公孫丑章句(上)
凡九章
모두 9장이다.
[3ㆍ1]
公孫丑ㅣ問曰 夫子ㅣ當路於齊하시면 管仲晏子之功을 可復許乎잇가
공손추公孫丑가 물어 가로되 “부자夫子께서 제齊나라에서 중요한 지위에 계신다면 관중管仲과 안자晏子의 공을 다시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公孫丑는 孟子弟子니 齊人也라 當路는 居要地也라 管仲은 齊大夫니 名은 夷吾니 相桓公하여 ?諸侯라 許는 猶期也라
孟子ㅣ未嘗得政에 丑ㅣ蓋設辭以問也라
공손추公孫丑는 맹자의 제자이니 제齊나라 사람이다. ‘당로當路’는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관중管仲은 제齊나라의 대부大夫이며 이름이 이오夷吾이니, 환공桓公을 도와 제후의 패자覇者가 되게 하였다. ‘허許’는 기약함과 같다.
맹자가 일찍이 정사政事를 얻지 못하자 공손추公孫丑가 대개 가설하여 물은 것이다.
주해
當路(당로) : 정권을 장악하다. ‘당권當權’ㆍ‘당정當政’과 같다.
당唐나라 맹호연孟浩然의 〈유별왕유시留別王維詩〉에 나온다. “當路誰相假, 知音世所稀.” 稀(드물 희)
晏(편안할 안) 覇(으뜸 패)
【備旨】
公孫丑ㅣ問曰 吾夫子ㅣ固有志用世矣러시니 設使今日得居要路하사 而秉齊國之政하시면 如當日管仲晏子之功業을 可復自期許乎잇가하니 蓋戰國之時에 崇尙覇功하여 多尊管晏이라 故로 公孫丑之言이 如此라
공손추가 물어 가로되 “우리 夫子께서 진실로 세상에 등용될 뜻이 있으시니 가령 금일 능히 중요한 지위에 처하여 제나라의 정권을 잡으신다면, 당일 관중管仲ㆍ안자晏子와 같은 공업功業을 다시 스스로 기약할 수 있겠습니까?”
대개 전국시대에 패공?功을 숭상하여 대부분 관중과 안자를 존중하였기 때문에 공손추의 말이 이와 같은 것이다.
주해
用世(용세) : 세상에 쓰임을 당하다. 곧 ‘벼슬에 등용되다’는 뜻이다.
당唐나라 대숙륜戴叔倫의 〈기맹교시寄孟郊詩〉에 나온다. “用世空悲聞道淺, 入山偏喜識僧多.”
孟子曰 子誠齊人也로다 知管仲晏子而已矣온여
맹자 가라사대 “그대는 진실로 제齊나라 사람이로다. 관중管仲과 안자晏子만 알 따름이구나!”
齊人은 但知其國에 有二子而已요 不復知有聖賢之事라
‘제인齊人’은 다만 그 나라에 두 사람만 있다고 알 뿐이요, 다시 성현의 일이 있다는 것은 알지 못한 것이다.
주해
경원보씨慶源輔氏가 말했다. “世衰道微, 聖學不明. 人不知有學問, 則亦不復知有聖賢之事業. 雖有英才美質, 不覺溺於時俗之見聞而已. 此齊人之所以但知其國之有二子也.”(大全註疏)
【備旨】
孟子ㅣ因鄙之曰 齊人之所知者는 管仲晏子也니 誠齊人也로다 亦惟知有管仲晏子而已矣온여 外此而聖賢之學術事功이 高出於管晏之上者를 皆所不知也니 非誠齊人而何오
맹자께서 인하여 그를 비루鄙陋하게 여겨 가라사대 “제나라 사람이 아는 바는 관중과 안자이니 그대는 진실로 제나라 사람이로다. 또한 오직 관중과 안자만 있다고 알 따름이요. 이들 외에도 성현의 학술과 사공事功이 관중과 안자 보다 크게 뛰어난 자가 있다는 것을 모두 알지 못하니, 진실로 제나라 사람이 아니고 어느 나라사람이리오?”
주해
事功(사공) : 사업事業과 공적功績.
《삼국지三國志》 卷26의 〈위서魏書ㆍ견초전牽招傳〉에 나온다. “而漁陽傅容在雁門有名績, 繼招後, 在遼東又有事功云.” 雁(기러기 안) 遼(멀 료)
或이 問乎曾西曰 吾子ㅣ與子路孰賢고
曾西ㅣ?然曰 吾先子之所畏也니라
曰 然則吾子ㅣ與管仲孰賢고
曾西ㅣ?然不悅曰 爾何曾比予於管仲고 管仲은 得君이 如彼其專也며 行乎國政이 如彼其久也로되 功烈이 如彼其卑也하니 爾何曾比予於是오하니라
혹자가 증서曾西에게 물어 가로되 “그대가 자로子路와 더불어 누가 더 어진가?”
증서가 불안해하며 가로되 “우리 선자先子께서 경외하는 분입니다.”
가로되 “그렇다면 그대가 관중과 더불어 누가 더 어진가?”
증서가 노한 기색으로 기뻐하지 아니하고 가로되 “그대는 어찌 곧 나를 관중에게 비교하는가? 관중은 인군人君의 독임獨任을 얻은 것이 저와 같이 전임專任하였으며, 국정을 행하는 것이 저와 같이 오래되었으되 공열功烈이 저와 같이 낮았으니 그내는 어찌 곧 나를 이 사람에게 비교하는가?”
孟子ㅣ引曾西與或人問答如此라 曾西는 曾子之孫이라 ?는 不安貌라 先子는 曾子也라 ?은 怒色也라 曾之言은 則也라 烈은 猶光也라 桓公이 獨任管仲四十餘年하니 是專且久也라 管仲이 不知王道而行?術 故로 言功烈之卑也라
楊氏曰 孔子ㅣ言子路之才曰 千乘之國에 可使治其賦也라하시니 使其見(현)於施爲ㅣ如是而已니 其於九合諸侯하여 一匡天下는 固有所不逮也라 然則曾西ㅣ推尊子路如此 而羞比管仲者는 何哉오 譬之御者컨대 子路則範我馳驅而不獲者也요 管仲之功은 詭遇而獲禽耳라 曾西는 仲尼之徒也라 故로 不道管仲之事라
맹자께서 증서曾西와 혹인或人의 문답을 인용함이 이와 같다. ‘증서曾西’는 증자曾子의 손자다. ‘축蹴’은 불안한 모양이다. ‘선자先子’는 증자曾子이다. ‘불?’은 성난 얼굴이다. ‘증曾’이란 말은 ‘곧’의 뜻이다. ‘열烈’은 빛남과 같다. 환공이 유독 관중에게 40여년의 정사를 맡기니, 이는 오로지 맡기고 또한 오래 맡긴 것이다. 관중이 왕도王道를 알지 못하고 패술?術만을 행하였기 때문에 공열功烈이 낮다고 말한 것이다.
양씨楊氏 가로되 “공자가 자로子路의 재주에 대해 ‘천승千乘의 나라에 그 병사를 다스리게 할 수 있다’라고 하셨으니, 가사 그가 실행에 드러낸 것이 이와 같을 뿐이니 그가 제후들을 규합糾合하여 크게 天下를 바로잡은 것은 진실로 미치지 못할 바가 있다. 그렇다면 증서가 자로를 추존함이 이와 같으면서 관중과 비교하는 것을 부끄러워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가? 이를 말 모는 것에 비유하건대 자로는 자신의 말 모는 것을 법대로 하되 잡지 못한 것이요, 관중의 공은 예법을 속여가면서 짐승을 잡았을 뿐이다. 증서는 공자의 무리였기 때문에 관중의 일을 말하지 않은 것이다.”
주해
所畏(소외) : 경외하는 사람. 곧 학문의 조예를 두고 한 말이다.
蹴然(축연) : 놀라고 불안한 모습. 蹴(살갈 축)
《장자莊子ㆍ덕충부德充符》에 나온다. “子??然改容更貌曰 ‘子無乃稱!’” 이에 대해 成玄英의 疏에 “?然, 驚?貌也.”라고 해석했다. 驚(놀랄 경) ?(부끄러울 참)
功烈(공열) : 공훈功勳과 업적業績.
獨任(독임) : 홀로 신임을 받다. ‘전임專任’과 같다.
한漢나라 추양鄒陽의 〈옥중상서자명獄中上書自明〉에 나온다. “故偏聽成姦, 獨任成亂.”
施爲(시위) : 실행. 행동.
詭遇(궤우) : 예법을 위배하고 수레를 몰아 짐승을 사냥하다. 詭(속일 궤)
《孟子ㆍ등문공?文公》 하편에 나온다. “吾爲之範我馳驅, 終日不獲一. 爲之詭遇, 一朝而獲十.” 이에 대해 趙岐의 注에 “橫而射之, 曰詭遇, 非禮之射, 則能獲十.”라고 했고, 朱熹의 四書集注에 “詭遇, 不正而與禽遇也.”라고 해석했다. 馳(말달릴 치) 驅(말몰 구)
孰(누구 숙) 曾(이에 증) ?(발끈할 불)
【備旨】
獨不聞曾西與或人問答之言乎아 昔者에 或人이 問於曾西曰 吾子ㅣ自視인댄 與子路孰賢고
曾西ㅣ以其擬己太高로 ?然不安曰 子路之才之學은 乃吾先子曾子之所敬畏者也니 豈予之所敢比乎아
或人이 又問曰 子ㅣ旣不敢比子路하니 然則吾子自視인댄 與管仲孰賢고
曾西ㅣ以其擬己太卑로 ?然怒而不悅曰 吾雖不敢比子路나 爾何曾比予於管仲고 管仲이 爲桓公所獨任하여 尊爲仲父하니 其得君이 如彼其專也요 且執齊國之權이 四十餘年이라 其行乎國政이 如彼其久也니 其專且久하여 宜其所成就者ㅣ大矣어늘 顧乃會盟征伐하여 不過假仁假義하여 其功烈이 如彼其卑而無足觀也하니 爾何曾比予於是哉오하니라
홀로 증서曾西와 혹인或人의 문답의 말을 들어보지 못했는가? 옛날 혹인이 증서에게 물어 가로되 “그대가 스스로 보건대 자로子路와 더불어 누가 더 어진가?”
증서가 자신을 너무 높게 비교하기 때문에 놀라고 불안해 하며 가로되 “자로의 재주와 학문은 곧 우리 선자先子이신 증자曾子께서 경외하신 바이니, 어찌 내가 감히 비교하겠습니까?”
혹인이 또 물어 가로되 “그대가 이미 감히 자로에게 비교하지 못하니, 그렇다면 우리 그대가 스스로 보건대 관중과 더불어 누가 더 어진가?”
증서가 자신을 너무 낮게 비교하자 발끈 화를 내며 기뻐하지 않고 가로되 “내가 비록 감히 자로에게 비교하지 못하나 그대가 어찌 이에 나를 관중에게 비교하는가? 관중이 환공에게 홀로 신임을 얻어 중부仲父처럼 존귀하게 되었으니 그가 인군의 신임을 얻은 것이 저와 같이 전임專任하였고, 또한 제나라의 권력을 잡은 지 40여년이니 그가 국정을 행한 것이 저와 같이 오래 되었소. 그가 국정을 전임專任하고 또한 오래되어 마땅히 그가 성취한 바가 클 것인데, 다만 이에 회맹會盟과 정벌征伐만을 일삼고 仁을 빌리고 義를 빌리는데 불과하여 그 공열功烈이 저와 같이 낮고 볼 만한 것이 없거늘 그대는 어찌 곧 나를 이 사람과 비교하는가?”
주해
擬(헤아릴 의) 顧(다만 고)
曰 管仲은 曾西之所不爲也어늘 而子ㅣ爲我願之乎아
(맹자) 가라사대 “관중은 증서曾西도 노하며 기뻐하지 않는 자이거늘 그대는 내가 그와 같이 되기를 바라는가?”
曰은 孟子言也라 願은 望也라
‘왈曰’은 맹자의 말이다. ‘원願’은 바라는 것이다.
주해
不爲(불위) : 노하며 기뻐하지 않다.
“不爲就?然數語上見.”(四書補註備旨)
【備旨】
由曾西與或人問答之言으로 觀之컨대 則管仲之功烈은 乃曾西之所不屑爲者也라 曾西與我同道니 曾西不爲則亦我之所不爲也어늘 而子乃以復許爲我願望之乎아
“증서曾西와 혹인或人이 문답하는 말로 말미암아 살피건대 관중管仲의 공렬功烈은 증서도 달갑게 여기지 않는 바이다. 증서와 나는 道를 함께 하니 증서가 기뻐하지 않는다면 또한 나도 기뻐하지 않는 바이다. 그런데도 그대는 곧 다시 허여하여 내가 그와 같이 되기를 바라는가?”
주해
屑(달갑게여길 설)
曰 管仲은 以其君?하고 晏子는 以其君顯하니 管仲晏子는 猶不足爲與잇가
가로되 “관중管仲은 그 인군人君을 패자가 되게 하였고, 안자晏子는 그 인군을 드러나게 하였으니 관중과 안자는 오히려 기뻐할 만하지 않습니까?”
顯은 顯名也라
‘현顯’은 이름을 드러내는 것이다.
【備旨】
丑이 乃盛稱管晏曰 管仲之在齊也는 相桓公하고 主盟中國하여 以其君稱覇於當時요 晏子之在齊也는 相景公하고 能行古法하여 以其君顯名於天下라 管仲晏子之功이 其大如此어늘 夫子猶以爲不足爲與잇가
공손추가 이에 관중과 안자를 크게 칭송하여 가로되 “관중이 제나라에 있으면서 환공桓公을 돕고 중국의 맹주가 되어 그 인군을 당시에 패자로 일컬어지게 하였습니다. 안자가 제나라에 있으면서 경공景公을 도와 옛 법을 행하여 그 인군을 천하에 이름이 드러나게 하였습니다. 관중과 안자의 공이 이와 같이 크거늘 부자께서는 오히려 기뻐할 만하지 못하다고 여기십니까?”
曰 以齊로 王이 由反手也니라
(맹자) 가라사대 “제나라로써 왕도王道를 행하는 것이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으니라.”
反手는 言易也라
‘반수反手’는 쉽다는 말이다.
주해
‘왕王’은 왕도정치를 일으키는 것이다. ‘유由’는 ‘유猶’와 통한다.
“王是興王. 由猶通.”(四書補註備旨)
【備旨】
孟子曰 在我當要路於齊엔 則以齊로 致王이 由反手之易也니 豈獨以覇以顯已哉아
맹자 가라사대 “내가 제나라에서 중요한 지위에 있게 되면 제나라를 가지고 왕도정치를 일으키는 것이 마치 손바닥을 뒤집는 것처럼 쉬울 것이니, 어찌 다만 패자가 되게 하고 이름을 드러내게 할 뿐이리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