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랑랑별 때때롱

랑랑별 때때롱

[ 양장 ] 개똥이네 책방-01이동
권정생 글 / 정승희 그림 | 보리 | 2008년 04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5 리뷰 43건 | 판매지수 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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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4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00쪽 | 558g | 178*243*20mm
ISBN13 9788984285422
ISBN10 8984285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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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가 없는 동물을 왜 만들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모든 게 다 과학으로 되어있습니다.
거기 살고 있는 나무도 풀도 모든 동물들도 과학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과학은 사람들만의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사람들이 언제부터인가 과학을 잘못알고 과학을 마음대로 어지럽히고 있습니다.
말로는 인류를 위하여라고 하면서 원자탄 같은 전쟁무기를 만들어 수많은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복제 양 돌리가 태어나자 세계가 온통 떠들썩하더니 너도 나도 다투어 복제동물을 만들고 있습니다.
개, 고양이, 송아지, 늑대, 앞으로 또 무슨 동물이 복제되어 태어날까요?
여러분들도 알고 있듯이 복제 동물은 엄마 아빠가 없습니다. 세상에 엄마 아빠가 없는 동물을 왜 만들까요? 태어나면서 고아로 외롭게 자라야 하는 동물들의 마음을 생각해 보세요.
앞으로 사람도 복제하려는 과학자가 생기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잘생겼든 못생겼든 사람은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야 합니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들은 수십억 년 동안 각자가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고 애써서 오늘날과 같은 풍요로운 세상이 된 것입니다. 이것을 갑자기 사람이 마음대로 생명의 질서를 깨뜨린다면 앞으로 큰 재앙이 닥칠 것입니다.
‘랑랑별 때때롱’은 그런 뜻에서 어설프지만 써본 동화입니다. 앞으로 생명공학에 풍부한 지식을 가진 분이 훌륭한 이야기를 써서 과연 사람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 가르쳐 주었으면 합니다.
‘랑랑별 때때롱’ 이야기를 직접 읽어보니 재미있다가 없다가, 어쨌든 그다지 잘 쓴 동화 같지는 않습니다. 죄송합니다.
--- 저자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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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정생 선생님은 많은 사람들이 우러르는 동화 작가입니다. 선생님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꿈과 용기를 주는 작품을 누구보다 많이 썼습니다. 선생님 작품 가운데 《강아지 똥》과 《몽실 언니》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지요.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모두 선생님 작품을 즐겨 읽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얼마 전에 선생님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선생님이 마지막으로 완성한 작품이 《랑랑별 때때롱》이에요. 아픈 몸을 무릅쓰고 온힘을 다 해서 어린이 잡지〈개똥이네 놀이터〉에 연재한 동화입니다. 연재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가슴을 졸였습니다. 선생님은 정말 이 작품이 마지막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꼭 들려주고 싶다는 간절함으로 한 문장 한 문장씩 써내려갔던 거지요. 지금 다시 읽어보니, 쓰는 동안 무척 행복하지 않았을까 여겨집니다.
먼저 제목을 보세요. 랑랑별 때때롱……, 입에서 자꾸 굴리고 싶어집니다. 또랑또랑합니다. 영롱하고 신비로운 기운이 감돕니다. 메롱 하고 숨어버리는 개구쟁이가 연상되기도 해요. 내용은 읽다보면 저절로 머리에 쏙 들어옵니다. 새달이와 마달이 형제가 랑랑별에 사는 때때롱과 매매롱 형제의 초대를 받아 함께 노는 가운데 자연의 참모습을 발견하고 지구별의 아름다운 내일을 기약하는 이야기지요.
때때롱이 그 먼 데서도 새달이 하는 꼴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으니, 랑랑별은 과학 문명이 우리보다 앞선 나라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랑랑별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소박한 시골과 비슷했어요. 이게 웬일일까요? 랑랑별에서 또 한 차례 흥미로운 여행이 이어집니다. 모두 투명한 도깨비옷을 입고 랑랑별의 5백 년 전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거예요. 어쩌면 랑랑별의 과거는 지구 별의 미래일지도 모릅니다. 더 편해질 거라고 생각한 과학 문명의 세계가 얼마나 끔찍한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선생님은 랑랑별의 5백 년 전 세상과 5백 년 뒤 세상을 함께 보여주면서 오늘을 사는 어린이들이 지구 별의 내일을 떠올려보도록 했습니다.
우리 어린이 문학에는 나이가 어린 아이들이 읽기 좋은 유년 동화가 드뭅니다. 그래서 선생님은 짤막한 의인동화도 많이 지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작품처럼 우리 아이들이 나오는 것이면서 마음껏 공상과 환상을 즐길 수 있는 장편 동화는 무척 귀해요. 20세기 한국 어린이문학을 대표하는 권정생 선생님은 이 작품을 써서 21세기 어린이문학으로 이어지는 소중한 다리를 놓았습니다. 선생님이 품고 있던 철학을 다 보여주면서 말입니다.
지금 권정생 선생님은 랑랑별에서 빙긋이 웃음 지으며 우리를 내려다보고 있을 게 분명합니다. 때때롱과 매매롱이 곁에 있겠지요. 튼튼한 몸으로 땀 뻘뻘 흘리며 농사짓다가 대장 할머니와 익살맞게 다투기도 할 거예요. 아, 여기서 왜 눈물이 나는 거지요? 이제 하늘을 쳐다보고 땅을 바라보는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아요. 벌써 이런 마음이 드는군요. 나무야 풀아 흙아, 고맙다. 바람아 햇볕아 물아, 너도 고맙다.
원종찬 (아동 문학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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