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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694g | 152*225*30mm
ISBN13 9788959064120
ISBN10 8959064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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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트인·옵트아웃 방식의 차이에서 나타나는 현상 유지 편향을 가리켜 ‘디폴트 편향(default bias)’이라고 한다. 미리 정해놓았다는 의미에서 ‘기정 편향’으로 번역해 쓰기도 한다. 공공정책과 관련해 이런 문제를 다루는 것을 ‘선택 설계(choice architecture)’라고 하며, 선택 설계를 중심으로 한 사회 개혁 방식을 ‘부드러운 간섭주의(soft paternalism)’ 또는 ‘넛지(nudge)’라고 한다. 이와 관련, 서강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민재형은 “인간의 귀차니즘 행태를 역으로 잘 활용하면 큰 효과를 볼 수도 있다”며 “기업이나 정책 입안자나, 중요한 전략을 구상할 때 떠들썩하게 모여 앉아 구호성 캠페인을 벌이는 것보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심리 행태를 고려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고 말한다. ---「왜 4달러 커피를 마시면서 팁으로 2달러를 내는 사람이 많은가?」중에서

목적 없이 표류하는 삶으로 고통 받던 사람에게 증오의 대상은 그 얼마나 반갑겠는가. 증오가 자신의 공허한 삶에 목적과 의미를 부여해주니 넙죽 엎드려 절이라도 하고 싶지 않을까? 실제로는 증오의 대상에게 온갖 욕설과 악플을 퍼붓는다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증오의 언어를 구사하는 이들은 자신의 악행(惡行)을 느끼지 못한다. 그들에겐 나름의 희망과 더불어 신념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에게서 증오를 빼앗아버리면 우리는 신념 없는 인간을 보게 된다“는 호퍼의 재치 있는 표현은 바로 그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왜 어떤 사람들은 전투적인 정치적 광신도가 되는가?」중에서

왜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표현하지 않는 걸까? 하비는 통상적으로 조직의 구성원들은 자신의 믿음대로 행동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더불어 그로 인한 소외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애빌린 패러독스에 빠진 조직이 보여주는 가장 기본적인 증상으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남을 탓하는 행동’을 꼽았다. 미국 미시간대학 경영학 교수 제임스 웨스트팔(James D. Westphal)은 미국 내 중소 공기업 228개의 이사회를 연구해 애빌린 패러독스의 증거를 찾아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외부에서 온 이사들은 기존 경영 전략이 매우 못마땅했지만 한마디도 하지 않았으며, 자기처럼 다른 속내를 품고 있는 이사들은 별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왜 우리는 가끔 ‘폭탄주 잔치’를 벌이는가?」중에서

자기효능 이론과 방법론은 대학을 넘어서 경영, 스포츠, 카운슬링, 코치, 자기계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대 혁신을 일으켰다. 자기효능감이 높은 사람은 도전을 즐길 뿐만 아니라 실패를 겪어도 자신을 문제 있는 사람으로 격하시키지 않고 한층 더 노력해 제대로 해낼 때까지 몇 번이고 다시 시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고 하니, 어찌 경영·자기계발 전문가들이 이 복음의 메시지를 외면할 수 있었겠는가. 미국 조지워싱턴대학의 경영학 교수로서 ‘자신감의 수호천사’로 불리는 캐시 코먼 프레이(Kathy Korman Frey)는 “여자들이 시간에 대한 통제권을 얻기 위해 연봉 인상, 승진, 탄력적인 근무 환경을 요구하고 협상하지 못하는 중요한 이유가 바로 자기효능감의 부족입니다”라면서, “자기효능감은 여자들이 마지막으로 정복해야 할 영역입니다”라고 주장한다. ---「왜 어떤 네티즌들은 악플에 모든 것을 거는가?」중에서

회복 탄력성을 예찬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회복 탄력성의 계발 가능성에 대한 온도 차이가 있다. 보나노는 회복 탄력성이 인간의 본성에 가깝기 때문에 슬픔을 견뎌내기 위해 인위적 노력을 가하는 것은 오히려 해로울 수 있다고 주장한다. 비탄에 잠긴 사람은 그냥 내버려두는 게 상책이라는 것이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2011년 3월호에 따르면, 미국 육군이 100만 명 이상의 병사와 가족들을 대상으로 회복 탄력성 능력을 향상시키는 ‘사상 최대의 심리학적 실험’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 보나노는 회복 탄력성이 본성이므로 육군의 계획은 도움이 되기는커녕 부작용만 일으킬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물론 그의 주장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왜 어떤 사람들은 슬픔이나 분노를 잘 극복할 수 있는가?」중에서

어떻게 해야 의도적 눈감기를 넘어설 수 있을까? 헤퍼넌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고 말한다. “알지 않겠다고 결정을 내릴 때 우리는 스스로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러나 보겠다고 주장할 때는 우리 스스로에게 희망이 생긴다.……모든 지혜가 그렇듯, 보는 것은 단순한 질문으로 시작된다. 내가 알 수 있고, 알아야 함에도 알지 못하는 것이 무엇인가? 지금 여기서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가?” 의도적 눈감기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그것이 노동력의 분화로 인해 일상적 삶의 한 패턴으로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권리를 행사하는 데엔 매우 적극적이지만 책임은 한사코 피하려 드는 이른바 ‘칸막이 현상’이 심한 한국과 같은 사회에서 의도적 눈감기는 더욱 기승을 부린다. 이런 경우엔 헤퍼넌의 해법은 통하기 어렵다. 강한 의도를 갖고 눈을 감는 사람들에게 질문을 던질 뜻이 있을 리 만무하다. 왕성하게 질문을 던지는 사람들, 즉 공익제보자(내부고발자)들을 보호해주는 법부터 제대로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닐까? ---「왜 한국은 ‘불감사회’가 되었는가?」중에서

미래학자 리처드 왓슨(Richard Watson)은 멀티태스킹에 반발해 슬로푸드(slow food) 운동에서 착안한 ‘싱글 태스킹(single tasking)’이라는 트렌드가 생길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그 어떤 문제가 있더라도 멀티태스킹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멀티태스킹 사기론’은 전문가들의 주장일 뿐, 멀티태스킹을 하는 주체의 입장에서 볼 때에 그것은 꼭 생산적이거나 바람직한 결과를 얻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MIT의 신경과학자 얼 밀러(Earl Miller)는 “멀티태스킹을 잘한다고 말하는 사람은 사실 자신을 속이고 있는 것이다”고 했지만, 그런 자기기만에도 그 사람 나름의 이유가 있다면 어찌할 것인가? 한 미국 학생은 “TV를 켜놓지 않고서는 숙제에 집중할 수가 없다. 침묵은 나를 미치게 만든다”고 말했다는데, 이게 바로 멀티태스킹을 하는 멀티태스커(multitasker)들의 기본 정서가 아닐까? 공백을 견딜 수 없어 발작적으로 하는 행위라면, ‘사기’라는 진단은 번지수를 완전히 잘못 찾은 게 아닐까? ---「왜 멀티태스킹을 ‘사기’라고 하는가?」중에서

“당신 80년대에 뭐했어?”는 꼭 1980년대의 행적에 대해서만 묻는 게 아니다. “너 우리 편에 대해 어떻게 했어?”라는 ‘우리 편 정체성 테스트’를 가리키는 말이다. 근본주의(fundamentalism)의 발호가 세계화 이후에 이루어졌듯이, ‘우리 편 정체성 테스트’를 정치 세력화의 주요 조건으로 삼는 시대착오적인 행태는 오히려 싱귤래리티 시대의 부산물일 수도 있겠다. 기술이 인간을 초월할 수 있다고 하니, 그럴수록 우리는 인간의 원초적인 편 가르기 정서에 더 충실해야 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했을 법하다. “너 우리 편에 대해 어떻게 했어?”라는 구호를 행동 강령으로 삼는 사람들의 행태를 달리 이해할 길이 없어 해본 생각이다.---「왜 “당신 80년대에 뭐했어?”에 매달리면 안 되는가?」중에서

모부신이 ‘기량의 역설’을 통해 던지고자 하는 메시지는 “대성공은 기량과 큰 행운이 결합할 때 거둘 수 있다”와 “운과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터득하라”는 것이다. 기량의 역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이 원리를 우리의 실제 삶에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요즘엔 인물이 없다”는 말이 널리 떠돌고 있다. 그게 마치 진실이라도 되는 양 언론의 정치 해설 기사에 버젓이 등장한다. 과연 인물이 없는 걸까? 오히려 정반대로 쟁쟁한 인물이 많아진데다 한국 사회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되었기 때문에 발군의 인물이 나오기 어렵다고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왜 야구에선 더 이상 ‘4할 타자’가 나오지 않는가?」중에서

이 사건은 우리 시대의 모든 갈등과 투쟁이 점차 ‘사회적 약자들끼리의 혈투’로 대체되고 있다는 걸 말해주는 징후는 아닐까? 최근 인터넷 구직사이트 ‘알바몬’이 추진한 “알바가 갑이다” 시리즈 광고도 알바의 권익 보호를 내세운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었지만, 그 투쟁의 대상이 상당 부분 생존의 벼랑 끝에 몰린 영세 자영업자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을과 을의 전쟁’으로 볼 수 있는 것이었다. ‘알바몬 사태’를 보도한 기사에 달린 다음과 같은 댓글은 우리에게 시사해주는 바가 적지 않다. “없는 사람끼리 상생해도 모자랄 판에 우리끼리 싸우게 만드네요. 밑천 5,000만 원 갖고 사업하는 사람이나, 시급 6,000원 받고 노동하는 사람이나 똑같은 겁니다.” 그들이 똑같진 않을망정, ‘사회적 약자들끼리의 혈투’라는 비극적인 사태가 점점 더 확산되고 있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왜 열정은 어느덧 ‘착취의 언어’가 되었는가?」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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