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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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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된 대학

: 자본의 꼭두각시가 된 한국 대학 구조조정 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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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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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5년 08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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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15.58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0.8만자, 약 3.3만 단어, A4 약 68쪽?
ISBN13 9788959405633

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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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창인
2009년 중앙대학교에 입학했다. 대학을 기업화하려는 두산그룹과 학교 본부에 맞서다 수차례 징계를 받았고 결국 2014년 5월 자퇴했다. 지금도 전국 대학가에 전염병처럼 퍼지고 있는 대학 구조조정, 대학 기업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한국대학생문화연대 소속 인문학 동아리 쿰과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단체인 평화나비, 2030 정치공동체 청년하다에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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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을 등에 업은 대학은 괴물이었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 난 다섯 차례 징계위원회에 회부되었고, 세 차례 징계 조치를 받았다. 무기정학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내자 그 대신 유기정학 18개월의 처분을 내렸다. 유기정학 기간이 채 끝나기도 전에 구조조정 토론회를 기획했다는 이유로 근신 처분을 받았다. 이러한 징계 이력은 낙인 찍기였다.” --- p.51

“미디어 환경이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사운드로 바뀌었잖아요? 이것이 디지털 시대의 특성이에요. 인문학은 바로 이 텍스트 문화예요. 미디어 환경이 바뀌어서 고전적인 의미에서의 플랫폼이 더 이상 안 먹혀요. 사람들은 주로 이미지나 사운드로 정보 소통을 해요. 하지만 이런 이미지나 사운드 밑에는 항상 텍스트가 깔려 있어요. 쉽게 말하면 우리가 접해서 아는 건 2차 기술 영상이라는 거죠. 방송도 방송 밑에 텍스트가 깔려 있거든요. 근데 이게 보여요, 안 보여요? 안 보여요. 그래서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데, 사실 텍스트 없인 아무것도 만들 수 없어요.” --- p.78~79.

“먼저 사회적 노동력의 재생산이라는 관점에서는 지금의 대학 구조조정은 산업화 시대에 어울릴 만큼 낡았어요. 구조조정을 해도 대학이 경쟁력을 가질 수 없는 이유가, 지금 세계는 상상력 경쟁을 하는데 대학 운영자들은 기술 경쟁을 하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중국하고 우리하고 기술 경쟁을 하는데, 3, 4개월 차가 난다고 해요. 중국은 노동력이 싸니까 똑같은 성능의 제품을 반값에 만들고 있잖아요. 우리도 빨리 상상력 담론으로 가야 하는데, 지금 대학의 구조조정은 상상력은 제쳐두고 그나마 있는 싹도 없애려고 하잖아요. 인문학 없애고 예술 없애고.” --- p.85.

“학생이 좀 덜 지원했다 싶어 학과를 없애는 건 세계 어디에서도 없는 일입니다. 이건 백화점 방식입니다. 매출이 떨어진 가게를 바로 문 닫게 하는 것, 이런 천박함은 정말 독보적이죠. 원래 한국의 사립대학 대부분은 토지를 많이 가진 사람들이 만들었죠. 토지 귀족. 그래서 대학을 설립한 목적 가운데 숨은 목적 하나가 토지 개혁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이었어요. 일종의 땅 사재기입니다. 예를 들어 홍익대, 국민대, 건국대 같은 대학은 말하자면 토지를 많이 가진 부자들이 땅 사재기 방법으로 만든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부터 운영 방식이 기업 마인드로 이루어진 부분이 강했습니다.” --- p.136~137.

“인문학의 역사는 자본주의보다 훨씬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의 인문학은 자본주의가 도입되기 이전의 성리학과도 연결되어 있고, 유럽에서는 르네상스 시대가 있었습니다. 자본주의보다 훨씬 오래돼서 상대적으로 자본주의를 비판할 수 있고 자본주의의 자장을 벗어날 수 있어요. 자본가들은 이런 사람들이 불필요하다고 느끼기도 하고, 잠재적으로 위험하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나치가 불태운 책을 보면 《자본론》도 있었지만 소설도 많았어요. 자본주의 입장에서는 국가나 자본과 무관한 사람들이 위험한 겁니다. 이런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는 자본이나 파쇼나 다를 게 없어요.” --- p.140.

“대학에서 왜 경쟁력을 찾습니까? 대학은 공부하는 곳이에요. 대체 인문학자가 어떻게 경쟁해요? 인문학이라는 것은 대부분 그 사회에서 유효한 지식입니다. 다른 사회에서는 적용이 힘들 수도 있어요. 물론 적용하려면 할 수 있지만 쉽지 않아요. 일차적으로 인문학이 유효한 것은 그 사회예요. 한국의 인문학자가 하버드 인문학자랑 경쟁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에요. 코끼리가 고래랑 경쟁한다, 말이 안 되는 이야기예요.” --- p.144.

“폐과를 결정하는 기준은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취업률, 입학률, 충원율, 교수 연구 실적 등을 합친 결과였다. 문제는 이미 폐과를 결정한 다음에 이 지표를 정했다는 의혹이 있었다는 것이다. 취업률이 높은 2013년의 최근 지표는 의도적으로 빼버렸다. 취업률이 낮은, 이미 지나간 과거인 2009년부터 2011년까지의 3개년 수치를 가지고 폐과를 결정했다. 기준 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폐과 결정을 먼저한 뒤 기준을 정한 것이다.” --- p.150.



“학생들은 인원을 감축하더라도 과만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다행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총장과 이사진은 서로 책임을 미루었다. 총장은 이사진이 타협안을 거절했다고 했지만, 학생들이 찾아간 이사진은 총장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학생들은 절망했다. 마지막으로 학생들은 2015년 신입생을 받는 것은 포기하고 2016년부터 학부가 아닌 학과로 인원을 받는 것을 최종 타협안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거절당했다.” --- p.152.

“홍보실에서 이번 구조조정을 단지 ‘사과 여러 개를 한 바구니에 담을 뿐’이라는 입장을 언론에 밝혔을 때, 학생들은 3일 밤낮을 새우며 모형 사과 여러 개를 만들어 ‘사과 달기’ 캠페인을 벌였다. 바구니 하나에 들어 있는 사과를 학생들이 하나씩 꺼내 나무에 다는 캠페인이었다. 이러한 캠페인 하나하나에 최선을 다하는 학생들의 모습은 지켜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했다. ” --- p.161.

“사립대학은 이념이 있어야 합니다. 대학이 있어야 할 이유를 설립 이념에서 찾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존재할 이유가 없으면 대학이 없어도 되겠죠. 취업률 낮아 퇴출되는 게 아니라, 더 이상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스스로 판단해 문 닫을 용기 있는 대학을 기대하기란 힘들겠죠. 추구할 이념도 없고 있어도 실천할 의지가 없다면 대학은 이윤 추구나 먹고사는 수단으로밖에는 존재하지 않는 거예요. 설립 이념을 포기하고 내세운 이념이 ‘세계적인 대학’이라면 그보다 더 황당할 순 없습니다. 순위 경쟁을 이념으로 삼겠다는 것이니까요.”
--- p.176.

“등록금으로만 대학을 운영하려면 적어도 8,000명 정도 학생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런데 덕성여대는 6,000명 규모다. 현재도 중소 규모의 대학인데 여기서 인원을 매년 감축하라는 것은 대학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계획이었다. 정부의 대학 구조조정 계획은 학령인구 감소라는 요인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별 상황은 고려하지 않은 채 인원을 감축한 대학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경쟁을 시키다 보니 이러한 폐해를 야기한다. 덕성여대는 학생들의 요구를 들어줬다는 이유만으로도 정부의 재정 지원 사업 경쟁에서 밀릴 수 있는 것이다.” --- p.192.

“성균관대나 중앙대의 구조조정 사태는 대학 교육의 근간을 뒤흔드는 충격적인 일이지요. 기업이 아예 대학을 인수해 일종의 자회사처럼 운영하려는 발상으로 취업 잘되는 학과나 전공만 남기겠다는 건데, 이건 교육부의 구조조정 방향과도 일맥상통합니다. 이러한 대학의 기업화, 민영화 추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재벌 기업이 지배하는 사립대학은 대학의 수장이 기업의 입맛대로 움직이고 교수들은 기업의 사원처럼 성과에 목을 매겠죠. 취업 사관생도인 학생들은 오직 취업을 위한 학점과 스펙 경쟁에 바빠요. 든든한 후원의 대가로 상아탑의 영혼은 빼앗긴 신세가 됐습니다.”
--- p.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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