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들은 왜 병원에 안 가려고 하는 걸까? 비뇨기과에 가는 것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수치스러운 것이다. 남자는 성기능이 부실해지면 나이가 들었다는 것을 실감한다. 갑자기 발기가 시원찮거나 깜깜한 터널 속에서 시동이 꺼지면 그저 한숨만 팍팍 쉬고, ‘나이 들어서 그러려니’ 하고 순응하는 듯하지만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정력제에 매달리게 된다. 각종 보신탕에 추어탕, 장어구이에다 복분자 술까지 먹어가며 요강이 깨지기를 바라고, 굼벵이에 까마귀까지 듣도 보도 못한 것들에 팔랑 귀가 되어 두루 섭렵하고, 아내는 아내대로 보약 데워 먹이기에 바쁘다.
내 사전에 ‘배꼽 아래 병원은 없다’고 하지 말고 하루 빨리 의사에게 훌러덩 까고 들이대는 것이 장땡이다. 병원에 가면 빳빳이 세울 수도 있고, 오래 끌게 할 수도 있고, 하고 싶어 어쩔 줄 모르게도 해주고, 시원하게 싸게도 해주며, 완전히 맛이 간 물건은 수술로 개비할 수도 있다. 오래 쓴 물건은 고장 나게 마련이고, 그럴 때마다 바로바로 고쳐 쓰면 된다. 보험이 있는 좋은 나라 백성들은 용기만 내면 되는 것이다.
--- pp.17~18
후각에 대한 민감도는 일반적으로 남성보다 여성이 더 높다. 배란기의 여자는 냄새로 ‘이 남자가 좋은 유전 형질인가 아닌가’를 구별해내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특히 배란기의 초저녁쯤이면 여자의 후각 기능은 최고조에 이르고, 이때 여자의 성욕도 가장 높아진다. 조사에 의하면 여자의 90%는 남자가 향수를 쓰는 게 좋다고 한다. 그만큼 여자들은 좋은 냄새를 풍기는 남자들에게 끌린다는 뜻이다. 남자는 사랑이 눈으로부터 오지만 여자는 코로부터 온다는 얘기다.
--- p.80
바람을 피우더라도 깍듯이 예의는 갖춰야 한다. 절대로 들키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다. 그런데 칠칠맞지 못해서 들킨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리발이 최고다. 확실한 증거를 들이대도 갖은 핑계를 대며 얼굴에 철판 깔고 끝까지 빡빡 우겨야 한다. 바람피우다 배우자에게 발각됐을 경우 남성은 평소보다 더 당당한 태도(32.7%)를 보이는 반면 여성은 절대 아니(38.5%)라고 강하게 부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나마 여자들이 참 잘하는 짓이다. 인정해버리면 새로운 사랑을 드러내게 되고 뒷감당하기가 쉽지 않다. 부부관계를 끝내고 싶지 않다면 피가 나도록 후벼 파지 말아야 한다. 너무 닦달하면 피하고 싶은 마음에 자포자기 심정으로 막 나갈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가 요즘 남편들,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고도 홀로 삭이는 경우가 많다. 아내들 외도가 무서운 건 심각한 후폭풍 때문이다. 외도 사실을 알게 된 후 꽤 많은 남편들은 체념하거나 자책한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사람들은 배우자 불륜을 알아챘을 때, 이혼하겠다는 사람은 남녀 모두 10%대였고, 한 번은 용서한다거나 잘못을 따져 추후의 일을 예방한다고 하니 세상 참 많이 달라진 것 같다.
--- pp.146~147
여성은 나이가 들면 여성호르몬의 양이 줄어들지만 반동적으로 부신피질로부터 남성호르몬의 양이 증가해 성적 욕구가 증가한다. 남성은 고환과 부신피질의 위축으로 남성호르몬이 적어지고 여성호르몬이 많아진다. 결국 남성은 여성화되고 여성은 남성화된다. 그래서 나이 들어 ‘집으로 돌아오는 남자’와 ‘집을 나서는 여자’ 사이엔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섹스를 할 때도 남자가 리드를 당하게 된다. 갑자기 성욕이 동한 늙은 아내가 남편의 배 위에 넓적다리를 슬쩍 걸치고 한 손을 남편의 괴춤에 찔러 넣어 축 늘어진 양물을 주무르면 살짝 커지는 듯하지만 뭘 하기에는 2% 부족하다. 세월은 뱃살과 머리숱에만 내려앉는 것이 아니라 이불 속에도 찾아온 것이다.
--- pp.200~201
수십 년을 살아도 아내의 성감대가 어딘지, 남편은 어떤 곳을 어떻게 애무해줘야 좋아하는지 잘 모르는 부부가 많다. 원하는 성감대를 놔두고 엉뚱한 곳만 헤매고 있다면, “난 자기가 가슴을 애무할 때가 좋아. 난 목덜미가 성감대야. 바로 거기야.”라고 말해줘야 한다. 오럴 섹스를 해달라고 했는데 “냄새 나서 싫어!”라고 한다면 “당신은 얼마나 깨끗하냐!”라고 되받아칠 것이다. 애무가 너무 억세고 거칠어 아파도 자기 딴에는 열심히 하고 있으니 뭐라고 말하기 민망하다. 아내가 “아이 참, 쓰리고 아프잖아.” 하고 원망 섞인 말을 내뱉으면 “에이, 안 하고 말지”라며 돌아누울 것이 뻔해 좋은 척 연기를 하게 된다. 가까스로 열을 올리는데 “여보,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서두르지 말고 몸이 뜨거워질 때까지 기다려줘.”라고 하면 “에이 씨, 여자들은 절차가 왜 그렇게 복잡해” 하며 짜증을 내기도 한다.
--- pp.294~2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