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추구하는 건 지금 자신이 불행하다는 증거. 행복을 추구하지도 않고 불행을 회피하지도 않으면 행불행에서 벗어나 그냥 산다. --- p.57
성자들은 죽기 전에 여러 번 죽었다. ‘나’라는 생각이 죽었고, ‘내 것’이라는 생각이 죽었고, 몸에 대한 집착이 죽었고, 에고가 죽었다. ‘나’라는 생각이 죽어 온 천지와 ‘하나’가 되어 삶과 죽음이 소멸되었다. --- p.100
건강하고 싶으나 그렇게 되지 않고,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좀 더 갖고 싶으나 얻지 못하고, 싫은 걸 피하고 싶으나 계속 부딪치고, 따분해서 뭔가를 하려고 하지만 할 게 없으니 고(苦)일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러니 바라지도 회피하지도 않고, 인연에 내맡기고 그냥 존재하는 것, 이것 외에 다른 길은 없지 않은가. --- p.110
죽음은 ‘꿈 없는 잠’, 죽음은 영원한 잠[永眠]. --- p.116
자신을 인연에 다 내맡겨 버린 게 인연 따라 사는 삶이다. 인연에 파묻혀 흘러가는 삶에는 갈등도 두려움도 원망도 걱정도 없다. 자신을 인연에 다 주어 버려 자신이 인연이고 인연이 자신이기 때문이다. 생각에 얽매여 인연 속으로 들어가지 않고 밖에서 서성이면 편하게 살아갈 날은 영영 오지 않는다. --- p.130
중생의 마음은 ‘좋은 것’에 집착하고 ‘싫은 것’에 저항하여 시계추처럼 그 양쪽을 끊임없이 왕복하므로 항상 불안정하다. 집착과 저항의 강도가 크면 클수록 그 왕복 운동의 진폭이 커져 더 큰 불안정에 휘둘린다. 이 불안정이 곧 고(苦)다. 그래서 생존하는 한 고일 수밖에 없다. 성자가 되기까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