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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의 즐거움

집의 즐거움

: 일본 여성들의 살림 선생님 와타나베 유코의 작은 규칙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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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28쪽 | 306g | 128*188*15mm
ISBN13 9788962609769
ISBN10 8962609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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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사소한 순간을 통해 집의 즐거움을 말하다
도서2팀 박은영 (pey1835@yes24.com)
2016-06-29
당신이 생각하는 집이 즐거울 수 있는 조건은 무엇입니까. 흔히 인터넷 검색어를 통해 자주 등장하는 셀프 인테리어, 내 방 꾸미기 등과 같이 뭔가 거창하고 어쩌면 다소 귀찮을 수도 있는 단어들을 떠올리고 있지는 않은가요. 어쩌면 누군가는 이미 머리 속으로 자신의 방 벽지를 뜯어내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처럼 대개의 사람들은 커다란 변화를 통해서만 무언가를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커다란 변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항상 그만큼의 큰 결심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또 대개의 사람들은 이러한 변화를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하지요. 제가 몇 년간 북유럽 스타일 셀프 리모델링을 검색하며 잠이 드는 것처럼 말입니다. 손가락을 움직일 힘은 있어도 진짜 가구를 만들어볼 열정이나 시간은 없는 사람에게 여기서 말하는 집의 즐거움이란 어쩌면 평생 동안 가져볼 수 없는 허상의 것이라 생각될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와타나베 유코가 말하는 ‘집의 즐거움’이란 그렇게 크지도 대단하지도 않은 것들로 이루어져있습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좀 춥더라도 창문을 열어 상쾌함을 들이고, 가족들 앞으로 온 그날의 우편물은 내용별로 분리하여 바로 버림으로써 탁자와 머릿속을 정리하는 일, 그리고 행주는 더러워진 정도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도록 하얀색의 행주를 사용하는 일 등 우리가 쉽게 할 수 있지만 하지 않고 있는 사소한 삶의 규칙들을 하나씩 짚어주고 있습니다. 사실 우편물을 그날그날 바로 보고 분류하여 버리는 일이 뭐 그리 특별하고 어려운 일일까 하고 저 또한 조심스레 생각해보았지만, 제 방 책상 한 구석에 한 달째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종이들을 바라보자니 절로 답답해지는 마음에 조용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녀는 『집의 즐거움』을 통해 자신의 규칙을 말하면서도 보는 이에게 그것을 반드시 이렇게 해야 한다고 강요하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마치 옆집에 사는 언니처럼 ‘저장용기는 사이즈가 아주 중요해요. 쓰임새가 다양한 것은 작은 것이지만 때로는 평평한 것이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라거나 ‘채소를 한 번 훑어보고 나서 그때의 기분에 따라 눈에 들어오는 것을 집어 듭니다. 눈에 띈 순간 먹고 싶어진 것들입니다. 그냥 주재료가 되는 것을 그날그날 사는 것이 저만의 방식입니다.’ 라고 이야기하면서 그 순간 그녀의 일상, 그 사소한 그녀만의 규칙들로 이루어진 삶을 엿볼 수 있도록 초대할 뿐입니다. 자신이 20년 가까이 사용해온 주전자 이야기를 하며 오래 사용할 수 있는 주방도구의 장점을 말하는 그녀는, 정말로 이러한 사소한 것들이 일상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 수 있는지, 집에서의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누릴 수 있게 하는지를 자신의 삶을 통해 친절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말 사소하게는 집안 곳곳 틈틈이 정리정돈을 하는 일부터 식기를 선택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일본 여성들의 살림 선생님이라 불리는 와타나베 유코의 하루의 시작과 끝을 보여주는 도서, 『집의 즐거움』. 지금 삶의 무언가를 변화시키고 싶지만 누군가가 ‘이렇게 해야 해!’ 라고 하면 반발하고 싶어지는 청개구리 같은 이들, 지금 당장 높이 뛰어오르기엔 벅차지만 한 발짝 떼어보고 싶어 하는 이들이라면 일상의 무료한 순간, 한 번쯤 펼쳐 봐도 괜찮은 책이 아닐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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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초반까지는 집 밖으로 나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길거리며 공원이며 상점들을 돌아다니는 것이 즐겁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제가 살던 집이 그다지 쾌적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30대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 집에 머무는 시간도 꽤 즐거울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그러고는 “편안하고 좋은 집이란 어떤 걸까?”, “내가 쾌적하게 지낼 수 있는 공간은 어떤 곳일까?”,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고민했습니다. 편안하고 즐거운 집의 비밀을 찾기 시작한 것입니다. …… 집에서 지내는 시간 속에서 지금의 나 자신을 돌아볼 여유를 찾게 되었고, 매일의 일을 차분하게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규칙이라고 해서 딱히 엄격한 것까지는 아닙니다. 유연하면서도 제 생활 패턴을 잃지 않는 삶의 다짐과 같은 것들입니다. 여러분도 자신만의 편안하고 즐거운 집을 만들어보세요. --- 「프롤로그」

날씨가 맑은 날에는 좀 춥더라도 창문을 열고 지내려고 합니다. 집 안에 공기가 흐르고 바람이 들어오면 답답함이 사라지고 청정한 기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선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세탁기를 돌립니다. 세탁을 하는 동안에는 거실과 침실을 정리합니다. 지난 밤 잠들기 전에 미처 정리하지 못한 물건이나 탁자 위에 어질러진 물건들은 모두 제자리에 갖다놓습니다. 모든 물건들을 제 위치에 놓은 이 상태를 저는 집안의 ‘제로 상태’라고 부릅니다. 집 안의 모든 것을 정리한 다음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것이죠. 그동안 제 머릿속은 서서히 작업하기 좋은 상태로 바뀝니다. --- 「제로 상태 만들기」

냉장고 안에도 주방 작업대와 마찬가지로 공간을 확보해둡니다. 특히 맛있는 요리를 효율적으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냉장고의 공간이 필수적입니다. 저는 평소에도 냉장고의 한 칸을 비워둡니다. 즉시 요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밑간을 한 고기나 생선 등을 담은 밀폐용기를 잠시 넣어두거나, 나물과 샐러드용 채소 등을 담은 볼을 사용하기 전까지 보관하는 장소인 것이죠. --- 「요리를 위한 작업공간」

전채 요리로 무엇을 만들지 고민될 때 우선 계절에 맞게 준비하면 좋습니다. 지금 맛있는 제철 재료로 계절 음식을 내놓으면, 대접하는 사람에게도 먹는 사람에게도 신선한 느낌을 주니까요. 과일을 전채에 곁들이면 보기에도 화사하고 좋지요. 봄에는 딸기나 라즈베리, 자몽, 가을에는 감이나 등의 과일이 채소나 생선회 등의 어패류와 잘 어울립니다. ---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요리들」

주방을 정리하고 창가에 서서 밖을 내다봅니다. 여름의 저녁 하늘은 여전히 환하지만 차츰 시원함을 느낄 수 있지요. 가을부터 겨울에는 해가 지기 전의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면서 잠시 생각할 시간을 갖습니다. 그러고는 곧장 레시피를 정리하고 다음 날 회의를 준비하곤 합니다. 하루의 일과를 마치면 잠깐 쉬는 시간을 갖기 위해 아무 것도 들지 않은 채 집을 나섭니다. 잠시 바깥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산책하기도 하고, 때로는 조금 멀리 떨어진 가게나 전시회를 찾아가기도 합니다. 그렇게 작업과 작업 사이의 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저녁의 산책」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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