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64 치료 중 환자들은 고통과 신체 변화로 인해 불안, 좌절, 우울 등의 심리적 상태를 겪게 됩니다. 부모나 보호자는 환자의 심리적 상태를 무시하거나 억누르기보다는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환자와 의료진, 부모는 자주 면담을 하여 부정적 심리를 이겨내야 합니다. 또한 치료 중 겪는 고통과 신체 변화가 일시적이며 치료가 끝나면 원래대로 회복될 수 있다고 확신시켜주어야 합니다.
P72 진단 후 부모는 다양한 감정반응을 겪는데, 대개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등을 차례로 겪게 됩니다. 환자의 진단과 치료 과정 중에도 스트레스와 우울, 불안 등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감정반응을 극복하는 데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비슷한 입장에 있는 다른 부모들(보호자 모임) 및 의료진과의 대화입니다. 이러한 감정반응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입니다. 그러나, 이런 감정 상태를 극복하지 못하여 정서적 불안정 상태가 지속된다면 바로 의료진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간혹 주변 사람들이 무심코 던진 말로 크게 상처받는 경우도 있지만, 아이가 암에 걸린 것은 그 누구의 탓도 아닙니다. 또한 아이가 치료를 잘 이겨내려면 무엇보다 부모님의 역할이 절대적입니다.
P78 선생님과 대화를 통해 교육의 연속성을 유지하는 것이야말로 암 치료 후 성공적으로 사회에 복귀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선생님은 친구들에게 환자의 질병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부정확한 정보와 소문을 불식시키고, 결석으로 인한 궁금증과 걱정을 해소시켜 환자가 친구들로부터 소외당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학교에 출석하지 못하더라도 병원-학교 간에는 물론, 학교 친구들과 이메일, SNS, 카드, 전화, 방문 등을 통해 계속 연락하고 지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환자 자신도 학급의 일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선생님이나 친구들과 연락을 지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P95 치료 중인 아이들은 치료가 끝난 아이들에 비해 치료 합병증이 더 심하고, 인지기능이나 학습기능의 문제가 회복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또한 앞에서 언급한 신체적, 심리적 문제와 겹쳐 복합적인 신체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선생님들은 아이가 수업에 의욕이 없고 숙제도 잘 빠뜨리며 준비물도 챙겨 오지 않고 화장실을 들락거려 수업 분위기를 흐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치료 전보다 성적이 많이 떨어진다면 자신감도 떨어집니다. 아이의 상태에 따라 특수교육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대개 병에서 회복되고 시간이 지나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 이러한 상태도 회복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P130 학교 복귀 전에 선생님을 먼저 만나 의료진에게서 받은 치료 정보와 자녀의 이전 학습 정보, 학교 활동 참여 범위에 대한 요청 등을 전달합니다. 장기간 학교를 중단한 환자일수록 복귀 초기에 학교 활동을 어려워합니다. 특히 고학년들은 오후까지 이어지는 장시간의 수업이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과 의논하여 수업 참석 시간을 서서히 늘리고, 초기에는 체육 활동을 제한하는 등 주변 상황과 아이의 상태에 따라 학업 참여 범위를 융통성 있게 결정합니다. (중략) 중고등학교라면 교과 선생님, 학년주임, 체육 선생님 등 여러 선생님들이 모두 학생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담임 선생님께 부탁드려서 관련된 모든 선생님을 함께 만나거나 개별 상담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P134 조사에 따르면 선생님들은 소아청소년암이라는 질병에 대한 지식이 없는 것을 무엇보다 힘들어하며, 이 부분에 대한 준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준비된 선생님’은 자칫 과잉보호나 과잉 서비스로 오히려 학생을 부적절하게 대할 위험도 있습니다. 학교에 복귀한 적이 있는 소아청소년암 경험자와 부모님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학교 선생님의 지나친 배려로 인해 항상 반 친구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가졌다고 합니다. 선생님의 과잉보호나 과잉 서비스는 오히려 소아청소년암 경험자의 정서적, 안정적 측면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생님은 어떤 준비가 필요한지 알고 추후 학교 복귀 시 제공할 적절한 교육 환경을 계획해야 합니다.
학교 복귀 후 학습 활동은 환자들에게 심리적, 신체적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항암 치료 중에 병원학교나 사이버학교에 출석하여 기본적인 학습 활동을 유지하더라도 힘든 항암 치료를 병행하기 때문에 일반 학교에서와 같이 적극적인 학습을 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학교로 복귀하여 정상 수업을 받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부담이 매우 큽니다. 또한 장기간 병원 생활로 근력이 매우 약해져 있어 책상에 하루 종일 앉아있는 것도 신체적으로 매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담당 의료진이 학교 복귀를 결정할 때는 이러한 모든 상황을 고려합니다. 일상적으로 학교 생활을 하기가 힘들겠지만 어느 정도는 견딜 수 있을 것입니다. 완치의 최종 목표는 건강한 사회 생활을 하는 어른이 되는 것이며, 그 첫 단계가 학교로 돌아가 학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초반에 힘들 수 있지만 그러한 스트레스도 적응해 가는 과정입니다. 스트레스를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하여 적응하는 능력을 키워줘야 하며 그 과정에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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