땅하게 여겼다. 나중에 덜 유명한 화가에게 입을 다시 그리게 했는데, 그랬는데도 그림이 마음에 들지 않자, 그레틀은 그림을 걸지도 않고, 그림을 자랑하며 축하하지도 않은 채 다락에 처박아두었다. 현재 이 그림이 걸려 있는 뮌헨의 노이에 피나코테크 화랑을 방문하는 사람들은 모델이 이 그림을 왜 그리 불만스럽게 여겼는지 직접 알아내는 재미를 느껴볼 수도 있겠다.--- p.39

오른쪽 팔을 잃었지만 직업 피아니스트로서 경력을 이어가려는 파울의 결심은 옴스크 병원에 도착하기 훨씬 이전인 수용소 생활 초기부터 시작되었다. 파울은 성공 아니면 실패가 아니라, 성공 아니면 죽음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와 누이들은 그에게서 자살을 기도하려는 암시가 없는지 불안해하며 러시아에서 온 편지들을 꼼꼼하게 읽었다. 하지만 절망적인 상황이 만들어낸 트라우마는 오히려 본국으로 돌아가 연주 경력을 재개하겠노라는 그의 결심을 어느 때보다 확고하게 다지게 했다.(…) 다섯 손가락으로 연주하는 피아니스트로서 어느 단계에선가는 자신의 미래를 두려워했다 할지라도, 적어도 두려움을 제압할 기회를 기꺼이 반겼을 것이다.--- p.133

우리 오형제는 서로에게 다정한 형제들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누나는 나나 그레틀 누나하고는 대화가 되지만 우리 셋이 다함께 대화하는 건 힘들지. 파울 형과 그레틀 누나가 서로 대화하는 건 더욱 어려운 일이고. 헬레네 누나는 누구하고도 잘 맞지만 헤르미네 누나하고는 절대로 맞지 않고, 나와는 같이 잘 어울려. 우리 모두는 딱딱하고 날카로운 블록처럼 서로 편안하게 맞기 어려운 사이 같아……. 친구들이 우리의 삭막한 분위기를 누그러뜨려줄 때에야 그나마 서로에게 조금 싹싹하게 대하지.--- p.208

1944년 12월 춥고 습한 어느 날, 미국의 폭격기 ‘해방자’는 정해진 임무를 띠고 한때 번영했던 비덴 지역에 폭탄을 투하했다. 폭탄 하나가 비트겐슈타인 궁전의 지붕 위로 떨어졌다. 폭탄이 터지자 건물 뒤편이 완전히 붕괴되어 정원의 높은 지대가 허물어지고 뒤쪽 외벽의 절반이 내려앉았다. 1913년 카를이 죽어가던 호화로운 침실은 산산이 부서졌고, 한때 브람스, 말러, 한슬리크 등이 넋을 잃고 앉아 있던


음악당의 천장은 바닥으로 무너져 내렸으며, 70년 동안 저 아래 대리석 계단까지 햇빛을 비추던 거대한 유리 지붕은 수천 개의 찌그러진 금속과 깨진 유리 파편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귀청이 떨어져나갈 것 같은 폭발음이 지나가자 주변은 온통 먼지로 가득했다. 멀리서 들려오는 사이렌 소리가 타닥타닥 떨어지는 단조로운 빗소리를 방해했다.--- p.441

그날 밤 루트비히의 상태가 크게 악화되었다. 베번 박사가 그에게 이틀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 같다고 말하자, 루트비히는“잘 됐군요!”라고 대답했다. 마지막으로 의식을 잃기 전, 루트비히는 베번 부인에게 속삭이며 이렇게 말했다. “사람들에게 제가 아주 멋진 삶을 살았다고 전해주세요!” 그의 마지막 순간은 ─ 의식불명 상태였다 ─ 옛 제자 네 명과 그들의 요청으로 함께 온 도미니카 수도회 수사가 함께했다. 다음 날(1951년 4월 30일) 루트비히는 가톨릭 장례 의식을 마치고 케임브리지 세인트 자일스 묘지에 묻혔다. 빈에서는 가족이나 친척들 누구도 참석하지 않았다.--- p.448

그레틀은 비트겐슈타인 자매들 가운데 가장 따뜻하고, 가장 유머러스하며, 가장 친절했지만, 동시에 가장 권위적이고, 가장 야심이 많았으며, 가장 속물이었다. 그녀 역시 자신의 이런 특성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억제할 힘이 부족했다. 오지랖을 부려 다른 사람을 짜증나게 하는 습성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친구들과 자손들에게 애정이 깊은 사람으로 기억된 그레틀은 1958년 10월 1일, 그문덴 시립묘지의 남편 옆에 묻혔다.
--- p.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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