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은 신라 천년의 도시 경주에 있다. 그리고 경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는 세계가 인정하는 고대 도시 중의 하나이다. 물론 석굴암 또한 경주와는 별개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석굴암이 세계문화유산이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수학적인 관점에서 찾아보자. 석굴암의 건설 기간은 총 40년에 육박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이렇게 긴 시간이 소요된 주된 이유로 돌로 된 반구형 돔 형태의 천장을 들고 있다. 다음 사진과 같이 원기둥 위에 반구를 올려놓는 식으로 무거운 돌을 천장에 고정시켰으니 건축하기가 어디 쉬웠겠는가? 그렇다고 석굴암이 이와 같은 고도의 건축 기술만으로 세계적 문화유산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건축 기술뿐만 아니라 석굴암의 반구형 천장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수학적인 비밀도 함께 숨겨져 있다. 석굴암은 돔을 이룬 반구 반지름의 길이와 불상의 높이의 비가 1 : 를 이룬다고 한다. 즉 불상의 높이가 반구 반지름 길이의 배인 셈이다. 이와 같은 비, 1 : 를 ‘금강비’ 또는 ‘동양의 황금비’라고 한다. 동양의 황금비, 금강비를 이용하여 지은 건축물들은 모두 조화롭고 안정적으로 보인다고 하니 시간 내서 직접 감상해 보도록 하자.
--- 『무리수의 필요성을 석굴암에서 찾을 수 있다고?』중에서
함수는 변화하는 두 양 사이의 관계로부터 태어난다. 그래서 함수에는 그 변화 상태를 관찰하고 측정하는 실험 과정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그렇다면 실험 과정을 거쳐 조사한 것들이라면 모두 수학적인 함수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그렇지는 않다. 『중1이 알아야 할 수학의 절대지식』의 넷째 마당에서 언급한 바 있듯이, 실험 과정을 거쳤더라도 그 변화 상태가 불규칙적이어서 두 양 사이의 관계를 식으로 나타낼 수 없다면 그 함수는 수학에서 다루어지지 않는다. 17세기 이탈리아 천문학자인 갈릴레이(Galileo Galilei)는 자유낙하실험으로 규칙적인 변화를 찾아낸 과학자이다. 그러니까 실험을 통해 변화 과정을 관찰한 최초의 인물이 갈릴레이였던 것이다. 사실 갈릴레이가 함수를 발견했던 것은 아니지만 그가 실험의 중요성을 발견함으로써 함수의 탄생이 앞당겨진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함수의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갈릴레이의 자유낙하실험!
--- 『과학 실험을 할 때도 함수가 필요하다』중에서
‘피타고라스 정리’는 기원전 500년경에 살았던 고대 그리스의 수학자 피타고라스(Pythagoras)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왜 이러한 이름이 붙은 것일까? 피타고라스 본인이 피타고라스 정리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기 때문일까? 그렇지는 않다. 고대인들은 피타고라스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이미 경험적으로 피타고라스 정리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 흔적을 따라가 보자. 미국 컬럼비아 대학교에는 ‘플림톤 322’라는 점토판이 소장되어 있다. 플림톤 322는 바빌로니아의 점토판으로 바빌로니아 수학에 관한 내용을 담은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점토판은 기원전 1800년경에 쓰여진 것으로 여겨지며, 4개의 열과 15개의 행으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가들은 이 점토판을 피타고라스 정리가 나타난 최초의 기록이라 본다. 플림톤322 위에 적혀 있는 상당수의 숫자들이 직각삼각형을 만족시키고 있으며 3 : 4 : 5와 같은 자연수 형태의 직각삼각형의 변의 길이까지 기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를 근거로 우리는 피타고라스가 태어나기 이전부터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적절히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 『피타고라스 정리의 유래』중에서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삼각법과 삼각비는 삼각형에 바탕을 두고 있는 개념이다. 세 각을 측정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삼각법(Trigonometry)’은 삼각형의 변과 각 사이의 관계를 따지는 데서 태어났고, ‘삼각비’는 직각삼각형의 세 변 중 두 변의 길이의 비를 생각해 보는 데서 태어났다. 여기서 우리는 삼각법의 대상은 삼각형이고, 삼각비의 대상은 직각삼각형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직각삼각형은 삼각형에 속하므로 삼각법은 삼각비를 품고 있다 할 수 있겠다. 이러한 삼각법은 처음에는 측량 응용 분야를 위해 사용되었다가 점점 측지학, 항해술, 천문학, 지구물리학 등으로 그 범위를 확장하여 활용되고 있다. 삼각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삼각형에는 세 변의 길이와 세 각의 크기가 있다. 이것을 ‘삼각형의 6요소’라고 한다. 이 같은 6요소 중 적절한 세 변의 길이가 주어지거나, 한 변의 길이와 양 끝 각의 크기가 주어지거나 또는 두 변의 길이와 그 끼인각의 크기가 주어지면 그 삼각형은 하나로 결정된다. 이를 ‘삼각형의 결정조건’이라고 한다. 삼각법은 이 같은 삼각형의 6요소 중 3요소가 주어졌을 때 나머지 3요소를 구하는 것을 일컫는다.
--- 『삼각법은 뭐야?』중에서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Lev Nikolayevich Tolstoy)가 쓴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라는 소설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나온다. “해 뜰 무렵부터 해 질 녘까지 걸어서 그 자리로 다시 돌아온 만큼의 땅을 자네에게 주겠네.” 지주가 가난한 농부 바흠에게 던진 이 같은 말은 요즘처럼 경제적 불황이 심화된 시기에는 누구에게나 솔깃하게 들릴 것이다. 어쨌든 바흠은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다. 하지만 다시 없을 기회라는 생각에 그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진다. 결국 그가 타는 듯한 햇빛 아래 안간힘을 써서 되도록 넓은 땅을 확보하고 출발지로 돌아오니 해 질 녘이 다 되었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무진 애를 쓰고 나니 과도한 노동에 지친 몸이 견뎌주질 않았다. 어처구니없게도 하루 내 걸었던 땅이 자신의 땅이 되려는 순간 바흠은 쓰러져 죽고 만다. 그리고 모든 일이 끝나고 나니 그에게 필요한 땅은 겨우 그가 죽은 뒤 묻히게 될 2에 불과했다.
우리는 이 소설에서 2가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하나는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지나친 것은 미치지 못한 것과 같다는 뜻으로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불러오므로 지나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하나는 르네상스 이후의 근대 철학자 베이컨(Francis Bacon)의 말, “아는 것이 힘이다.”이다. 바흠이 사각형이 아니라 원 모양으로 걸었다면 어쩌면 땅도 얻고 목숨도 건질 수 있었을지 모른다. 같은 넓이라 하더라도 원을 따라 걷는 것이 직사각형을 그리며 걷는 것보다 거리가 짧기 때문이다.
--- 『톨스토이는 알고 있었을까?』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